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넛 세 개를 먹고 배탈이 났다.
난방이 잘 되지 않는 방, 복통, 그리고 친구의 문자 메세지.
' 난 아직 변한게 없어. '
눈물이 방울 맺히다가 소리없이 쑥 들어가 버린다.
눈이 많이 내려 나가 걷기도 싫다.
평평한 아스팔트 거리를 활보할 때도, 휘청거리는 내 비틀린 균형감각이
오늘같이 미끌거리는 빙판에선 더욱이 그럴테지..... 하며
창가에 기대어, 녹차 티백을 휘적거린다
20여 미터 아래의 세상은 풍만하게 부풀려져있다.
아이들은 더욱 큰 소리로 주위를 환기시키고,
주민들의 설익은 신경질들과 눈을 치우는 몇몇에 움직임은
내 시야를 가득 채우고 흔들어, 난 현기증을 느낀다.
' 난 아직 변한게 없어. '
녀석은 왜 2년만에 그런 문자를 나에게 보냈을까?
담배를 피울때, 꼭 두번씩 빨아들이던 버릇,
' 난 숨이 막혀 못하겠다. ' 하면
녀석은 쿡쿡 고개를 숙이고 웃곤 했다.
바람이 차갑게 분다.
해가 저물어 산 뒤를 타고 내리고, 아이들의 지저귐도 가로수 속으로 숨어버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