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화. 나를 사랑한 여인? 내 이름은 오타카 이치로. 평범하고도 평범한 고등학생이다. 중학교 1학년 때에는 한 주먹 한다고 소문이 자자 했었지만, 지금은 평범하게 지내고 있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손 씻고 살아 왔지만 세상은 날 반겨주지 않은 모양이다. 여태껏 싸웠던 불량배들이 사사 껀껀 시비를 걸어오고 어느 학교도 날 받아 주지 않아서였다. 그래서 난 고등학교도 다니지 않고 길 한 복판을 걸어가고 있다. 지금쯤이면 입학식을 웅장하게 할텐데.... 나는 더군다나 부모님이 모두 날 버리고 도망가셨다. 난 어렸을 적 많이 분노 하고 복수 하겠다는 결심을 밥 먹듯 했지만, 이젠 그 결심이 사라진 지 시간이 많이 흘렀다. 나를 반겨주는 것은 딱 하나! 바로 공사장에서 일을 하는 것이다. 꽤나 주먹을 썼었던 지라 벽돌 나르는 것 쯤은 식은 죽 먹기 보다 더 쉽다. 이렇게 나는 열심히 노동을 해야만 하루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쿨..... 쿨...." '딩동!' 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마도 화장품 같은 물건 장사 하는 사람들이겠거니 하는 생각에 나는 다시 잠을 청하기로 했다. 하지만, 딩동 거리는 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계속.... 계속 딩동 거렸다. 머리 끝까지 화가 난 나는 얼른 내쫒을 기세로 문 앞에 성큼 성큼 다가 갔다. "누구신데 이렇게......." 나는 말을 하다가 멈출 수 없었다. 내 앞에는 긴 생 머리에 미스코리아 뺨 칠 정도로 엄청 뛰어난 외모. 그리고 S자 몸매. 엄청 아름다운 여자였다. "누구시죠? 용건이나 말해요." 나는 그런 외모의 여성이 오던지 말던지 하는 건방진 말투를 사용했다. 그 여성은 상당히 머뭇 거렸다. 그것도 지루할 만큼. 결국 기다리다 지친 난 말 없이 문을 세차게 닫아 버리곤 침대에 누웠다. "저.... 저기 오타가 이치로 학생 맞아?" 침대에 눕자 문 반대편에서 아리따운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아마도 집을 잘못 찾아 왔는가 싶어서 그렇게 머뭇 거렸나 보다. 하긴 중학교 3학년 초 쯤에 퇴학을 당했는데 날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은 당연히 드문 일이다. 나는 얼른 문을 열였다. 깊은 잠에 빠졌었던 난 다시 자고 싶어서 그 여인을 쫒아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나... 나는 카이코 코하쿠란다. 잘 부탁해." 초반에 머뭇 거리는 말투. 그런데 잘 부탁하다니..... "초반부터 실례지만 나이가 어떻게 되시죠?" "나? 나는 25세 란다." 생각 했던 것 보다 젊은 편이군. 왜 이렇게 머뭇 거리는 거야? 보는 사람이 화가 날 지경이네. "단도 진입적으로 묻죠. 잘 부탁하다니 뭐가요?" "아? 그.... 그게 난 너의 과외 선생님이란다." 과외 선생? 난 그딴 거 부르지도 않았는데..... 부모님이 날 위해서 과외 선생을 붙인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학교 측에서 부른 것도 아닐텐데..... "용건이 뭐죠? 과외 선생이라고 속이고, 이 집에서 돈 될만한 물건을 훔칠 셈인가요?" "아..... 아냐." "그럼 나도 아니고, 학교 측에도 아닐테고, 부모님도 아닐텐데 누굴 속이려 들어요!" "난 진짜 과외 선생님이야." "당장 이 집에서 나가지 않으면 경찰을 부르겠습니다." "이치로....." "얼마나 알았다고 이름을 부릅니까!! 당장 나가요! 경찰 부르기 전에!"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나는 침대에 엎드리고 말았다.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난 흥분된 마음을 진정 시켰다. '꼬르륵~' 화를 냈더니 배에서 밥 달라고 소리 치는 군. 시계를 보니 밤 8시. 저녁 먹어야 할 시간이 훨씬 지난 시간이었다. 그 여인은 집에 갔을까? 그 여인을 쫓아 낸지 약 1시간. 괜히 그녀에게 화를 낸 것에 미안함이 들기도 했다. "엄마야!" 난 문을 열자마자 뒤로 넘어졌다. 내가 쫓아낸 그녀가 내 문 앞에 아직도 서 있었기 때문이다. "안 가셨어요?" "이치로 네가 배 고플 까봐 저녁 찬 거리 좀 사 왔어." "당신이 내 부모라도 되는 겁니까! 이제 제발 적당히 좀 하세요!" 난 그녀에게 미안함은 사라지고 더 화가 나기 시작했다. 세상 따위는 날 받아주지도 않는데 어째서 저 여인이 내 가족 처럼 행동하려는 거지? 라며 나는 끓어 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 그 때 였다. 그녀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우는 연기라도 해서 나의 관심을 끌겠다는 건가? "이치로. 널.... 좋아하니까." "뭐야? 지금 뭔 말을 한 거예요?" 믿을 수 없었다. 그녀가 날 좋아한다니. 돌겠군. 우는 연기라도 봐줄려고 했더니 이젠 날 좋아한다고 거짓말을 치다니. 어이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더 화가 났다. "뭐예요 도대체!!! 이제는 우는 연기도 모자라서 날 좋아한다고 거짓말을 해요!? 살다 살다 별 일을 다 겪겠네. 죄송하지만, 이런 외모의 여인이 저 따위를 좋아한다구요? 웃기네. 세상은 절 버렸다구요. 당신도 절 버릴꺼면서 초반부터 잘해주는 척 하지 말라구요!!" '쿵!' 하면서 세차게 닫히는 문. 분노를 겨우 억누르며 침대에 누워 잠에 빠졌다. '꼬르륵~' 하는 소리가 새벽부터 날 깨우기 시작했다. 배가 상당히 고프다. 하긴 어제 저녁에 그 여인에게 화를 낸 뒤 그냥 잠에 빠졌으니 어련 하겠는가. '딩동!' 하는 소리가 내 귓가에 울려 퍼졌다. 혹시 또 그 여인일까? 아냐. 날을 새면서 까지 문 앞에 기다리는 사람은 극히 드물지. "누구세요?" "이치로 일어 났냐? 나다. 경비." 경비 아저씨가 꼭두 새벽부터 무슨 일이지? 아! 어제 그 여인에게 큰 소리 쳤었지. 아마 아래 층이며 위 층이며 항의 전화라도 받아서 온 것이겠거니 하면서 생각했다. "왜요?" "카이코 코하쿠라는 여인. 알지?" "카이코 코하쿠?" 왠지 들어 본 적 있는 낯익은 이름. 그래. 잠시 잊었는데 어제 나에게 찾아 왔던 여자 이름이 카이코 코하쿠 였지. 근데 경비 아저씨가 왜 그런 걸 묻지? "이 여인. 네가 없으면 안 된다고 윽박 지르더구나. 그래서 네 방에 머물게 해줘야 겠다." "이상한 여자네." 내가 없으면 안 된다고? 그것도 윽박 지르면서? 편안하게 자는 모습은 왠지 천사 같기도 했다. 할 수 없이 내 침대위로 올려 놓긴 했지만, 도대체 날 언제부터 알았다고 좋아한다는거지?
[다음편에 계속.] '오타카 이치로를 잊지 마.' ------------------------------------------------------------------------------------------------------ 인간과 마족을 쓰기에는 포기 했고, 새로 씁니다. 이 소설은 인기가 없어도 독자가 없어도 계속 연재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