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없는 그녀. #1

빛잃은날개 작성일 07.06.01 17:4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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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그녀의 정체.>


“네. 3만원입니다.”

“넷!? 3만원씩이나 되요? 얼마 사지도 않았거늘.”

“손님. 뭐가 얼마 사지도 않다니요? 라면을 두 박스 사는데 안 비싸고 배겨요? 더군다나 오늘은 특별 할인 날이라서 이 정도면 횡재 한 거랍니다.”

“네. 네. 어휴. 생활비는 라면으로 다 없어진 건가.”


내 이름은 찬돌. 한 때 이름 때문에 많은 놀림을 받았지만, 이제 어른이 되고 난 후 난 아무한테도 놀림도 관섭도 받지 않는 자유로운 사람들 중 하나다.

하지만 그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어도 방세도 잘 못 갚지. 고기반찬도 못 먹은 지 오래 됐고 내 생활비를 보태 쓰는 것도 바쁘다. 우리나라는 왜 돈이 없으면 이렇게 잘 살 수 없고 힘이 들까?


“..........그랬습니다. 다음 소식입니다. 연쇄 살인 사건 벌써 이번이 21번째 발생 했습니다. 이번에도 심장만 없어지는 괴현상이 또 일어난 사건입니다. 박철 기자............”


또 살인사건인가? 벌써 이번까지 합치면 21번째라는 거군. 요즈음 우리나라에선 괴현상의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사람은 죽었고, 그 죽은 시체에는 심장만 없어지는 이상한 사건이다.

죽은 사람들의 심장만을 골라 가져가는 이상한 살인마겠지.


“아르바이트를 3개씩이나 하니까 역시 피곤하구나. 3개씩 해도 하루에 만원 밖에 못 버니.”

“혹시 네가 그 살인마냐?”


지친 기색을 하고 밤길을 걷고 있던 중 한 겁에 질린 남자가 뒷걸음 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남자 앞에서 걸어 나가고 있던 건 하얀 소복을 입은 외모도 아름다운 한 여자였다.

난 그냥 애인 싸움이겠거니 생각하고 지나가려던 그 순간이었다.


“제발, 제발 살려줘. 난 그저 네가 예쁘니까 말 걸었던 것뿐이야. 나쁘게 생각하지 말라고.”

“그러면 당신의 심장을 내놓는 걸로 대가를 치루겠습니다.”

“으악!!!!!!!!!!!!!!”


내 앞에서 사람이 죽다니 그 것도 여자가 뻗은 단 한 손에 의해서. 그 남자는 한 순간에 피를 흘리며 말도 하지 않았다. 아마 죽은 모양인 것 같다.


“당신. 끝까지 봤습니까?”

“네? 끝까지 보다니요?”

“시치미 떼도 소용없을 겁니다. 제가 저 남자를 죽이는 그 순간을.”

“그렇다면 당신 뉴스에서 나온 그 살인마인가?”

“질문은 제가 먼저 했습니다.”


하얀 소복을 입은 여자가 어느새 내 눈앞에 까지 다가왔다. 가까이서 보니까 더욱 그녀는 아름답게 보였다. 하지만 그 여자의 눈은 살기로 가득한 눈빛이었다.


“말하십시오. 봤습니까?”


지금 이 상황에서 봤다고 하면 난 분명 저 여자의 손에 죽임을 당할 것이다. 도망치고 싶어도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입이 열리지가 않는다. 심한 공포심 때문인 것 같다.


“말하기가 싫은 건가요? 그렇다면 봤다는 걸로 알고 당신을 죽이겠습니다.”

“그래 졌다 졌어. 난 그 남자를 네가 죽인 모습까지 다 봤다고. 그러니까 죽여.”

“뭐지? 당신은 저 남자랑 같은 인간 아니었나요?”

“어차피 죽을 것 발악은 왜 하냐? 발악해서 죽는 게 얼마나 꼴사나운 짓인 거 몰라?”

“내가 여태껏 죽였던 인간들과는 다르군요.”


그런 말을 하고는 몇 분 동안 그녀는 잠잠해졌다. 살기마저 느꼈던 그 눈도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그저 하염없이 날 뚫어지게 쳐다볼 뿐.


“뭐야? 빨리 죽이라고. 네가 안 죽이고 있으니까 더 초조해지잖아.”

“뭐 소원이라면 들어 드려야겠죠?”

“그걸 나한테 물으면 어쩌라고.”

“왜 도망치지 않죠? 전 도망칠 기회를 드린 건데.”

“어이. 벌써 까먹었어? 어차피 죽을 거 발악해서 뭐하냐. 도망쳐도 넌 결국 날 죽일 텐데.”

“눈치가 빠르시군요. 그러면 죽여 드리죠.”

“드디어 아가씨를 찾았다. 아가씨. 저희랑 같이 갑시다.”

“쳇. 너무 기다렸나? 벌써 나를 발견하다니. 난 말 했을 텐데. 피로 얼룩지는 이 즐거움 더 느끼고 싶다고. 아버지께 그렇게 전해 달랬는데 전하지 않은 거냐?”


도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가 없다. 저 여자 정말 날 죽일 생각은 있는 거야?


“당신 오늘 운이 좋았군요. 하지만 당신은 내 얼굴을 봤으니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겁니다.”

“아가씨가 또 도망쳤다. 쫒아가자.”


뭐지? 이 전개는. 다음날 아침 또 뉴스에선 괴현상이라고 불리는 살인사건이라고 나왔다.

그 하얀 소복을 입은 여자는 과연 누구였을까?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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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여기에 글을 올려 봅니다.

소설에 대한 비판적인 글 때문에 슬럼프에 또 빠지지 않을까 라는 걱정도 드네요.

그래도 긍정적 평가 기다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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