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씨름을 하는 중에 희소식이 한개 들려옵니다.
"4짜 쏘가리!"
영월에 쏘가리를 하러 가신 쏘가리의신 그녀석님이 4짜 쏘가리를 잡았다며,
다음날 쏘가리회에 소주 마실 파티를 급구 하셨고,
바다의 맨손 쌍끌이 귀릿님의 집에서
그 현란한 사시미 솜씨를 보여주겠다며
급 파티가 결성됩니다.
일요일,
처자식은 집에 버려두고 쏘가리회에 미친 남자가 용인 수지구에서 강북까지
장장 50킬로를 침을 질질 흘리며 달려갑니다.
가는 도중 사진이 한장 날아옵니다.
신선도 유지를 위해 택시에서 기포기까지 달고 쏘가리를 공수해오는 모습입니다.
이때부터 파티에 참석하기로 한 4명은 비명을 지르기 시작합니다.
요리의 대가답게 귀릿님은 이미 경건한 마음으로 음식 준비를 마친 상태 입니다.
실내건축기사님이 사케와 기타 잡것들을 준비하고,
귀릿님은 퍼렇게 사시미 칼의 날을 새우고 데코레이션 준비까지 완료 시켰습니다.
이제 귀한 쏘가리만 영접하면 끝입니다.
영월에서 구리를 들렸다가 온 쏘가리 입니다.
제일 큰놈이 4짜이고 나머지는 알아서 사이즈를 가늠해 보시면 됩니다.
쏘가리 피를 빼고 있는 귀릿님.
먹는 것만 더럽게 쳐먹을 줄 알았지, 이렇게 피빼는 모습을 보니 무섭기만 합니다.
피를 뺀 쏘가리 회를 본격적으로 뜨기 전,
한참을 피를 빼냈으나 칼을 드리대니 퍼덕거립니다.
완성된 쏘가리 회.
제일 큰놈은 회를 뜨고, 그다음 큰놈은 껍데기채로 그슬려서 회를 뜹니다.
쓸개는 꺼내서 소주에 풀어 쓸개주를 만들고 본격적으로 시식에 나섭니다.
민물고기 회는 처음 먹어보았는데..
비릿내 하나 없이 거의 질기다는 식감이 들 정도로 쫄깃합니다.
시가로 킬로그랩당 15만원 상당이나 한다니 귀한 음식이 맞긴 한가 봅니다.
여태 먹어본 회와는 레벨이 틀린 맛입니다.
회를 실컷 먹고,
맥주를 사러 갔다오니,
매운탕이 끓여져 있습니다.
헤집어 놓아서 비쥬얼은 이모냥이라도,
이 또한 엄청 귀한 음식에는 틀림없습니다.
맛이 깊고 단맛이 나며 무엇보다 의식이 멀어져가는 맛입니다.
정말 기가 막힙니다.
술안주로 전갱이 구이가 올라옵니다.
이 또한 노릇노릇 바삭하게 구워져서 아찔한 맛이 납니다.
이쯤 먹어두니 배가 터질 것 같았습니다만,
안주가 좋아서 인지 술이 취하지도 않았습니다.
고급 음식점에서나 먹을 만한 음식들을 기가막히게 만들어낸 귀릿님과,
신선한 식재료를 공수해 주신 그녀석님.
적극적으로 저를 초대해준 실내건축기사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포샵따위는 못하기 때문에 흔들린 사진으로 얼굴을 감춥니다.
담주에는 섬진강에서 쏘가리를 잡아오시겠다고 하셨으니,
그 때는 귀릿님의 허락여부에 따라 더 많은 인원이 쏘가리를 먹을 수 있을 듯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