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 무인도에서 살아남기

사과맛요플레 작성일 22.06.21 02:06:27 수정일 22.06.21 02: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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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거의 안 하게 된 공상이지만..

 

개인적으로 무인도 표류기 스토리를 매우 좋아한다.

어려서부터 바닷가에서 살았고

그 덕분에 낚시나 잠수하여 해산물을 잡아오는걸 어려서부터 잘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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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엔 좋지만 이런 작은 섬은 식수가 존재할 가능성이 0에 수렴한다.

 

 

거기서부터 시작된 자신감인지 모르겠지만

고독 저항력 패시브가 있는 편이고

난 정말 무인도 서바이벌을 잘 할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행기 안에서 따뜻한 태평양 바다 위를 날아갈 때면

비행기가 추락하여 무인도에 표류하는 상상을 하곤 한다.

 

이런 상상에는 여러가지 시나리오가 동반되지만

항상 내가 몸이 다치는 시나리오는 절대 즐겁지가 않다.

 

신체 어딘가 부러지거나 더 심각하게 관통상을 입었을 경우

사실상 아주 고통스럽게 버티다 구조가 안되면 죽는 날만 기다리는 경우라

효율적으로 자살하는 방법에 대해서 상상해 보는 정도로 끝난다;;;;

 

 

그래서 좋은 무인도 표류 시나리오는 최소한 내 사지가 멀쩡하다는 전제가 깔린다.

여기서 최상은 이성과 함께 살아남는 것인데

이건 사실상 음란마귀씌인 행복회로 태우기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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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회로가 타 없어진드아

 

 

 

비행기 추락으로 인한 표류라면 

플라스틱 봉투, 넓고 얇은 기체 껍질등은 나와 함께 무인도 해안가에 도착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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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노트북이 떠내려온다

 

 

보통은 많이들 하는 실수가

처음부터 섬이 무인도인지 아닌지에 확인하려하고 그 과정에서 엄청나게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

 

이미 바다위로 추락한 여객기에서 살아 남으려 발버둥 쳤고

그 과정에서 소금물도 꽤나 마셨을거다

그러니 일단은 무조건 급한 식수 공급을 해야한다.

 

해안가 나무근처에 손가락끝부터 팔꿈치까지 정도 깊이의 웅덩이를 파고 

안에 플라스틱 봉지를 깐다. 그리고 바닷물을 채워넣고 그 위에 주위에 다시 플라스틱 봉지를 깐다.

윗 플라스틱 커버에 작은 돌을 올려 원하는 방향으로 물이 떨어지는 위치를 선정하고

그 위치에 물을 담을 것을 놓으면 된다.

최근 태평양 섬에서 플라스틱 통이나 병을 발견하는건 너무나도 쉬운 일이 되었다고 하는데

만약 적당한게 없다면 넓은 잎 따위를 깔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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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바닥” 에서는 높은 온도를 활용하게 식수를 얻는 꽤 흔하고 쉬운 방법이다 

 

 

이걸로 내일 아침이면 급한 물 수급은 어느정도 된다.

 

찌는 듯한 더위라고 옷을 함부로 벗으면 안된다.

그렇다고 담수가 확보 안 된 상황에서 덥다고 자꾸 바닷물에 입수해서도 안된다.

온 몸이 소금에 절여진다는 느낌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목이 말라 죽을 가능성은 그나마 희박해졌다

일단 이 섬이 무인도인지 아닌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시야가 닿는 그 어디에도 인공 구조물은 없다.

정글 쪽은 쉽게 탐험할 수 있을거 같진 않다.

 

확인할 방법은 산 같은 높은 지형에 올라가는 수 밖에 없다.

불을 펴고 싶지만 불을 펴기 위한 노력을 할 타이밍은 아직 아니다.

 

식수..식수..식수

여기가 무인도라면 제대로 된 식수 확보를 안 하고는 아무것도 못한다.

야자수를 찾자

 

너무 잘 익어 바닥에 떨어진 야자수는 도구 없이 열기는 너무 힘들다

상했을 가능성도 높고 무엇보다 코코넛 물이 상대적으로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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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론게 마실 물이 많은 young coconut

 

 

높이가 높지 않은 야자수를 찾는다

야자수는 작은 녀석은 3미터를 넘기지 않은 나무도 있다.

돌을 던져 야자수를 따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생각보다 어린 야자수는 나무에 강려크하게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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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이 좋으면 이런 녀석도 만날 수 있다

 

 

 

웃옷을 벗어 끈 처럼 사용하여 발과 발을 이어주고

그걸 지지대처럼 야자수에 비비며 올라가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이건 신축성이 너무 좋은 티셔츠나

너무 얇은 옷으로 이용하다간 중간에 끊어져 부상을 입을 수 있다.

 

다행이 두꺼운 청 남방을 입고있어서 실행에 옮긴다.

 

평소에 헬스장 조금 다닌 정도로는 한발 위로 올라가는 것이

최대 무게 스쿼드 한 세트 하는 정도의 괴로움이 동반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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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대충 이런 모양

 

 

중간까지 왔다.

여기서 포기하면 그냥 코코넛 물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생명이 위험해진다.

지금까지 소비한 에너지와 수분을 보충하지 않으면 실질적으로 목숨이 위험하다.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 겨우 끝에 올라가 욕심을 잔뜩 부려 달린 모든 코코넛을 따낸다.

마지막 한 뭉치를 털어내려다 그만 나무에서 떠러지고 아무리 모래사장이라지만 3미터에서 불안정한 탁지를 하며

난 발목을 접지른다.

 

이제 코코넛을 열 도구가 필요하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해안가에 있는 적당한 크기에 동그란 돌을 바위에 집어 던져

날카로운 면이 나오게 하는 방법이다.

 

쩔뚝거리는 발로 겨우겨우 돌을 들고와서 바위에 내려친다

코코넛 물을 마시겠다는 집착과 광기로 튀는 돌 조각으로 손과 팔이 피 투성이가 됐지만 계속 던진다.

 

어느새 해가 지평선으로 다가갈 때 즘

딱 완벽한 돌도끼 날 같아 보이는 녀석이 갈라져 나온다.

 

초록색 코코넛 껍질을 벗겨내고 내부 껍질을 땀 뻘뻘 흘리며 까내니

속 안에 찰랑 거리는 코코넛 물이 보이고 벌컥 벌컥 들이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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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질은 대충 이렇게 

 

 

어느새 해가 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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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석양 뒤에는 태평양 밤 하늘에 스텔라 갈라쇼가 펼쳐진다.

이런 넓은 바다에 나와 있으면

천둥 소리는 내 고막에 와 닿지도 못하는 먼 거리의 지평선 끝자락에 구름들이 치는 번개들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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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코코넛이 확보 되었다면

이대로 며칠, 길게는 몇주를 버틸수가 있다.

 

바다에서 

 

불을 피우는 피나는 노력을 퍼붓기 전에

여기가 무인도 인지 파악을 하기 위한 탐험을 준비한다.

동이 틀 때쯤 일어나 잎사귀가 머금고 있는 이슬을 다 빈 코코넛 통들에 꽉꽉 채운다.

코코넛 속살도 식량으로 챙기고 주위를 탐험한다.

 

뭐 당연하게도 무인도이다.

평소 등산을 하는 취미가 없었던 나는 산 꼭대기에 올라왔을 때엔 이미 해가 저물었다는 걸 인지하고

산 정상에서 하룻밤을 보낸다.

 

밤 사이 풀숲에서 기척이 느껴진다.

으르렁 거리는 소리까지 들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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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라고 우습게 봤다간 개고생 할 수도 있다

 

 

 

혼자가 아니다.

 

스스로를 방어할 수단이 아무 것도 없는 나는 가지고 있는 나무 몽둥이를 바닥 바위에 내리 치며

큰 소리로 소리를 지를 뿐이었다

 

“드루와! 드르와 이 10쉐키야! 너 죽고 나 죽어보자 으이?!"

 

소리가 통했는지 이내 기척이 사라졌지만 결국 한숨도 못자고 동이 트자마자 이동을 시작한다. 

접질린 발목의 고통도 잊고 축지법쓴 것 처럼 하산한다.

 

 

무인도 혼자 생활,

잘 할수 있을거 같고 심지어 기대도 했었는데

어제 느낀 기척의 공포감이 끼얹은 현실체크 덕분인지

그냥 무섭고 서글프다.

 

왠지 떠내려온 배구공과 절친이 될 것 같은 기시감을 느끼며 고독하게 지평선만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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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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