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공부하면서 글쓰기 힘드네요..ㅡ.ㅡ;
시험 기간이 아직 2주나 더 남았지만......그래도..한국보다는 편하군요.
저번에 3편을 올리려다가...어느 단어 하나때문에 걸려서...다 날라갔습니다..에휴.
어쨋든....3편..이제서야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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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는 다시 한번 분홍색 대아에 담겨진 빨간색 물을 바라보았다.
분명 그것은 피였다.
그런데, 굉장히 미스테리한 피가 걸레에서 나오고 있었다.
분명.
분명.
피가 사람 몸에서 흘러나와서...몇분이 지나면 피는 점점...고체로 응고가 된다.
딱지로 굳어서 딱딱...해진다는 말이다.
딱딱해져서 굳어진 피는 색을 보통 어두운 빨간색을 띈다. 우리가 평소에 보는 상처에 올려진 검은색의
그런 피딱지처럼 말이다.
그런데, 이 핏가루들은 매우 달랐다.
물에 담그자마자 살며시 피어 나오는 것은 물론, 색도 어두운 빨간색이 아니었다.
방금 막 나온 핏물처럼 새빨간 빛을 띄고 있었다.
'뭔가 이상한 구석이 있군...집에 들어온지 하루정도 되었어. 그리고 심령현상이 일어난 것은 어젯밤이고.
상민이 나에게 전화를 한것은 아침. 아마...11시 쯤...그리고 내가 집에 와서 지금 까지는 30분 정도가 흘렀는데.
음...1,2 시간도 아니고...몇시간이 흘렀는데, 계속 빨간색을 유지하는 피 응고체라...'
K는 빨간물이 들어버린 자신의 엄지손톱을 깨물고 씹었다.
약간 금속의 맛이 나면서 비릿햇다. 그리고 짭짤하기도 했다...피가 아닌것은 아닌데...
그는 문득 대아속을 바라보았다.
몇분이 지나자 핏가루들이 어느 이상한 형체를 이루기 시작했다. 원래부터 그래야 한다는듯이 이리저리
움직여가며 어느 모양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 핏방울들은 물이담긴 대아속에서 살며시 모여 선을 이루고.....어느 여인의 얼굴과 웃는 모습을 그렸다.
'이건.....설마, 이럴수도 있는 걸까....!?'
상민의 침실에서 본, 그 벽면의 웃음과 똑같은 모습을 그 대아속의 핏방울들도 똑같이 이루고 있었다.
'그랬군, 그거였어.'
K의 생각은 이랬다.
과학적으로 몇시간이 지난 피가 검게 변하지 않는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다, 물론.
하지만, 이 액체상태의 피에게 몇가지의 조건이 갖추어진다면, 과학적으로 설명을 할 수 있다.
액체가 고체로 변하는 이유는 온도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핏방울을 이루고 있는 분자들이 열을 잃으면서 서로 달라붙는다는 고리타분한 물리학적 설명은 머리가
굉장히 아프므로, 생략하도록 하겠다.
하지만, 우리가 핏방울에게 액체상태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는 따뜻한 온도를 공급해준다면,
이 일은 가능할 수 있다. 물론...'잘' 해야 한다는 조건도 붙는다.
하지만, 핏방울들이 그런 액체의 색을 이루면서 고체가 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빨간색을 이루면서 가루가 되고, 그리고는 이상한 형체를 이룬다는 것은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설명하기 힘들다.
핏방울을 영혼이 이루고 있다는 것을 빼고는...
에어콘이 가지고 있는 영혼은 이 에어콘의 피를 지배한다. 그리고 그 피는 그 영혼이나 마찬가지 인것이다.
이 두 문장으로 모든 것이 설명될 수 있었다. 물론.
과학자들의 비난과 비판은 저 멀리 지구밖으로 던져버려야 하겠지만.
'음....과연 상민이 이해할 수 있을지가 문제군..그리고...피를 자신의 영혼으로 조종할 수 있을정도면...
영파도 굉장히 강한듯하군. 주정(酒酊)대사님을 불러서 위령제를 올리는 것이 제일 빠른 방법이겠지만...
아무래도 한을 풀어주고 올려보내는 것이 뒷탈도 없겠지?'
K는 기분이 나쁜 핏물을 배수구로 흘려보냈다.
타박타박 거리는 고무 슬리퍼를 벗고서는 밖으로 나왔다.
"어떻게 된거죠? 걸레는 왜....?"
상민이 진지한 표정으로 K에게 물었다. 걸레를 보고 호기심 어린 표정을 지으며 화장실로 들어간 K의 모습이
심상치 않았던 모양이다.
"아...그것이...말이죠.."
"예...."
상민은 침을 꿀떡 삼키면서 다음 K가 할 말을 기다렸다.
"화장실에 휴지가 없네요."
"예?...."
"....."
"....."
K의 농담은 상민을 기가막히게 하지도 못했다.
"크흠...농담이구요....아무래도 제가 이 영혼과 대화를 할 필요가 있는듯 한데요.."
"대화요?"
상민은 '이 사람이 지금 무슨소리?'라는 말을 얼굴에 쓰고서는 물었다.
"예, 이야기를 좀 들어봤으면 해서요. 뭐 때문에 저 속에서 그렇게 웅크리고 있는지 말이죠."
K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말하자 상민은 '진짠가?"라고 속으로 생각하면서 대답했다.
"아, 그런가요...참 신기하네요. 귀신이랑 대화도 하고...재미있겠어요..하하.."
"하하...그리 재미있을수는 없어요. 언제나 보는 것만으로도 질릴 정도니까요...그리 좋지만은 않아요..."
집에 와서 대체로 밝은 모습만 보이던 K가 갑자기 슬픈 분위기를 띄우면서 대답을 했다.
상민은 '아차..'싶었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 무언가가 있는 것을 알았을지도 모른다.
"아,,어쨋든..잠시만 나가주시겠습니까? 냄새가 좀 나니까요..."
K는 자신의 청바지 오른쪽 주머니를 뒤적거리면서 말을 다시 이었다.
"무슨 냄새 말입니까?"
"아..이거죠. 제 냄새나는 친구.."
K의 손에는 초록색의 상자로 덮여져 있는 직사각형 모양의 상자가 들려 있었다. 그 상자에는 금색의 글씨로
'여래향'이라고 쓰여져 있었고, 그 밑에는 분홍색 연꽃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냥 향이 잖아요?" 상민도 '뭘 별걸 가지고..'라는 생각을 하며 말했다.
"하하...그냥 향치고는 좀 특별하죠."
K는 살짝 웃으면서 옷 주머니에서 파란색 라이터를 꺼냈다. 그리고 상자를 열고 5개 정도를 집었다.
"자..코를 좀 막으세요..." 그러고는 K 자신도 커다란 빨래집게를 어디서 구해왔는지 코에다가 찝는다.
곧 이어서 회색의 유령과 같은 향이 조그마한 불꽃에서 피어나왔다.
점점 올라가던 향연기는 조금씩 상민의 코를 찌르기 시작했다.
"컥! 콜록.... 콜록....!"
연기는 정말 매웠다. 물에 젖은 종이에다가 휘발유를 부어서 태우는 것 처럼 냄새가 장난이 아니었다.
자신의 코를 찌르면서 머리까지 진격해 오는 연기를 피해서 그는 문밖의 자신의 벙커로 몸을 피했다.
"그럼 잘 부탁 드립니다!" 상민은 급히 뛰어나갔다.
쾅!
"참..이럴 줄 알았다니까...냄새가 죽여주는군...크..." 그는 침대위에 앉아 푹신푹신한 스프링을 즐겼다.
몇 분이 지났을까.
'여래향'에서 나온 옅은 검은색의 고약한 연기가 방안을 가득 메웠다. 하지만 앞을 못 볼 수준은 아니었다.
그리고...
K는 방안에 일어나는 변화를 볼 수 있었다.
바닥과 벽면에 조금조금씩 움직임이 보이기 시작했다.
조금조금 움직이던 핏가루들이 마구마구 움직이기 시작했다.
K는 굉장히 큰 변화를 벽면에서 볼 수 있었다.
어느 여인의 미소짓는 얼굴을 이루던 핏가루들이 조금씩 조금씩 에어콘쪽으로 움직여가기 시작했다.
꺄아아아아아아악~ 꺄아아아아아아~~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하이톤의 보이스와 창과 같은 날카로운 소리가 방안에 울려퍼졌다.
"크윽, 이런것은 생각도 못했는데......" 그는 양쪽 검지 손가락으로 귀를 꽈악 막고는 중얼 거렸다.
'아 진짜...줄리안신부님이 주신 성수가 어디있더라...'
그는 자신의 바지 뒷주머니를 급하게 뒤졌다.
'찾았다!' 그는 자신의 손안에 쥐여져 있는 조그마한 화장품 샘플 병을 기쁘게 들어올렸다.
여전히 귀신의 귀곡성이 그의 귀를 괴롭혔지만 그는 뚜껑을 돌려서 열었다.
"이거나 먹고 닥쳐라!!"
K는 성수를 쥐고서는 벽면과 에어콘에 휘어 뿌렸다.
성수를 맞은 핏방을과 벽면의 핏방울 초상화는 빠르게 기화하여 빨간색 연기들이 에어콘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꺄아아아아...꺄아아...아아...아....아..
그의 귀를 괴롭히던 히스테릭한 여자귀신의 귀곡성이 사라져 갔다.
'내가 이 정도 괴롭혔으면....나올 법도 한데....' K는 속으로 생각하면서 주머니를 다시 바지 뒷주머니로 옮겼다.
'이거면 되겠지? 후후..' 그는 승리를 잡은듯한 미소를 지으며 무언가를 기다렸다.
잠시 후.
에어콘에서 변화가 일어났다. 에어콘의 입구에서 회색의 빛을 띄는 연기가 점점 새어나와서 창문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어디를 가려고 하시나? 남자를 그렇게 바람 맞추시면 못쓰지!"
그는 재빨리 창문으로 향했다. 주머니를 뒤지고 있던 그의 손에는 나무 젓가락 두개가 들려있었다.
그는 재빨리 젓가락 한짝을 창문에 꽂았다.
그리고는 또 다시 발을 움직여 문에 나머지 젓가락 한짝을 꽂았다.
"내가 밥 먹을때 많이 쓰기는 하지만 효과에는 차이가 없을 거다...하하..."
그의 젓가락 위에 적혀져 있는 桃(복숭아나무 도)자가 그의 말을 증명하고 있었다.
"미안...복숭아 나무는 아가씨 같은 새침떼기 귀신한테 더욱 더 효과적이죠...저랑 차한잔 하시는게 어떠신가요?"
그러자 그 형체는 커다란 공 모양을 만들어서 그를 향해 날아왔다.
그는 몸을 재빨리 피해서 에어콘 쪽으로 문을 향했다. 그러고는 에어콘에 연결 되어있던 콘센트를 뽑았다.
"이런..이런...또 딱지 맞았군...대답은 '시간없어요'인가?"
K는 그 회색연기를 가지고 노는 듯 했다. 말투며 행동이며 매우 능숙했다. 그저 화가 난 고양이 한마리를
털실로 약올리며 노는 꼬마아이 같았다.
-네 놈은 뭔데 나를 이리 못살게 굴어!!!
회색 연기에서 커다란 영파가 뒤섞인 목소리가 K의 귓고막을 뒤흔들었다.
"이런...조용히 말해도 들리니 스피커 좀 줄이는게 어때?" 그는 여전히 귀신을 약올리고 있었다.
'이렇게 화가 나 있을것이라고 예상은 했는데..음...그래도...심하지는 않은 것 같군.' 속생각은 달랐다.
-나는 그저 에어콘을 쓰는 사람들이 미워! 밉다고! 내가 뭘 잘못 한거야!
"잘못 한거 많으니까 내가 맴매하러 왔겠지? 에어콘사용협회를 대표해서 내가 온거라구"
그런 협회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너...왜 죽은거야?"
그는 여유롭고 장난기 넘치는 모습은 버리고 귀신과 마주했다.
-그건 네가 상관할 것이 아니잖아.
분노에 찬 차가운 여인의 목소리가 방안을 울렸다. 하지만 그 목소리는 자뭇 슬프게 들렸다.
"너, 아무 기억도 없는거야?"
그는 재촉해서 물었다.
-.......
아무소리도 대답하지 않는다.
"설마 자기가 죽을때를 기억하지 못하는 귀신이 없지는 않겠지?"
그런 귀신이 없지는 않다. 어느 한곳에 머물르는 지박령들은 그런편이 많으니까.
그리고는 그 곳을 지나는 사람들을 자신과 똑같이 죽게 만든다.
하지만, 이 귀신은 사람을 무섭게 할줄도 알고, 벽면에 자신을 만들줄도 알면서, 신기가 있는 사람에게는
자신의 영파를 통해 말도 할 줄도 안다.
한이 많이 서렸을지도 모른다.
-.................
다시 한번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무언가를 망설이고 있는 것일까.
자신이 죽었을 때의 기억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부끄러워서 말을 못하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자신이 죽을때의 기억이 너무나도 잔인해서 그런 것일까?
"말을 하기 싫은 것 같군...그러면 나는 가야겠군..한을 풀고 싶지도 않고..의지도 없고..편해지고 싶지 않은가?
나도 왠만하면 도와주려고 했더니..."
그는 쌀쌀맞은 말을 날리면서 밖으로 나가려고 문고리를 잡았다.
-가...가지마...기..기다려! 가지마!
무언가를 담은 슬프고 높은 여자의 목소리가 K의 발목을 잡았다.
'그렇게 나와야지......'
K는 속으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다시 몸을 문쪽으로 돌린다.
"뭐? 가지 말라고? 너, 이야기하기 싫다며? 아까 그렇게 소리를 칠떄는 언제고..?"
그리고는 다시 문고리를 잡았다.
끼이익...
문고리가 반쯤 돌아가고 있었다.
-아..아니야...이야기 하고 싶은게 있어. 정말로...!
그렇게 사납던 목소리가 양같이 얌전해졌다. 그래도 에어콘에서 이승을 떠돌고 싶지는 않았을거다.
귀신들이라면 이승보다는 하늘로 올라가서 편하게 되는 것이 좋을테니까.
사람들이 굉장히 더운곳에서 땀을 뻘뻘 흘리면서 굉장히 고통스러워 하다가
시원한 바람이 그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과 비슷하다고 이야기 할 수 있다.
-이리 다가와봐...
아까 까지만 해도 그에게 그렇게 따갑게만 대하던 그 귀신이 이제는 오라고 한다.
K는 발걸음을 조심스레 움직여서 다가갔다. 그리고는 한손에는 고동색 나뭇빛의 염주를 감았다.
그를 속이면서 몸을 얻으려는 짓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는 긴장을 풀지 않았다.
귀신을 이루고 있는 회색 연기는 어느 긴 생머리 여자의 형상을 이루었다.
그리고는 K의 머리에 손을 얹었다.
그 귀신의 손이라고 그리 특별히 느끼는 것은 없다. 대체로 액토플라즘을 이루고 있거나, 그냥 아무 느낌도
나지 않는다. 그저 K에게는 그 손이 자신의 머리위로 오는 것을 느낄 뿐이었다.
-그냥 받아들여줘...많이 기억이 안나...미안...
K는 눈을 감았다.
검고 검은 그의 마음속 앞에 빛이 보였다.
그러고는 그의 의식을 다른 곳으로 데려가기 시작했다. 그는 그 귀신의 기억 속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리라.
그러고는 머리속에는 영화의 필름과 같이 무언가가 휘휘휙 하고 지나갔다. 그리고 맨 처음 나온 장면은...
어느 여자를 커다란 정육점 칼로 도막을 내고 있는 유혈한의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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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들은...게시판을 몇번 넘기시면 보실 수 있구요..ㅡ.ㅡ;
다음회나 아니면 다다음회 쯤 1부가 끝날듯...
성의가 담긴 이유있는 비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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