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그녀의 정체.>
“제발, 제발 살려줘. 당신에게 죽고 싶지 않다고.”
“추잡한 인간. 죽으십시오!”
“아....... 안 돼!”
하얀 소복을 입은 여자에게서 죽는 끔찍한 꿈을 꾸었다. 무리도 아니다. 그 여자가 사람을 아무렇지도 않게 죽여 버린 모습을 두 눈으로 똑똑히 봤으니까 말이다.
“이런! 아르바이트에 늦겠어.”
그럴 생각 따위 할 시간이 없다. 나에게 필요한 건 오로지 생계를 위한 돈 뿐이니까.
“네. 손님 어서 오세.......... 당신. 당신은!!!”
“말 했을 텐데요. 가만 두지 않겠다고요.”
와장창! 하는 소리와 함께 내가 일하고 있던 집이 반쯤 부수어지고 말았다.
“이게 무슨 짓이야! 여기는 내가 일하고 있는 곳이라고.”
“당신을 가만 두지 않겠다고 말 했을 텐데요.”
“그렇다면 날 죽여! 날 죽이면 될 거 아냐. 너 그거 알아? 아까 전에 그 공격 날 완벽히 빗 나갔어. 그건 날 죽이려는 태도가 아니었다고.”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인간이군요. 왜 도망치지 않죠? 왜 살려 달라고 말하지 않는 거죠?”
“나 하나의 생명을 잃는 대신 한 사람의 생명이라도 살리는 게 바로 인간이니까!”
“아뇨. 인간은....... 인간은 당신이 말한 대로 좋은 생물이 아니란 말입니다!!!”
그녀는 화가 단단히 난 모양이다. 땅이 울리기 시작했고 건물도 거의 다 부서질 지경이었다.
“그만해! 다른 사람이 피해를 입는다고. 네 목적은 나 아니었나!? 그렇다면 목표를 이루면 될 것을 왜 이렇게 소란을 피우냐고!”
“싫습니다. 당신 같은 사람 싫습니다!”
“그럼 이 자리에서 날 죽이면 되잖아! 왜 망설임이 있는 거냐고!”
“마....... 망설임?”
“그래. 망설임!”
망설임이란 말에 그녀는 마음을 가라앉혔다. 하지만 눈은 아직도 살기가 가득했다.
“제가 망설임이 있다니요?”
“넌 지금 망설임이 있어. 그래서 날 공격하지도 않은 거야. 내 생각이지만 네가 여태껏 죽여 온 사람들은 살려 달라고 부탁했겠지. 그런 추잡한 모습을 보고는 넌 간단히 처리 했겠지만, 나 같이 죽여 달라고 하는 사람은 처음 봐서 머리가 혼란스럽겠지? 그래서 화도 나고 말이야. 나 같은 인간은 거의 드물거든.”
“화? 그게 뭐죠?”
“화 몰라? 분노 말이야.”
“분노? 그건 또 뭐죠?”
“아까 소리 지르면서 땅 울리게까지 했잖아. 날 싫어한다고 소리 지르면서. 정말 몰라?”
살기가 가득 찬 눈은 온데 간대 없고 호기심이 가득한 눈으로 날 바라보았다. 마치 분노란 글자를 알려 달라는 것처럼.......
“윽....... 머리가 혼란스럽군요. 운이 2번이나 좋다니. 당신 꼭 죽여 드리죠.”
“이봐! 말만 하지 말고 죽일 것이라면 죽이라고. 사람들은 그런 말을 들으면 심리적으로 얼마나 고통을 받는지 알기나 해!? 이봐!”
말을 다 마치기 전에 그녀의 모습은 사라져 버렸다. 그녀가 정말로 날 죽일 것인가 라는 의문이 들었다. 죽일 것이면 빨리 죽이지. 심리적으로 압박이 들어와 더 힘이 든다.
“찬돌 군. 이게 무슨 난장판인가!”
“그....... 그게 말이죠.”
나는 그 이후로 아르바이트에서 몽땅 해고를 당했고, 나의 대한 소문은 삽시간에 펴져 날 받아주는 아르바이트는 없었다.
“으......... 재수 옴 붙었네. 저번에 꾼 악몽이 이런 비극을 가리킨 게 틀림없어!”
“거기 너.”
“네? 저 말인가요?”
“이 거리에서 너 말고 누가 있겠나?”
“아, 근데 무슨 용무라도?”
“우리 아가씨를 2번 만났다는 소식이 있다. 사실이냐?”
“아가씨라니요?”
“하얀 소복을 입으신 아리따운 여성분 말이다.”
“아! 그 사람이라면 만났죠.”
“그 것에 대해 의논할 게 있어. 우리랑 같이 어디 좀 가줬으면 해.”
군복을 입은 남자들이 줄을 지으며 내게 말했다.
도대체 그 하얀 소복의 여자가 무엇이기에 이런 것 일까?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