피 흘리는 사랑 vol.2 [만남]

zmfpf 작성일 06.12.31 17:2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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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얌전한 고양이가 부뚜막 먼저 올라간다고 이 자식, 어느새 이런거 찍었냐? 꽤 예쁜데??”

“그러게... 이게... 언제 찍혔냐...”




아마도 사진을 찍으러 산에 올라가기전 해변가에서 마구 찍어대던 중에 찍혔음에 분명하다.

그런데 참.... 예쁘다. 초당 5장을 찍어내는 이 자랑스런 카메라의 연사기능은 그 예쁘디 예쁜

여신의 모습을 마치 동영상 처럼 잡아내고 있었다.

어깨에 조금 넘는 단발 머리에 크고 맑는 눈망울, 딱 내 스타일 이다.





“야! 그만 정신 팔고 빨랑 뛰어! 늦겠어 이러다가.”

“왜???”

“차 놓치겠다. 어서!”

“차??”

“이번이 막차 시간이야.”

“시간이 몇신데 벌써 막차야??”

“원래 여긴 차 빨리 끊긴다고. 아까 그 버스 한 대 밖에 없어서 그래! 빨리!!”

“어... 어!”





뛰었다. 미친듯이. 버스정류장에 정차하고 있는 버스가 보인다. 뛴다. 정신없이. 미친듯이.

중고교 3년의 생활 그 어떤 체육대회 때 보다도 더 빠른 속도로 뛴다.




퍼어억~~~!

겨울.

눈.

바다.

구덩이.

녹다 만 눈의 시체들이 만든 큰 구덩이가 내 발길을 묶는다. 아주 멋들어 지게 빠져 들어간다.

그 와중에서도 이 비싼 카메라 만은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공중에서 몸을 180도 비트는 서커스

를 보이며 온몸을 바닥에 헤딩한다. 퍽!!!!!






부우우우웅~~~~!!!!

“아저씨!!! 잠깐, 자, 잠깐만요!!!!”

엎어진채 한손으로 애절하게 가는 버스를 불러보지만 무심한 버스는 우릴 뒤로한체 모습을

감춘다.

“미친놈아!!!!!!!! 거기서 자빠지면 어떻게해!!”

“자빠지고 싶어서 자빠졌냐!!”

“어떻할거야!”

............ 침묵

“돈있냐??”


퍽!!!!

“닥쳐. 으휴~~~ 이걸 그냥... 콱 내가 카메라도 눈으로 코팅을 해줄까? 굼떠가지고...”

“그럼 어째! 여기서 밤 샐거야?! 저녁인데 밥이라도 먹고 잠잘데도 찾아야지!”





한겨울. 온몸이 젖어 버린 내 옷들은 바람에 의한 담금질로 인해 얼음 갑옷으로 다시금 태어난

다. 그 얼음 갑옷은 내 살갗 깊숙한 곳 까지 애여 온다.

우와...... 춥다.... 정말. 정말 춥다.



“저거나 먹자.”

대충 해변가 근처에 있는 아무 식당에서 끼니를 때우기 위해서 한형이는 그 물구덩이 속에서

날 꺼낸다. 허기를 채우기 위해서 들어온 이곳. 조개구이집.

역시나 처음이다. 조개구이.

해변가 바로 옆에서 겨울 바람을 맞으며, 온몸이 젓은채로 먹는 조개구이. 술한잔 먹고 싶었지

만 돈이 없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있긴 있었지만 오늘 잘 숙박비에 내일 갈 차비까지 할수

가 없었다.

처음 먹어보는 것이였지만 배가 고파서 였는지, 아니면 원래 음식이 그런건지 맛은 있었다. 하

지만 참... 그 모양새가 아니였다. 옆에서는 한 겨울의 낭만과 정취를 즐기는 연인들과 다정한

가족들 뿐이였다.

빠르게 양 모자란 조개구이 음식을 먹고난후 우리는 급히 몸을 녹이기 위해서 우리는 민박집을

찾아 헤매고 있었다. 한참을 찾아 헤맨 끝에 정류장 근처 맟은편에 민박집 하나가 보였다.

정말 추웠고 얼어 죽을것 같았다. 이제 내 피부 마져 얼음 갑옷이 되는듯 하는 그 기분. 민박집

을 보자 이성을 잃었던 것일까? 무작정 보이는 곳으로 뛰고 또 뛰었다.





끼이~~~익. 풍덩....... 퍽!



여기가 어디였더라.... 눈앞이 희미해 지고 정신이 맹 하다.

아! 여기... 여기 정류장 이였지!!!

영하를 밑도는 날씨에 아까의 웅덩이는 다 얼어 버렸고 얼마나 세게 넘어졌던지 넘어지면서 그

웅덩이를 깨버리면서 물속으로 다이빙 해버린것이다. 다시금 온 입은체한겨울 온몸으로 냉수마

찰 하는 순간이다.



“쯧...쯧...쯧...”



이놈... 이제 날 아주 버러지 보듯 바라본다.



“야 좀 서있지 말고 부축좀 해봐.... 얼어 죽을것 같아...”

꼬라지가 말이 아니다. 정말.

얼어버리다 못해 깨져 버릴것 같다. 아.... 춥다... 진짜.


“일어나봐 좀...”

“맞다! 카메라!!!!”

내동댕이친 카메라. 그순간에 카메라를 던져버린것 같다. 참 돈이 무섭긴 무섭다. 내 몸보다도

카메라를 먼저 던져버리다니.

한형이한테 질질 끌려서 들어선 민박집.

“아줌마 여기 방 하나만요.”

“어... 일로와... 학생들 어쩌다 이렇게 됐어?? 어서 들어가. 여기 마당에서 좀 씻고. 꼴이 왜이

래들 젊은애들이.”

몽롱한 정신으로 들어온 방에서 한형은 내 옷을 벗기기 시작한다.

“야 야!! 정신좀 차려봐 임마! 좀 씻고 자야 될꺼아니야!”




이곳에 샤워시설이 갖추어진 화장실이라곤 없다. 팬티 바람으로 민박집 마당에 질질 끌려나온

나. 차가운 바닷 바람을 맞으며....










등목을 한다.

이 미친놈이 지 몸 아니라고 날 등목을 시킨단 말이다!! 날 죽이려는 셈이다. 이성은 없었지만

감정은 살아있다. 살고 싶다는 욕망이 용솟음 치며 그놈의 팔을 뿌리쳤다.






풍덩....





“크하하하하!!! 병신, 그러니까 좀 가만이 있으랬지 내가.”

놈의 손을 뿌리치면서 균형을 읽었던 난 보기 좋게 떠난 물통속으로 들어갔다.

“하하하!!! 진작 이렇게 할걸 그랬네! 하하!! 한번에 해결되잖아!!”

“닥치고 빨랑 꺼내....”





입술이 파래 지면서 흐렸던 정신은 점점 어두워 진다.

나의 흰 팬티는 적나라게 그 속내를 비치며 점점 얼음 팬티로 변해 간다.



드르륵~~!

“아주머니, 여기 난로가..... 꺄아아악~~!!"

정면... 정확히 내 정면에서 또다른 방의 문이 열린다.








근데.... 저여자.... 어디서 많이 본여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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