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능력자 -7-

무심한하늘 작성일 10.12.19 21:5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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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뒤 엄마가 꽃신을 다 만들었다고 나에게 주었다.

 

난 너무 신났다 꿈속에서처럼 하늘로 달려 올라갈 수 있을것 같았다.

 

방에서 뛰고 달리고 걷다가 밖에서 나는 소리를 들었다.

 

엄마가 누군가에게 안된다고 소리쳤다. 그리고 누가 들어왔다.

 

화려한 옷을 입은 아줌마가 내 꽃신을 보더니 비천한것이 뽄새를 보인다며 꽃신을 손가락질 하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엄마는 훔친것이 아니라 직접 만들었다고 하였지만 아줌마는 날 넘어뜨리고 꽃신을 뺏어갔다.

 

난 막 울었다. 아줌마는 꽃신 들어 보이면서 여기 색색의 비단이 훔친게 아니면 무엇이냐고 했다.

 

엄마는 다 쓰고 남은 조각을 허락 받고 가져왔다고 울며 말했지만 아줌마는 비천한것은 허락을 구해서도 아니되고 함부로 이런 귀한 물건은 쓰는것이 아니라고 하였다.

 

차라리 남에게 팔았다면 모를까 비천한것이 쓰는것은 양반을 모욕하는 것이라며 같이 온 아주머니 한분과 아저씨 한분을 시켜 엄마를 두들겨 패었다.

 

난 화가 났다. 엄마! 하고 소리지르며 방 밖으로 나가려 하자 엄마가 울부짖으며 나오지 말라고 하였다.

 

난 눈물이 흘렀다. 우리 엄마 왜때려요! 하면서도 방 밖으로는 나가지 않았다.

 

화려한 옷을 입은 아줌마는 더럽고 천한것들의 피는 못속인다며 아저씨에게 나를 끌어내어 몹시 치라고 하였다.

 

엄마는 맞는 와중에 아줌마에게 매달리며 다 자기 잘못이니 자기만 패달라고 빌었다.

 

아줌마는 엄마가 만진 치맛단을 북 찢어내며 더러운것이 어딜 만지느냐며 마루에 구석에 있던 낫을 들고가 엄마를 찍었다.

 

난 너무 놀라 눈을 깜빡였다. 엄마의 몸에서 튀어 오른 빨간 핏물이 세상을 물들였다. 마치 엿가락이 늘어나듯 엄마의 몸에서 빨간 핏물이 하늘로 주욱 늘어났다. 아줌마는 아주 진지하게 화가난 얼굴로 천천히 팔을 휘두르며 엄마를 한번 두번 세번 네번 다섯번 낫으로 내려 찍었다.

 

다시 눈을 깜빡이자 엄마가 날 안고 있었다. 우리집 길가에 아줌마들과 아저씨가 누워있었다. 엄마는 나를 데리고 방으로 들어갔다.

 

잠시뒤 뛰어온 아빠가 길에 누워있는 사람 셋을 보자 얼굴이 하얗게 변하였다. 그리고 마당에 떨어져 있는 핏자국과 낫을 보았다.

 

엄마 등을 잠시 만지던 아빠는 서둘러 이사를 가야 한다고 하였다. 세사람은 산에 데려다 놓겠다고 하곤 엄마에게 짐을 싸라고 하였다.

 

엄마는 멍하니 나를 바라보다가 아빠가 나가며 빨리 짐싸라는 소리에 눈을 몇뻔 꿈쩍이더니 주섬주섬 짐을 싸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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