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흘리는 사랑 vol.3 [가족인데...]

zmfpf 작성일 07.01.02 19: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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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꺄아아악~!”


쾅!



맞은편의 미닫이 문이 힘차게 닫힌다. 순간 한형과 나는 서로의 얼굴을 보고 같은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저 여자!”

“지금 뭐하는 짓들이야!”


민박집 아주머니께서 헐레벌떡 뛰어오신다. 다 큰 남학생 들이 한놈은 다 젖은 팬티바람으로 마

당 한가운데 서있고 한놈은 그 다 벗은 놈을 닦이고 있는 모습. 아주머니 눈에는 과연 어떻게 보

였을까?



"이거 원, 미친놈들 아니여? 등목하랬지 누가 여기서 목욕을 하래! 어서 들어가!"

"네... 네!"



방문을 열고 들어와서 우리 둘은 정신미 멍해 있었다. 아니, 어쩌면 한형보다 속내를 보여준 내

가 더 어안이 벙벙했을지 모른다.



"그애... 걔 맞지?!"

"아마도... 맞는거 같은데?"

"우릴 뭐라고 생각 할까?"

"우리가 아니라 너 아닐까? 나까지 싸잡아서 묶지 말아줘."

"애초에 너 때문에 그렇게 된거잖아!"

"난 등목 해줄려고 했을 뿐이라고."

"그럼 수온을 보고 하던지. 얼려 죽일일 있냐?"

"내몸도 아닌데 뭐. 씻으면 그만이지. 군대가면 어쩔꺼냐?"


아... 이놈. 한마디도 지지 않는다. 지 몸이 아니라고 그리 가혹히 대할 수 있단 말인가? 갈아 입

을 옷이라곤 없다. 으... 방안에 있는 조그마한 난로에 마르길 기다리는 비참한 나의 천가죽이

하나 더 늘어나는 순간 이였다.




"엣취!...... 으....으.... 추워...."


어김없이 이놈의 감기 바이러스는 날 지나쳐 가는 일이 없다. 더군다나 어제 그렇게 몸을 혹사

시킨 나를 가만히 놔둘리 없다. 이 놈의 바이러스는 내 몸 깊숙이 박혀 온몸에서 감기 증상을 일

으키고 있는 것이다.

한형이 이자식. 어제 그렇게 날 만들어 놓고 아직까지 잘도 쳐잔다. 으... 이놈을 그냥! 이 놈 따

라 해수욕장을 오는게 아니였는데... 가자고 따라온 내가 병신이지 병신...!


"학생들! 아침 먹어야지! 어서나와!"


어? 민박집에서 밥도 주나? 민박이라곤 생전 해본적 없는 우리로선 신기할 뿐이였다.

아... 이놈... 어떻게 하나.



"야, 야!!"



퍽!퍽! 발로 차버린다. 이 이기적인 자식!!



"새꺄! 일어나! 일어나서 밥 쳐먹으래!"


퍽!


퍽퍽!



퍽퍽퍽!! 훅~~!


"으악!~~~ 죽일 셈이야!"

"내 꼴을 보고도 그런 소리가 나오냐?"

"어... 미안... 가자 밥먹으래며..."


내 꼴이 참혹하긴 한가보다. 하긴, 다 벗은 알몸을 가리기 위해 새색시 마냥 이불로 온몸을

가린다. 감기로 인해 파르래진 얼굴과 다터진 입술... 아... 흉하다.

다 말리다 만 축축한 속옷과 옷을 입고 찜찜한 기분으로 방문을 열고 나간다. 거실로 보이는 곳

에 다다르자 민박집 식구들이 다 나와 있는 듯 하다. 근데 생각 보다 그리 많지는 않다. 뭐, 그

리 집이 큰거 같아 보이진 않지만 말이다.

집 주인으로 보이시는 아주머니, 그리고 우리보다는 조금 어려보이는 학생 2명, 그리고 20대

중반 정도로 보이는 청년 한분, 그리고 좀 나이가 지긋하신 어르신 한분. 그리고...........




그녀.


이미 우리가 가기 전에 나머지 분들은 모두 자리를 잡고 앉아 계신다.


"어서 와! 아침 먹어야지."


"아...네.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


힐끗 힐끗 그녀를 바라본다. 글쎄... 그동안 사진으로만 보고 어제는 차마 얼굴 볼 시간조차 제

대로 없었는데 이렇게 실물로 보니 뭐랄까... 물론 예쁘다는 생각도 있지만 그렇게 연예인 처럼

정말 예쁜 얼굴은 아닌 것 같다. 수수한 매력 이랄까...



"않 먹냐? 내가 다 먹는다."


이자식. 내 앞에 놓인 맛있는 반찬을 낼름 헤치운다. 이 하이에나 같은 놈.

그나저나 이 분위기. 뭔가 너무 어색하다. 서로들 아무말 없이 자신들 앞에 놓인 식량을 헤치우

기 급급한 모습들이다.



"저... 참 가족 처럼 보기 좋으시내요. 요새는 가족들도 다 모여서 아침 먹기 힘든데... "



물론 전혀 아니다. 이 어색한 분위기는 모람. 하지만 어떻게서든지 그녀의 환심을 사기위한 나

의 열렬한 노력의 어려운 한마디 이다. 하하하. 내가 생각해도 참 어려운 말, 잘 꺼낸 듯 싶다.


"가족인데..."



밥을 먹던 어린 학생이 한마디 내 뿜는다.

굳어지는 표정. 느껴지는 날카로운 시선. 더욱더 어색해진 분위기. 으아악~~~!

한형이 작게 속삭인다.




"미친놈아, 아주 잘도 씨부린다! 엉! 분위기 파악좀 해라."



그녀. 그럼 그녀도 같은 가족이란 말인가?! 뭐지? 아무말 없이 그저 밥만 먹고 있을 뿐 나에겐

잠시의 시선 조차도 보내주질 않는다.

그녀는 나에대해 뭐라고 생각할까? 어제 사건도 그렇도 방금 한 말도 그렇고.... 뭐라고 반응이

라도 있어야 대처를 할텐데... 참 난감하기 그지없다. 밥이 정말 입으로 넘어가는 건지 코로 넘

어가는 건지 도통 알수가 없다.



"잘먹었습니다."


빠르게 밥을 먹은 그녀는 냉큼 일어나 다시금 자기 방으로 모습을 감춘다. 아... 신비로움 마저

느껴진다.

아침을 먹은후 첫 버스가 오 때까지 기다리는 한 3시간 정도의 시간을 뭘 하면서 보낼 까 생각

하던 나는 무작정 또 다시 카메라를 들고 나선다. 아... 이 심난한 마음을 이 카메라는 조금이라

도 달래 줄수 있을까?





무작정 해변가에서 셔터를 눌러내던 중에 뷰파인더 속 그녀가 들어온다... 그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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