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단독출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잡아도 혼자서 우와 하고 그걸로 끝이니까요.
옆에 아롱바롱님이나 오지와뿅뿅님이라도 있으면
"우워 ㅆㅂ!!!! 우어어어어엌"
해주는데 말이죠.
어쨌든 애기를 처형댁에 맡기고 집에와서 채비를 합니다.
쉐드웜 성애자는 아니지만 할줄 아는게 쉐드웜 스위밍밖에 없는
생초보 앵글러라서 쉐드웜을 달아 놓습니다.
그리고 간단하게 2태클만 들고 다니기로 굳게 마음먹습니다.
금일 새벽 늦잠을 자고 맙니다.
분명 4시에 시계를 맞춰 놓았는데 정신 차려보니 다섯시 반이더군요
양치만하고 모자 눌러쓰고 풀악셀로
월요일 아침 출근길을 피하기위해 빛의 속도로 경기도를 벗어납니다.
오늘따라 안개가 매우 짙습니다.
날씨도 괜히 쌀쌀하고요.
첫번째 목적지인 "봉서제"에 도착합니다.
네이년을 찾아보니 6짜가 나왔다고 해서 부푼 기대를 안고 물을 향해 내려갑니다.
하지만..
필드상황이 영 좋지 않습니다.
대낚 조사님이 지나가는 말로 호수 중앙 수심이 1미터가 안된다고 하더군요.
130킬로미터를 달려왔는데...
금요일날 수룡지 고풍지 잠홍지 등등을 다녀봤더니 충청권 가뭄이 심해서
수심들이 1미터를 넘지 못한다고 좌대 주인분께서 울상이셨습니다.
역시나 이 작은 봉서제도 상황은 마찬가지였습니다.
분노의 캐스팅을 했습니다.
10번 100번도 더 던졌습니다.
배스는 당연히 없어 보였습니다.
간혹 피딩을 뛰는데 금색이 번쩍거리는 것이,
자태 화려한 잉어만 코빼기를 살짝 비추고
배스 짜치는 보이지도 않습니다.
그러다가
가로세로 1미터 마름을 지나갈 때,
무언가에 걸립니다.
그냥 수초려니 땡겼더니 라인이 댄스를 춥니다.
여태 겪어보도 못한 입질인걸 보니...
무시무시한 녀석이 올라오네요.
처음입니다.
대왕 미꾸라지 같이 생겼는데 이빨이 정말 ㅎㄷㄷㄷㄷ..
뿌듯한 가슴을 안고 다음 장소로 이동합니다.
예당저수지 슈퍼좌대 포인트 입니다.
포인트는 개뿔... 물고기 숨을 곳도 없습니다.
기냥 오픈워터입니다.
웨이크보드나 탔으면 좋겠다하고 캐스팅 두어번 휘적대 봅니다.
물뱀인가요??
스팅거 웜만한 이쁜 뱀 한마리가 째려보고 지나갑니다.
괜시리 방해하는 것 같아 멋쩍어서 예당지를 버리고
다음장소인 무봉교 포인트로 이동합니다.
무봉교 역시 수심이 30 ~50㎝인데다가
물 또한 물놀이 하기 딱 좋을 정도로 맑습니다.
도대체 여기가 무슨 포인트라고..
배스 하는 사람들은 다 뻥쟁이 입니다.
숏바이트 한번 받고, 짜치 스위밍하는거 보며 담배한테 태우고
일찌감치 낚시를 마감하려던 찰나에
변들류님한테 카톡이 옵니다.
"대호만으로 가보세요. 가셔서 수로따라 버징 ㄱㄱ"
이분 말 듣고 서너군대 다녀봤는데,
올꽝에 초보는 도대체 감도 못잡을 필드를 자꾸 알려줘서 콧방귀뀌고 넘기려고 했으나...
이놈의 팔랑귀가 문제입니다.
이사람도 배스 준프로인데..
그럼 뻥쟁이인데...
60킬로미터를 달려 대호만 당진포리에 다다릅니다.
광할한 버징필드가 펼쳐져 있지만,
초짜에게 조딩이를 내줄 배스는 없나봅니다.
30분 정도 열심히 버징, 프리리그질 하다가 카톡으로 욕을 보내려는 찰나
대낚조사님이 갑자기 나타나셔서
물건너에 무료로 전환된 저수지가 하나 있다고 합니다.
"거기 배스 있어요"
"배스는... 없을껀데..."
무시하고 또 출발합니다.
대략 이런 필드 입니다.
배스 많게 생겼는데... 붕어만 작은입으로 수초를 핥아 먹고 있습니다.
얄미워서 봉돌 두개 달고 맞춰 버립니다.
봉돌 생김새가 영 좋지 않은 건 기분 탓입니다.
날씨 추우면 오그라 들게 생겼습니다.
펀칭 프리리그 버징 다 안먹습니다.
안먹는다고요!!! 내껀 왜 안먹어!!!
나름 어복 있다는 소리 듣고,
속성으로 장비 사모으고,
반백수 버프로 이리저리 많이 다녔지만,
배스 잡기는 참 힘든 것 같습니다.
실력탓은 안하고 장비가 부족한 것 같아서 또 사고..
웜 부족한 것 같아서 또 사고..
어느새 차 트렁크는 웜과 6개의 낚시대가 항상 준비 중입니다.
언젠간 저도 배가블강님처럼 뭐라도 던지면 뭐라도 나오는 실력을 갖게 될 수 있겠지요.
이상 허접한 조행기였습니다.
결론은 가물이 한마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루종일 배스 입질만 두번에 가물이 한마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부끄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