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아주어릴적 일입니다. 그때는 집이 없어 다른집에 세들어 살 때 였죠. 그집은 화장실이 밖에 있었는데 집하고 거리가 멀어 밤에 혼자 화장실 가기가 무서웠죠. 어느날 자다가 소변이 마려워 일어났습니다. 그냥 잘까 하다가 그랬다가는 이불에 지도를 그릴것 같아 화장실로 갔죠. 그때 우리집은 화장실 위에 옥상이 있었고 화장실은 집하고 대략 15미터 정도 떨어져 있었어요 밖에 나와 화장실 쪽을 보니 이상한 사람형체의 하얀 무언가가 화장실 앞에 있는거 아닙니까. 신기하게도 온몸이 안개에 가려졌다고 할까요. 뿌연 빛이 난다고 할까요. 표현하기가 어렵지만 확실한건 사람은 아니라는 겁니다. 그게 서서히 움직여서 옥상으로 올라가는데 사람은 걷을때 어깨가 앞뒤로 움직이잖아요. 그런대 이 물체는 그런것도 없이 자기부상열차 마냥 스르르 앞으로 이동하는 겁니다. 옥상으로 올라가는 그 물체를 자세히 보니 다리가 없어요. ㅜㅜ 저는 겁에 질려서 집으로 뛰쳐 들어와 벌벌 떨면서 잠이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물체가 여자에 가까웠던것 같습니다. 저는 이일이 겁많던 어린시절의 환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군대를 제대하고 큰이모집에 놀려가서 이 이야기를 해드렸더니 이모왈 "내가 옛날 너희 집에 잘 놀려가지 않았던 이유가 있는데 이상하게 밤만되면 밖에서 발소리가 들리더라. 내가 누군가 볼려고 나가면 발소리가 멈추고 들어가면 발소리가 다시들리고 그래서 내가 너희집에 잘 안갔다 아이가(경상도 사투리)." 그리고 저희 어머니께서도 옛날 살던 동래가 안좋은 소문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나서 저의 어릴적 환상이 서서히 공포로 변해갔습니다,. 과연 제가 어릴적에 본 그 물체는 무었이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