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그녀가 보내온 메세지에는 글이 아닌 아이콘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석주는 아이콘을 눌러보았고,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서 깜짝 놀랐다.
그때까지 카카오톡에 음성메세지 기능이 있는줄은 몰랐던 석주였다.
그녀는 최대한 또박또박하고 긴장한 목소리로 석주가 보낸 메세지의 답장을 보내주었다.
(그녀는 읽기와 말하기는 잘하는데, 쓰기를 잘 못해서 실수할까봐 음성으로 답장을 보내주었다고 했어요.)
그뒤로 석주와 그녀는 잦은 연락으로 편하게 이야기 할수 있는 사이가 되었다.
그녀와 3번째 만났을땐 여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고 있었고,
그녀는 석주에게 소개시켜주고 싶은 가게가 있다는 말과 함께 어디론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비가 오는 거리에서 한 우산를 남녀가 같이 쓰고 걷고있으며,
남자의 한쪽어깨가 다 젖어도 여자를 안고있는 모습은 누가봐도 커플로 오해할수 있는 모습이다.
얼마나 걸었을까
석주는 그녀가 뭘좋아하는지 아직 감을 못잡고 있었으니, 궁금해서 물어봐도 대답은 해주지 않는 그녀였다.
낯익은 거리의 모습을 보니 어느새 고려대학교 정문 앞까지 와버린것이다.
얼마나 더 가야하는지 걱정이 된 석주는 그녀에게 물었고, 다행히 그녀에게 도착했다는 말을 들을수 있었다.
그녀가 소개 시켜주고 싶다는 가게는 떡볶이 가게였다.
그녀가 서강대어학당을 가기전에 그녀는 고려대학교어학당을 다녔고, 학교가 끝나면
이 떡볶이 가게를 자주 왔었다고 했다.
신기한건 그녀가 얼마나 자주온건지, 아니면 생글생글 웃는 그녀가 이뻐서 그런지,
주인 아저씨,아주머니 모두 그녀를 기억하고 웃으면서 맞아주셨다.
주인 아주머니, 아저씨모두 그녀의 안부를 물어보고, 남자친구를 대리고 왔다는둥 장난을 치셨다.
그녀가 주문한 떡볶이가 곧 나왔고,
석주는 그녀와 떡볶이를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그녀를 좋아한다는 이야기까지 해버렸다.
거창하지도, 진지하게 고백한 건 아니고, 장난스럽지 않게 평범하게 좋아한다는 의미만 전달되게 이야기를 했다.
원래 그녀의 성격이라면 매우 놀랐겠지만, 전부터 조금씩 '널 좋아한다'는 말을 해서 그런지
그녀는 크게 동요하는 기색은 없었다.
그렇게 화기애애하게 저녁을 먹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에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나 일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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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앵그리 브래드 입니다.
지난 일요일은 누나의 결혼식으로 정신이 없었네요.
매형과 웃으며 행진하는 누나를 보는데 그녀가 생각나더라구요.
누나와 어머니는 울지도 않는데 제가 울고 있으면 꽤 뻘줌한 상황이 될것같아 참았네요 ㅎㅎ
이유는 다름이 아니고 그녀가 저의 누나 결혼식때 무언가를 준비했다고 저한테 알려주었기 때문에
그날따라 그녀가 간절히 생각나더라구요. (나중에 알려드릴께요!)
누나를 보면서 그녀도 이제 다음달에 결혼 하겠구나란 생각도 하고 ㅎㅎ
이제 마음에서 많이 놓아준 상태라 크게 상심도, 슬픔도 비워냈어요.
아마 12월이 지나고 2014년이 되면 그녀에 대한 추억도 많이 접을수 있을꺼 같아요.
비가 온후 갑자기 찬바람도 불고 기온이 많이 내려갔어요.
짱공식구분들 모두 감기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