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로퍼 리스토어

새로운오후 작성일 15.07.24 16:3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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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경 회사차를 타다가 퇴직한 상태라 차가 필요했고

새차를 산 선배가 낡은 93년식 갤로퍼 한대를 줬다.

 

아마도 이차의 첫 주인은 애지중지 했을테지만 몇차례 주인이 바뀌는 동안 관리가 이뤄지지 않았던듯..

내 손에 왔을때는 많은 병을 앓고 있었다.

계속된 잔고장으로 애를 먹였고, 잊을 수 없는 에피소드를 많이도 만들어 주었지.

 

최근 올드카 복원 붐이 일고 있던중 케이블 채널 더벙커에서 갤로퍼 리스토어를 방영한적 있었다.

 

 

 

<< 리스토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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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었던 차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 넣는 작업 과정을 보면서 감탄과 놀라움을 가졌는데

여기 나온차는 내가 몰았던 차보다 2년더 올드 버젼으로

나도 같은 차를 3년간 타면서 한번도 생각지 못했던 매력이 숨어 있었던 것이다.

 

차량을 전체 분해 해서 부식이 있던 철판은 새로 용접하고 다듬고..

바퀴와 휠 교체, 시트 교체, 기름때 묻은 프레임을 모두 걷어 내었다.

차의 생명이라고 할수 있는 엔진도 모두 분해해서 때를 벗기고, 패킹까지 세심히 교체하며 새차 수준으로 바꾸는 작업을 보는데 그것은 경이로움 이였다.

 

차 껍떼기 빼곤 모두 교체한것과 마찬가지로 바뀌었지만 이는 그냥 이뤄진것이 아니다.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 새차로 거듭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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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며칠 전 서울 둘레길 5구간을 달리고 있었다.

이때

수십년간 아무렇게나 관리 없이 살아왔던 내 몸을 생각하고 있었다.

무더위 속을 달리는 지금의 모습이야 불과 몇년전에 비해서 엄청난 건강맨으로 바뀌었는데

턱밑까지 차오르는 호흡과 분출되는 땀의 총량은 어디까지인지 모를정도로 젖은 몸으로 목적지를 향해가고 있었다.

달리고 있던중 

문득 갑자기 갤로퍼 리스토어 그 차량이 생각이 났다.

 

운동으로...

내 몸에 첫주인이자 마지막까지 써야할 내가 어쩌면 리스토어를 하고 있는 중이구나

내몸의 엔진 심장에 때를 벗기고 있구나 하는 그런 생각이 왜 그때 갑자기 났을까?

 

엔진은 흡입 압축 폭발 배기 과정 이라면

내 호흡은 흡입(가슴호흡) 압축(복식호흡), 폭발(움직임) 배기와 동일 하다는 생각을 하며 달리고 있었다.

 

내 낡은 엔진의 때묻은 피스톤을 닦아가는 과정이였다.

거친 호흡으로 때를 밀어내고 있다는 착각을 했고

전신에 솟구치는 땀으로 노폐물을 뽑아내며 닦는게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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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다 못해 십년탈 차도 끔찍히 관리하며 타는데..

내 몸을 잊고 살아왔던것에 반성한다.

 

 

운동은 내 몸 뿐만 아니라 내 인생까지 리스토어가 가능한 아주 값진 작업인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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