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린 금요일

kanghiro 작성일 10.12.17 18: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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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넛 세 개를 먹고 배탈이 났다.

 

난방이 잘 되지 않는 방, 복통, 그리고 친구의 문자 메세지.

 

' 난 아직 변한게 없어. '

 

눈물이 방울 맺히다가 소리없이 쑥 들어가 버린다.

 

 

눈이 많이 내려 나가 걷기도 싫다.

 

평평한 아스팔트 거리를 활보할 때도, 휘청거리는 내 비틀린 균형감각이

 

오늘같이 미끌거리는 빙판에선 더욱이 그럴테지..... 하며

 

창가에 기대어, 녹차 티백을 휘적거린다

 

 

20여 미터 아래의 세상은 풍만하게 부풀려져있다.

 

아이들은 더욱 큰 소리로 주위를 환기시키고,

 

주민들의 설익은 신경질들과 눈을 치우는 몇몇에 움직임은

 

내 시야를 가득 채우고 흔들어, 난 현기증을 느낀다.

 

 

' 난 아직 변한게 없어. '

 

녀석은 왜 2년만에 그런 문자를 나에게 보냈을까?

 

 

담배를 피울때, 꼭 두번씩 빨아들이던 버릇,

 

' 난 숨이 막혀 못하겠다. ' 하면

 

녀석은 쿡쿡 고개를 숙이고 웃곤 했다.

 

바람이 차갑게 분다.

 

해가 저물어 산 뒤를 타고 내리고, 아이들의 지저귐도 가로수 속으로 숨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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