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흘리는 사랑 vol.4 [변태 새끼]

zmfpf 작성일 07.01.05 12: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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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변태 새끼




찰칵!




시원한 카메라의 셔터음이 그녀를 CCD 속에 담아냈음을 나에게 알린다.


찰칵, 찰칵, 찰칵......


해변을 따라 걸어가는 그녀... 불어오는 겨울바람에 붉어진 얼굴... 무언가 서글픔이 서려 있는 얼굴... 그런 그녀의 모습을 한 순간이라도 놓치기 싫었다. 나는 본능 적으로 바구 카메라의 셔터를 눌러대기 시작했다. 그녀가 이동하면 그녀를 따라 걸어가며 이동하고, 그녀가 멀어지면 줌을 땡겨서 한치라도 가까이서 보기위해 애 썼다. 그녀를 따라다니는 내내 뷰 파인더에서 눈을 땔수가 없었다.

빵! 빵! 빵!


“죽을려고 환장했어! 도로 한복판에서 뭐하는 짓이야! 어서 비켜!”


헛! 계속해서 뷰파인더 만을 보고 이동하다 보니 내가 지금 어디쯤 와있었는지 전혀 눈치 채질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예, 죄송합니다....”


얼른 다시 한쪽 길가로 자리를 옮긴후 그녀가 사라질라, 빠르게 카메라를 잡고 뷰파인더로 눈을 옮겼을때! 그녀가 이곳을 보고 있었다. 카메라 속에서 그녀와 나는 서로 정면으로 마주쳐 있는 것이다. 지금 그녀가 날 보고 있다! 아마 그 차소리 때문에 이쪽으로 시선을 돌린것 같았다.
어떻게 해야하지... 어떻게 해야하지... 카메라 각도를 조금 돌려서 다른 곳을 찍는 척 할까? 아니면 그냥 대놓고 다가갈까? 가면 뭐라고 하지? 으아! 순간의 5초가 마치 5년 처럼 느껴지는 이 느낌. 이 쪽을 바라보는 그녀는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어? 어!





다가온다. 점점! 그녀가!



뭐라고 할까.... 뭐라고 하지?


‘안녕하세요? 전 김진형 이라고 하는데 그쪽은?’ 아니야.... 너무 식상하잖아!

‘어제 뵜었죠? 기억 하세요?’ 이건 더 아니잖아! 어젤 기억하면 않되지!



내가 온갖 망상에 빠져 있을 때쯤 그녀는 이미 바로 내 앞에 와 있었다. 또... 정신이 한참 팔려 있었어 그 때 까지도 카메라를 내려 놓는걸 잊고 있었던 것이다. 이 바보 스러움이란 뭔가! 카메라를 찍는 데 단 10CM 바로 앞에 그녀가 와 있다. 이미 뷰 파인더 속에는 그녀의 몸의 일부 밖에 보이지 않는다. 줌을 확! 땡겨 놨어서 그녀가 가까이 오니 이거 도대체 뷰파인더로 보이는 곳이 코인지 볼인지 이만지 구분조차 할 수가 없다.



천천히 카메라를 내린다.





퍽!



“변태새끼...”


툭투두둑...


순식간의 전개. 카메라를 내리는 순간 그녀의 날카로운 손이 날아와 나의 뺨의 가격! 변태 새끼라는 말과 함께 목숨 보다 소중히 아끼는 카메라의 추락! 이, 이, 이 무슨! 뭐 이런! 뭐 같은 상황이란 말인가!


“내, 내, 내 카메라! 카, 카메라가! 카메라가!”


후방 45도 각도로 패대겨 쳐진 나의 사랑스런 카메라는 액정이 다 깨진 몰골을 한 채 눈 구덩이 속 한쪽에 쳐 박혀 있었다. 쏜살같이 달려가 미친듯이 전원키를 켜본다.
.
.
.
.



않켜진다.

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미친! 이성을 잃은 괴수가 되어 그녀, 아니 그년을 바라본다. 이미 그년은 이 쪽에서 방향을 돌려 해변가 쪽으로 다시 향한다. 저런!
떨어진 카메라를 주섬 주섬 챙기고 빠르게 그년에게 뛰어가 멈춰세우고 숨을 가다듬는다.


‘그래... 그래도 난 고교3년을 마친 지성인이야... 참자.... 상대는 여자 잖아...’

마음을 다잡은 뒤...


“야이 씨.... 아니, 저기 이봐요... 이거 어떻게 할꺼에요?”

“뭐가?”



아... 처음부터 반말이야, 기분 더럽게... 울컥 올라오는데 참는다...



“아니, 그쪽이 날 쳐서 카메라가 떨어졌잖아요! 이거 어떻게 할꺼에요? 작동도 않되잖아요!”


내가 생각해도 참 잘 참았다.



“고쳐써”

이런! 뭐 이런! 나이도 어려 보이는게 반말이나 찍찍 해 쌌코, 기껏 하는 말이 고쳐 쓰라니! 산지 일주일도 않된걸 가지고!



“야! 뭐? 고쳐써? 그건 그렇다 치고 몇 살인데 처음부터 반말 이냐?”

“18살”

“나이도 같으면서, 처음 보는 사람한테 반말이냐 넌?”

“너도 하던가”



으아! 정말... 딴것보다 저 차분하게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말하는 태도가 싫다. 정말!



“야! 너 다짜고짜 왜 때린 건데? 엉?”

“너 어제 그 변태 맞지?”

“누가 변태라는 거야!”

“어제 그 마당에서 벌거벗고 놀던 놈 아니야? 맞는거 같은데.”

“놀다니 누가 놀아! 사정이 있어서 좀 씻고 있었는데”

“그쪽 사정이고.”



정말... 끓어 오른다... 올라... 원래 예쁜에들이 콧대가 높다더니 이런걸 말한건가... 고교3년 남고의 생활로 인하여 여자 다루는 법이 너무 서툰게 흠인 것인가? 내가 잘못인 것인가?



“내가 일부로 그런게 아니라고! 그리고 내가 그 방에 너가 있었는지 어떻게 알았겠냐?”



다시금 몸을 휙 돌려 가버린다. 그년!



“야! 잠깐! 수리비라도 주고 가시던가! 그냥은 못가지!”

“너 그 사진기로 나 찍었지?”

“어?....”



어차피 망가진 카메라. 알게 뭔가? 확인 할수도 없는거. 없다고 하자. 없다고 하자!


“어......”

“그것봐.”

“어... 없다고! 없어! 않찍었어! 이렇게 멋진 해변이 있는데 널 왜찍냐?”

“그래? 그럼 있으면 어떻할 건데?”

“없다고 없어!”

“참... 왜 그렇게 흥분을 해? 도둑이 제발 저린 다더니... 있으면 내가 원하는거 니가 다 해줘라”



얘 지금 무슨수작 걸려고 이러는 거지? 짐작 할 수가 없다.



“없다니깐? 어떻게 확인할래? 이거 완전 작살 나서 전원 켜지지도 않아”

“너 11시 차 타고 서울로 다시 가지?”

“어... 근데?”

“같이 가자.”

“어???”

- 4부 끝 -----------------------------------------------------------------------------------


PS. 안녕하세요. 크렐입니다. (하하... 이모티콘을 쓰고 싶긴 한데 불편하네요.)
여기서 잠시! 참고가 될만한 용어 설명입니다. 혹시나 해서...

1. 뷰파인더: 흔히들 카메라를 찍으실 때 눈을 대시는 곳 있자나요? 그럼 그 곳을 통해서
피사체가 보이게 되죠? 쉽게 설명해 그곳을 말합니다.

2. CCD: 쉽게 설명하면 예전 필름 카메라 시절의 필름 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영상이 찍으면 그 당시에는 필름에 저장되었지만 요즘 디지털 카메라 시대에는 바로 요! CCD를 통해 저장되게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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