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재도전, 카트라이더 시 v. 1.1

후랑셩 작성일 05.05.14 10:4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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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하는 밤

집 앞 피시방은 밤에도
사람들로 가득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또 자리에 앉아 카트를 할 듯합니다.
늘어만 가는 경험치 점수를
이제 다 못 세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노란 장갑 하나에 시간을
초록 장갑 하나에 용돈을
파란 장갑 하나에 학점을
빨간 장갑 하나에 친구를
검은 장갑 하나에 애인을
무지개 장갑을 바라보며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장갑 하나에 잃어버린 것을 한 마디씩 불러봅니다.
카트할 때 막자를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마리드, 에띠, 디지니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무지개 장갑이 된 친구들의 이름과,
카트를 그만둔 사람들의 이름과
레트로, 솔리드, 세이버, 마라톤, 루루, 버스터, 연카
이런 차들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모두 내 차고에 있습니다.
루찌와 함께 쌓이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아직 집에서 절 기다리고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부러워
이 많은 RP가 쌓인 장갑 우에
무지개를 그려보고
다시 검은색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하는 막자는
부끄러운 실력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학기가 지나고 나에게도 방학이 오면
무덤 우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랭킹 우에도
자랑처럼 무지개가 무성할 게외다.


해설

카트라이더 무지개를 향한 작가의 집념을 엿볼 수 있는 시.

카트하는 밤

집 앞 피시방은 밤에도
사람들로 가득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또 자리에 앉아 카트를 할 듯합니다.

-> 아무 걱정도 없이 밤을 새고 카트를 하는 달관의 경지

늘어만 가는 경험치 점수를
이제 다 못 세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 RP가 꽤 많이 쌓였다는 것을 엿볼 수 있음.
아침까지 계속, 내일 밤에 또 계속, 청춘이 끝날 때까지 카트를 계속 하겠다는 굳은 의지의 표명.

노란 장갑 하나에 시간을
초록 장갑 하나에 용돈을
파란 장갑 하나에 학점을
빨간 장갑 하나에 친구를
검은 장갑 하나에 애인을
무지개 장갑을 바라보며 어머니, 어머니.

-> 계급이 하나하나 오를 때마다 그 대가로 잃어버려야 했던 것들을 나열함.

어머님, 나는 장갑 하나에 잃어버린 것을 한 마디씩 불러봅니다.
카트할 때 막자를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마리드, 에띠, 디지니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무지개 장갑이 된 친구들의 이름과,
카트를 그만둔 사람들의 이름과
레트로, 솔리드, 세이버, 마라톤, 루루, 버스터, 연카
이런 차들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모두 내 차고에 있습니다.
루찌와 함께 쌓이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아직 집에서 절 기다리고 계십니다.

-> 홀로 카트를 하며 친구들과 함께 했던 시절을 추억하는 모습을 통해,
시적 자아가 현재 왕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차고에 들어있는 차의 종류와 양을 볼 때,
꽤 많은 루찌를 모았음을 알 수 있다.
이 구절 마지막에 그는 잠 안자고 자신을 기다리는 어머니를 걱정하고 있다.

나는 무엇인지 부러워
이 많은 RP가 쌓인 장갑 우에
무지개를 그려보고
다시 검은색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하는 막자는
부끄러운 실력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학기가 지나고 나에게도 방학이 오면
무덤 우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랭킹 우에도
자랑처럼 무지개가 무성할 게외다.

-> RP가 많긴 하지만 그는 만족하지 못한다.
그는 무지개를 바라고 있으며, '검은색'이라는 표현에서 그의 현재 레벨이 검은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는 가끔 막자를 하며 울화를 풀기도 하는데,
그 이유를 실력이 부끄럽기 때문이라며 교묘히 변명하는 겸손한 모습을 보인다.
학기가 끝나고 방학이 오기만 하면 카트에 뼈를 묻겠다는 열의가 표현되어 있다.



원시

윤동주 시인의 '별 헤는 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차 있읍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하나에 추억과
별하나에 사랑과
별하나에 쓸쓸함과
별하나에 동경과
별하나에 시와
별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든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짬,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읍니다.
별이 아슬히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나린 언덕 우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읍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우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우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게외다.


100%창작이오.
참고로 이제는 무지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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