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능력자 -11-

무심한하늘 작성일 10.12.19 22:3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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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제는 다 하였느냐?"

 

"다 하였나이다."

 

"오늘 배운것을 모두 익혔느냐?"

 

"모두 외웠나이다."

 

"오늘 배운것을 모두 읊어 보아라."

 

"읊어야 합니까?"

 

"그래. 읊어보아라."

 

"어머니, 소자 이번이 일만이천삼백오십구번째이온데, 꼭 모든 것을 그렇게 확인하셔야만 직성이 풀리시옵니까?"

 

"읊지 못하겠느냐?"

 

"읊지 못하겠습니다."

 

"숙제를 가져오너라."

 

"여기 있습니다."

 

"다시 하여라."

 

"이번이 일곱번째 이옵니다만, 무엇이 부족한지요?"

 

"다시 하여라."

 

"어머니..."

 

"다시 하여라."

 

"예."

 

"다시 하였습니다."

 

"숙제를 다 하였느냐?"

 

"예."

 

"오늘 배운것을 모두 익혔느냐?"

 

"예."

 

"그만두지 못하겠소!"

 

"이것은 집안의 일입니다."

 

"부인, 왜이러는 것이오? 부인! 부인의 아들이오! 조선에서 가장 명석하다는 말을 주상전하께서 하셨단 말이오! 대체 이러는 이유가 뭐요?"

 

"제 아이가 아닙니다."

 

"뭐요?"

 

"제 아이는 어미가 하는 말에 대꾸를 하지 않습니다."

 

"부인..."

 

"오늘 배운것을 모두 익혔느냐?"

 

"아들아 나가보아라."

 

"하오나 아버지 어머니께서"

 

"나가보아라..."

 

"예."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부인, 처소를 따로 마련해드리겠소. 아이를 망치는것이 부인의 뜻인듯 싶소. 부인이 낳은 아이요! 우리 아이란 말이오!"

 

"..."

 

"내일까지 준비를 모두 마치겠소. 우리 아들은 보름 후까지 관아로 가야 하오."

 

"저도 가겠습니다."

 

"부인... 이러지 마시오."

 

"제 아들이 아닌 사람이 제 아들 행세를 하는 것은 못봅니다."

 

"아아...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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