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nnel 1. 로키 이번에도 군경의 창이 우리를 향해 날아들었지만, 다행이 요원들이 재빠르게 대처해준 덕분에, 추가적인 희생이 나오지는 않았다. 우리는 연장을 그러쥔 채로 군경들을 바라보았다. 헬멧 사이로 입가가 비틀리는 것이 보이는게, 이번 공격이 먹혀들어가지 않은 것에 대해서 상당히 아쉬워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평정심을 잃지 않고 대오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러한 방진을 유지하기 위해서 오랫동안 훈련을 받은 것처럼 보였다. 우리가 의뢰를 맡다보면 가끔이지만 껄끄러운 상대를 만나는건 어쩔 수 없다. 육체적으로 강인해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상대를 말하는 거냐고? 아니다. 위태로운 상황에서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지혜를 갖춘 상대를 말하는 거냐고? 이 역시도 아니다. 물론 그런 종류의 사람도 껄끄럽지 않다고 할 수 없겠지만, ‘가장’이라는 말을 붙이기에는 부족하다. 가장 껄끄러운 상대란 바로, 어떠한 상황에도 평정심을 잃지 않는 사람을 이른다. 그러한 사람들에게서는 어떠한 도발도, 연기도 먹혀들어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을 ‘내 페이스’로 끌어들이기란 쉽지 않다. 마치....... 마술사의 연기를 보면서 ‘야, 넌 오른손을 잘 봐. 난 왼손을 볼테니.’라고 작정을 한 사람이라고 하면 당신은 내 말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까? ‘우리’의 힘은 유혹이다. 유혹이란 남녀간의 감정적인 관계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상대에게 ‘나’라는 인간에 대한 ‘내 입맛에 맞는’ 이미지를 제공하고, 그 혹은 그녀가 내게서 제공받은 이미지에 따라 나를 인식하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된다면, 유혹은 거진 성공한 셈이다. 그 이미지를 통해 나를 매력적으로 보며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면 이성간의 감정 · 육체적인 관계에 활용되는 유혹일 것이고, 나를 카리스마적인 존재로 본다면 리더와 추종자의 관계에 활용되는 유혹일 것이다. 그리고 나를 공포스러운 존재로 인식하여 내게 두려움을 가진다면, 그것은 바로 요원과 타깃 사이의 관계에 활용되는 유혹이다. 나는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지만, 그렇게 행동할 것이다라고 추측하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유혹이다. 유혹에 있어서 가장 큰 적은 바로 이성, 그리고 평정심이다. 이 둘은 함께 가는데, 평정심을 잃지 않는다면, 이성을 통해 객관적으로 상황을 인식할 것이고, 반대로 이성적으로 상황을 인식한다면, 당연히 평정심을 잃지 않을 것이다.그렇게 된다면........ 타깃은 우리를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 앞에 창을 들이대는 저 사람들은......... 전혀 평정심을 잃지 않고 대오를 유지하고 있다. 진압대장은 그들의 뒤에서 손을 좌 우로 흔든다. “대오 변경!” 그의 명령에, 군경들이 일사분란하게 스크럼을 변형시킨다. 아까의 대형은 하나의 거대한 도시락통과 같은 방진이었다면, 이번에는 또아리를 푼 뱀처럼 길쭉하게 열을 이루는 것 같다. 하늘을 날아오르는 새와 같이, 그들이 우리를 둘러싸기 시작했다. “우릴 포위할 생각인가 본데?” 펜릴이 내게 속삭인다. 아까 그가 했던 말을 한낱 개소리로 치부하여 흘려들어버렸었는데........ ‘죽기 딱 좋은 날씨인 것 같다.’라는 녀석의 말이 이제는 흘려들을 수 없는 하나의 예언처럼 내게 다가오는 것 같다. 하늘이 저리 우중충 하니, 비라도 쏟아질 것 같다. 정신 차리자. 평정심을 잃지 않는 상대에게 맞서려면, 우리는 더욱 더 독한 마음을 품고 평정심을 지켜내야만 한다. 상황을 더 주시하고, 그 곳에서 찾을 수 있는 최선의 수를 생각해 내야만 한다. 가급적이면 많은 수의 요원이 살아남을 수 있는........그런 수가 없을까? 응? 군경들이 대오를 바꾸면서, 철벽과 같던 장벽이 얇아지는 바람에, 그들 뒤에 가려져 있던 것들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그들의 뒤에는 폭도들이 보인다. 거리가 먼 탓에 잘 보이지는 않지만, 그들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지금 일어난 일을 이해하기가 어려워 어리둥절한 표정을 보이는 것 같다. .........살 방도를 찾은 것 같다.
Channel 2. 아이리스 와 하는 소리를 지르며 앞으로 달려가 버리는 진압대의 뒷 모습을 우리는 멍하니 바라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우리들에게 벌어진 걸까요? 지금 제 머릿속에는, 오랜만에 자아의 파편들이 신이나서 떠들어 대기 시작했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지? 왜 갑자기 그들이 뒤를 돌아서서 뛰어가버리는 거야? 아니, 우리가 휘두르는 몽둥이 따위는 아무래도 좋다 이거야?’‘그리고, 갑자기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라는 것도 웃기지 않아? 아까까지만 해도 서로 죽자고 싸웠는데 말이야.’‘........이렇게 생각해 보면 어떨까?’ 잠자코 있던 자아의 파편 하나가 꽤나 설득력있는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일단 뒤를 돌았다는 건, 군경들 너머에 뭔가가 있다는 뜻이 아닐까? 그리고, 그들은 꽤나 위협적인 존재인 거구.......적어도 우리보단 말이지.’ 파편의 지적에, 저도, 그리고 나머지 자아들도 절로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가 아닐까요? 그렇다면......... 그들을 이토록 갑작스럽게 태도를 바꾸게 만든 것은 도대체 무엇이었을까요? “모두 뒤로 물러서!” 군경들의 장벽 너머로 다급한 외침이 들려옵니다. 그 목소리가 우리의 귀에 의미를 가진 말로서 이해되기 전에, 군경의 창이 앞으로 쑥 하고 튀어나갑니다. 그 뒤에 고통에 찬 비명소리가 도처에서 튀어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무슨 일이야?” 다들 우리 앞에 일어난 일에 어리둥절해, 서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지만, 상황이 모두 똑같다보니 어느 누구 하나 시원한 대답을 해내지 못합니다. 몇몇 시민들은 자신의 호기심을 주체하지 못하고, 군경의 어께너머를 기웃기웃하거나, 심지어는 장병의 어께에 손을 짚어 뛰어오름으로서, 인간의 장벽 너머에 벌어지는 일을 살피는 대담한 행동을 취하기까지 합니다. 하하....... 상황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방금의 행위 때문에 저도 모르게 실소를 흘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지금 군경이 한 무장 세력과 대치하고 있어요. 아까의 공격 때문인진 잘 모르겠지만, 지금 길바닥엔 피가 흥건하구요.” 피! 그 말을 들으니, 순간적으로 가슴팍이 싸하게 시려옵니다. 이곳으로 오면서 많은 시민들이 상처를 입은채 쓰러져있거나, 심지어는 죽어있는 모습을 봐 왔으면서, 이제야 몸이 덜덜 떨려오네요. 채 5시간도 되지 않은 짧은 순간동안 그토록 많은 사람의 죽음을 지켜봐 왔으면서 정작 나는 저기에 해당하지 않을 거라고 제 자신을 근거없이 믿어온 것이.......이제야 그 대가를 치르는 모양이에요. 근거없는 믿음이, 피라는 말에 종언을 고하면서....... 죽음의 공포가 제 몸에 스며들기 시작한 것 같아요. “그나저나, 지금 군경과 대치하고 있는 분들은 우리와 같은 편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제 질문에 모두들 눈을 꿈뻑이며 서로를 바라보았습니다. 우리 쪽만 그런게 아니라, 시민들이 전반적으로 술렁이는 것으로 보아, 이러한 의문을 가진게 비단 저 뿐만이 아닌 모양이에요. “그건 잘 모르겠지만........ 우리가 그들을 도와야 하는게 아닐까요?”“글쎄요,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일단 무장을 했다잖아요. 어쩌면, 우리가 커먼브룩으로 오면서 본 파괴행위가 정말 그들에 의한 걸지도 몰라요. 그 생각이 사실이라면........ 그들도 군경보다 더했으면 더 했지 덜 할 리가 없는 나쁜 사람일 수도 있구요.” 모두들 주장과 반론을 반복하는 가운데, 해답은 미궁속에 파묻혀버렸습니다. 정말 답답한 노릇이지요. 열 사람이 모이면 열 한가지의 의견이 나온다더니....... 하지만, 제가 그런 답답함을 더 느끼기도 전에, 우리의 질문은 그 자리에서 끝이 나버렸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우리가 그 해답을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되기도 전에, 질문의 답이 우리를 향해 뛰어들어왔답니다.
Channel 1. 로키 우리는 뒷걸음질을 치면서 녀석들을 우리의 영역으로 천천이 끌어들였다. 아직까지는 녀석들이 순순이 따라오는걸로 보아서 아무래도 우리가 어떤 꿍꿍이속인지 알지 못하는 것 같았다. 다섯 발자국 쯤 뒷걸음질을 치니, 발 뒤꿈치 근처에 딱하는 소리가 나면서, 저항감이 들었다. 이것은 우리가 더 이상 뒤로 나아가기 어렵다는 것, 요컨대 막다른 벽에 몰렸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겠지. 진압대장은 말을 타고 있는 덕분인지 군경들 너머로 확실히 눈에 들어왔다. 그는 졸병들과 달리 얼굴이 훤이 드러나는 모자형 투구를 착용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의 얼굴에 만족감을 의미하는 근육의 궤적이 뚜렷이 드러났다. 그는 자신만만하게 손을 들어올렸다. 나는 진압대장에게서 시선을 돌려 군경을 보았다. 아직은 진압대장이란 놈과 놀 때가 아니기 때문이다. 조금만 더 와라, 우리에게 조금만 더 오기만 하면....... 군경들은 우리를 잡아먹을 것처럼 바라보면서 창을 움켜쥐었다. 그들의 팔뚝에는 근육의 긴장으로 인해 핏줄이 부풀어 올라있었다........때가 무르익었고, 이제 수확의 때가 다가왔다. “찔러 창!”“옆으로 틀어!” 그들의 창이 우리를 향해 빠르게 날아들었다. 그 차갑도록 비정한 금속이 우리의 심장을 파고들기 직전에, 우리는 재빠르게 몸을 옆으로 틀었다. 목표를 잃은 금속조각은 날카롭게 허공을 갈라, 벽에 꽂혀버렸다. 정말 짧은 순간, 1초를 100등분 했을 그런 순간이었겠지만, 나는 그 순간 나를 겨누었던 군경의 얼굴이 당혹감으로 일그러지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지금이다. “달려!” 내 지시에, 요원들은 와 하고 소리를 지르면서 그들을 향해 앞으로 내달렸다. 군경들은 아까의 기세등등함 따위는 깡그리 잊어버렸는지, 창을 쥐었던 손으로 제 얼굴을 가린다. 그들의 입은 비명을 지르느라 잔뜩 일그러졌고, 그 일그러진 틈바귀로 점성이 짙은 진액이 흘러내렸다. 그들은 타조와 같다. 두려움의 대상에게서 맞서거나, 도망치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땅바닥에 고개를 쳐박는 것을 선택하는 어리석은 동물 말이다. 그들은 두려움에 휩싸였고, 현명함 보다는 어리석음을 선택했다. 요약하건대, 우리는 그들을 더 이상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나는 선두에 선 군경에게로 달려들었다. 그는 시기 적절하게 자신의 몸을 움츠렸다. 나는 적절한 협조를 하는 그의 목을 베는 대신에, 그의 머리통에 손을 얹고 그를 뛰어넘었다. 마치 뜀틀을 넘는 학생과 같이 말이다. 나는 그의 어께를 발판삼아 하늘을 날았고, 내 발 아래에는 군경들이 소리를 질러대고 있었다. 그들은 결코 나의 입장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들은 주어진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으며, 혼란을 느끼고 있다. 두려움과 혼란은 ‘판’이 인간의 눈을 가리는 안대다. 그들은 판의 안대를 뒤집어 쓴 셈이다. 나는 그들과 다르다. 나는 날고있고, 상황을 이해하고 있으며 오히려 그것을 지배하고 있기 까지 하다. 나는 자유롭다. 나는 안대를 쓰지 않았다. 자유를 만끽하는건 다른 요원들도 마찬가지여서, 몇몇은 나와 같은 동작으로 그들을 뛰어 넘는 이도 있었지만, 다른 몇은 창의성 넘치게 ‘배면 뛰기’자세로 군경을 뛰어넘었다. 참....... 히트맨이 아니었다면 아마 예능계에서 주름잡았을 창의성 대장들이다. “으하하하하하!!!” 내 옆에 펜릴은 좋아죽겠는지, 호탕하게 웃음을 터뜨리며 군경의 머리에 침을 뱉었다. 노오란 빛을 띤 점액질 액체가 녀석들의 이마에 떨어졌다. 폭포를 뛰어넘은 연어들은 이제 새로운 세상에 눈을 돌렸다. 군경의 폭포 너머에는 폭도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 역시 군경과 마찬가지로 어리둥절함에 휩싸인 표정이다. 인간은 자신이 이해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호기심이나 두려움을 느끼는 법이다. 이제, 그 이치를 활용할 때다. “다들 산개해라, 우린 운터 브룩에서 다시 만난다. 가자!”
Channel 2. 아이리스 그들은 마치......... 하늘에서 별이 떨어진 것과 같이 요란스럽게 우리 앞에 나타났었습니다. 우리는 우리를 버리고 간 군경의 뒤를 호기심에 따라가는데, 말을 타면서 그들의 뒤를 나섰던 대장같은 이가, 하늘로 손을 치켜올렸댔지요. 그리고 그 분은 위엄 있는 목소리로 ‘찔러 창!’이라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우리는 그 목소리에서 사태를 직감했습니다. 군경이.....우리가 보는 눈 앞에서 시민들을 학살하고 있구나.......라고 말이에요. 우리는 군경의 학살을 막기 위해서라도 나서야 했습니다. 우리가 너무 안일했습니다. 눈앞에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해서, 멍하니 손을 놓고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못했습니다......... 그것이 나쁜 일인지 좋은 일인지 판단하는 것도 멈추고 말이에요. 우리는 몽둥이를 들어 올렸습니다만........ 한번 놓쳐버린 정신줄을 가까스로 다시 잡은 채 몽둥이를 들어 올리려니, 손이 부들부들 떨렸습니다. 내가........ 이 몽둥이를 휘두를 수 있을까요? 사람에게? 아무리 그들이 시민을 학살하는 ‘나쁜 사람’이더라도....... 그 ‘나쁜 사람’의 목숨을 헤할 권리가......... 제게 있을까요? 부들부들 떨리는 손을 다잡고 다시한번 독한 마음을 먹고 앞을 보는데........? 응? 그들의 모습이 조금 이상해 보여요. 군경들은 어떠한 일에 당황을 했는지 술렁거리기 시작했고, 잠시뒤에는 서로의 어께를 밀치면서 뒷걸음질을 쳤답니다. 나중에는........ 공포에 찬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지요. 말을 하고나니, ‘조금 이상해 보인다.’라는 표현은 잘못된 것 같습니다. 군경들은 ‘조금’ 이상해 보이지 않았어요. ‘아주 많이’ 이상해 보였죠. 그분들 앞에 무엇이 나타나기라도 한 걸까요? 예를 들자면....... 땅거죽 아래에 잠자고 있었던 지옥불 속 악마라던지요. 하하, 악마라니 참 웃기는 소리죠? 그런데, 천사라는 존재를 만나고, 권능이라는 것을 선물 받아보니, 악마라는 것도 있을 법 하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어쨌거나, 군경의 장벽 너머에 있던 우리로서는 장벽 너머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도저히 알 길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던 차에......... 그들이 나타났습니다. “모두 달려!” 짧고 강한 명령조의 목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철의 장벽 너머로 그들이 뛰어 들어왔습니다. 그때의 광경은....... 어떤 비유를 사용해야 당신이 쉽게 이해할 수가 있을까요? 아니, 제가 잘못말했습니다. 그건 도저히 비유로서 묘사할 수 없을 것 같아요. 비유라는 옷을 벗고, 있는 그대로의 말이라는 언어의 나신으로서 설명을 하자면........ 어떤 사람들이 군경의 머리통을 짚고 군경의 장벽을 뛰어넘어 들어왔습니다. 마치.......... 그래요! 드디어 묘사할 말이 떠올랐네요. 마치, 폭포를 뛰어넘는 연어와 같았어요. 이런 말을 해도 될는지 모르겠는데,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참으로 자유로워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그들의 몰골은 ‘자유로워’보이는 것과는 조금 거리가 멀어보였습니다. 얼굴에 기괴한 문양을 잔뜩 그려넣은 그들은, 사람의 형상을 띄고 있지만, 악마에 더 가까워 보였어요. 정말 불 지옥에서 방금 튀어나온 것 같았어요. 그들은 마치 하늘에서 유성이 떨어지듯이 우리의 앞에 떨어져 거리를 굴렀답니다. 우리는 별안간 지옥에서 솟아나온 것 같은 악마들의 모습에 아연실색했고, 몽둥이를 잡은 손은 힘이 풀려 그것을 놓칠 뻔 했지요. 우리의 몸은 굳어버려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으하하하하하!! 이거 완전히 병신들 아니야?” 괴물 중 하나가 큰 소리로 웃어제끼면서, 군경의 뒤통수에 침을 뱉었습니다. 저는 그 모습에 저도모르게 몸이 움찔했습니다. 괴물들은 자신의 몸에 묻은 먼지를 툭툭 털더니 우리를 바라보았습니다. 그들은 우리를 쓱 훑어보았습니다. 우리도 괴물들을 바라보았습니다만....... 아무런 행동도 할 수 없었지요. “........자.” 괴물 중 하나가 입을 열었습니다. “모두 산개해라. 우리는 운터 브룩에서 다시 만난다. 가자!”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