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복사골마라톤 하프 후기

새로운오후 작성일 13.10.09 17: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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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도 지난해 복사골마라톤 대회 때 처럼 걷지는 않았다.

그것만으로도 대 만족이다.

 

마라톤 시작한지 얼추 1년,

성장한 내 다리근육과 빠진 몸무게가 계속 나에서 성취감을 불어 넣어주고 있지만

조금더 기쁜건 당연히 17분 땡긴 기록 향상 됬음이야 !!

결국 나는 뭐래도 더 멋진 사람으로 바뀌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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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마라톤은 외로운 혼자만의 달리기고 했을까?

경쟁심리와 묘한 내안의 승부욕이 마라톤만한게 또 있을까 싶어.

 

달리다 지쳐 쳐질무렵 스쳐 지나가는 이름모를 여성분, 연세 드신 선배 달리미를 보면

다시 힘을 내게 된다. 앞서고 싶어서.

조금 더 젊다는 이유와 남자라는 생각 따위들이 엉킨다고 해야 하나?

 

작년에는 많은 분들이 걸어가는 모습을 봤는데

희한하게도 요번에는 걷는 사람을 몇 못 봤다.

조금 속도가 붙은 달미가 된 나는 그 수준의 레이스는 이미 벗어난것임을 이후 생각해 냈지.

 

부천은 내가 태어나지만 않았지 쭉 자라난 곳이다.

초중고를 나왔고, 원미산에서 올챙이 잡고 밤따고 아카시아도 따 먹고, 겨울이면 눈썰매에 칡도 캤다.

원미동에서 신혼집 시작을 했으며 우리 첫째 견우도 거기서 태어났다.

 

나는 달린다.

아직 풀을 베지 못했기에 정식 마라토너라고 할순 없겠지만 

이젠 부끄럼정도는 퇴치 되버린 런너다.

 

출발선 앞에서 울 회원들과 함께 점령한 뒤 총 소리에 맞춰

런타스틱을 작동, 뒷춤에 꼽으며 달려나가는데 (야! 내가 생각해도 맨 앞에서 튕겨 나감이 멋있다.)

벌써 저만치 풀그림형 앞서가시고, 최근 많은 대회로 무리했던 찌빠형은 천천히 시작 하려는게 느껴졌지만 그래도 금새 눈에서 사라졌다.

스타디움을 빠져나온뒤 뒷 주자들에게 양보를 하며 불과 3일전 30km LSD를 한 사람이 맞나 의아해 할 정도로 사뿐 사뿐 천천히 달리고 있었다.

작년 이 대회 그토록 힘들었던 8km 지점쯤의 고가도로 공포로 인해 초기 힘을 계산적으로 아꼈지만

막상 언덕을 만나고 보니 생각보다 수월히 넘어간다.

 

쵸코파이 하나 입에 물고 왼손엔 여유분의 바나나 하나 오른손으론 종이컵을 구겨 입에댄다.

쉬면서 음수를 했던 작년과 다르게 난 달리며 보충을 하고 있었지.  

 

16km 지점에서 항상 문제가 되고 있는 내 오른쪽 무릅의 살살 신호를 보내며 속삭임을 하더구만.

한술 더떠서 멘탈이란 녀석은

"이쯤 했으면 됬잖아? 너 계속 그러다 또 고생할라 그래?" 라며 거들고 나선다.

 

몰라 몰라 몰라 몰라 ~~~!!!!!!!!!!!

통증 고생은 나중이고 일단 더 질러 보았다.  

 

음수대에서 뜨거워진 무릅에 찬물을 끼얹고 나니 컨디션이 돌아온다.

속력을 높혔다.

 

어징간한 뒷 주자들은 내 달리는 모습을 바라보며

어쩌면 자세가 좋다고 처다보고 있을지 몰라~!

 

올해 초 여의도 송년모임에서 했던 3km 릴레이 경주때 뒤에서 치고 나간 천삼이의 모습을 볼때

느꼈던 그런 느낌?

" 느낌 아니~ 까~!! "

 

정말 천삼이는 단단한 요새처럼 넘지 못하는 성벽처럼 높아 보였다.

어쩜 그리 아름다운 자세로 멋지게 앞에 멀어지던지...

레이스를 잊고 잠시 감상에 젖었다니까 그냥~!! ㅎㅎ

 

 

마지막 3km 남았다. 18km를 달려온 것이다.

2km 남았다.
아직 힘이 남는다. 이런저런 생각과 되지도 않을 분석을 하며 달려오니 끝이 보여오네~!!

 

스타디움 옆길을 달리며 혹시라도 누가 마중 나와있지 않은가 찾아 봤지만

여기까지 나온 우리 회원은 없었다.

하지만 조금만 더 가면 누군가가 기다리고 있을것이다.

 

더 힘을 내어 운동장 안쪽으로 진입하니 아름다운 잔디구장 테두리로 빨간 트랙의 색깔이 너무 이쁘다.

'어쭈' 한놈이 나를 앞질러간다.

이것봐라~!! 끌어올린 내 발걸음으로 그녀석 꽁무니를 쫒아 힘차게 달린다.

 

100여미터 남은 지점에서 계속 이녀석을 따라가다간 사진에 친구처럼 찍힐듯하여

뒤를 흘끗 보고 앞과 뒤의 간격을 조절했지.

 

카메라맨 앞에서 나는 번쩍 양손을 들었다.

아~!! 아름다운 내 포즈

내 친구 천이가 나를 촬영하며 반갑게 웃는 입 모습이 점점 선명히 보인다.

힘차게 힘차게 힘차게 힘차게 힘차게 골인~~

 

1시간 54분 11초, 기록단축

(지난해 동일한 코스 : 2시간11분)

 

아름다운 내 인생을 위하여

만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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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인직후 달리기 어플 종료중.

걍 자동으로 쓰러진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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