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15일 서울 10km 스프린스 마라톤대회 참가기

새로운오후 작성일 13.09.16 18:5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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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스프린스 아식스대회

10km 대회니까 달린다는 생각보다 즐긴다는 생각으로 참여했다.

물론 처음에는.....

 

전날 시흥시 소래습지 생태공원을 천천히 14km를 달렸고, 저녁때는

갑자기 먹고 싶어진 고추장 삼겹살을 먹으며 집 사람과 낼 대회가 있으니까 소주는 

 "딱 한병만 나눠 먹자~" 라고 했지만 결국 각 1병씩 흡입했다.

 '뭐 10km쯤은 껌이쥐' 싶기도 하고..

 

매우 좋은 컨티션으로 아침 일찍 일어나서 대회장에 나와보니 역시나 젊음과 에너지가 충만한 기운을 받는다.

"아~! 내가 이들과 여기 한복판을 달리겠구나!"

 

한명 두명씩 만나는 동호 회원님들 얼굴을 볼때마다 반갑고 자동 설렐발 작동~

 

매우 좋은 컨디션~!

살짝 자만감이 생긴다.

출발선에서 정원님, 고모레비형과 수다 떨며 시작을 기다리는데

갑자기 뒤에서 출몰(?)한 최근 알게된 이파리님 얼굴!

순간 누구였지 싶은 의아심은 온데간데 없이 서로를 부둥켜 안은것 처럼 반가움을 나눴다.  

 

"이들은 왜이리 가까운 사이처럼 사진을 찍었을까?"

이파리님과 고모레비님... 이둘은 남들이 사진만 봐선 매우 친한 사인거 같지만

 "안 친한 사이거덩요~"ㅋㅋㅋ ㅋㅋㅋ ㅋㅋㅋ

 

모르던 이들이 이렇게 쉽게 친해지고 다가갈 수 있는것은 [마라톤 ooo 동호 카페]만의 마법이랄 수 밖에..... ㅋ

정원님도 그런식으로 친해졌겠지만 언제부터 가까왔는지는 기억이 안난다. ㅋㅋ

 

사진 왼쪽부터 필명으로 이파리님, 고모레비(일명 고레), 정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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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의 축사 이후 고레형과 달려 나가기 시작.

이 형의 속도대로 1km 쯤 지나니 오버를 하고 있음을 내 거칠은 호흡이 귓속말을 한다.

걍 보내드리고 내 페이스를 한다고 했지만 워낙에 많은 인파의 흥청거림이 묘한 승부심을 발동시키며 헤치고 달려 나갔다.

계속되는 초반 오버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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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km 쯤 되니 벌써 죽을것만 같다. 물도 읎고.. 이건

준비성도 없고 공부를 싫어해서 찌라시를 안 봤더만 4km에서 준다고 했다며?

 

헐떡되며 이거 완주 못하면 개쪽인데 싶은 마음에 대충 달리다 보니

5km 지점쯤에 퍼져서 허우적 대는 친구 천운을 만났다.

 

"나 퍼졌어~!!" 

'세상에 풀코스 주자 천운이가 이런말을...???'

 

멋지게 앞 질러 발라(?)버리고 ㅋㅋㅋ

나도 곧 죽을등 살둥 달리는데 아무리봐도 옆 여성분 아는 사람같은데 혹시 아닐까봐 아는척 못하고 지나쳤다.

 

정말 6km 지점에서는 견디기 힘들더라!

내가 왜 여기와서 이 지랄(?)을 하고있나 하는 회의감도 들고... 어찌됬건 난 출발하던 지점으로 가야함이 더 괴로울 뿐이야.

 

멘탈은 이렇게 붕괴되었고, 이젠 반환점을 지나서 천천히 달리다 보니

'어랏 또 살짝 힘이난다?' 하면 조금더 빨리 달려보고, 급격 힘빠짐...

그러다 더 천천히 뛰는데 갑자기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 내용중에

 

"그래도 난 걷지 않았다"

 

강렬히 내 머릿속을 흔든다.

 

그래 걷지나 말자 하는 심정으로 7.5km 쯤 오니까 뭐라더러 진행요원이 이 구간은 빨리 달리는 곳이라고  소리쳐 안내해준다. 그래서 스프린튼가 짧은 영어 실력으로 머릴 굴려보지만  짐작만 될뿐....

또 힘을 내어 달리고 있었다.

남은 2.5km는 너무 먼길처럼 여겨지며 

 

지난주 일요일.

철원 대회 하프는 어떻게 달렸을까 의문이 새록새록 생기더라구.

하프는 하프대로 힘들었고, 10km도 그만의 힘듬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마지막 1km...

저기 저 곳이라고, 이제 다 왔다고하는 이정표는 시청을 가르키는데 길다. 끝도없이...

 

환호를 질러주는 자원봉사하는 소녀팬(?)들과 하이 파이브를 하고,

사진 찍어주는 촬영자 앞에서 멋진 표정과 그앞의 속도를 높여보고 하다보니

드뎌 결승점이 꿈 같이 보인다.

 

이젠 막바지 힘을 끌어 올려보자

와자자잣자 짜잣 짯자~!!     

 

골인~!!!

 

사는게 다 각자의 처지대로 힘들다.

이 수 많은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며 달렸을까?

 

그리고 또 어떤것을 자신의 몫으로 만들어 돌아갈까?

 

나에게 주어진 이 기쁨은 단지 단축된 기록만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 숨쉬고 있는 

자각을 하게 해준거라 여긴다.

 

개인 신기록 수립 51분 43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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