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조그마한 단칸방 천장에 매달려 있는건 분명한 내 남동생 현욱이다. 열려있는 문틈으로 바람이 들어오자천장에서 삐끄덕 삐끄덕 거리는 소리가 난다. 아아.. 헬쑥 해진 내 동생은 바람에도 밀리고 있는 것이다. 슬픈눈으로 현욱이는 내쪽을 응시하고 있다. 분명 살아 있지 않아 동공이 반사 돼지 않았지만.. 지금 현욱이는 내앞에서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
마치 시계추 마냥 좌우로 흔들리는 현욱이의 모습을 보다가 문득 뇌리를 스쳐가는 현욱이의 한마디가 있었다.
'친구들이랑 잘 안돼..'
분명 이건 따돌림이다.
잠깐 ..?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받았다고 ? 고작 1학년 중학생 녀석들이 그딴 어이없는 짓으로 죽음까지 몰아가다니.. 분노가 끓고 끓었다. 아아 우선 사랑스러운 현욱이를 편하게 눕혀놔야 겠다. . . . . . . . . . .
현욱이를 방한가운데 편하게 눕혀놨다. 갑자기 배설물이 나와 당혹스러웠지만.. 그러려니 해야 겠다. 방문은 자물쇠를 꼭 잠가 두었으니 당분간은 안전할 것이다.
이럴땐 정말 가난이 징그럽게 싫어진다.. 총을 구하면 효과 적일텐데.. 고작 칼이라니.. 혼자 잘해낼수 있을지도 걱정이였다.
어느새 우리 현욱이 반이였던 1학년 1반에 도착했다. 아주 다행히도 1반은 첫반이라 1층에 있다. 수업 시작한지는 얼마 안된것 같군..
그래도 막상 일을 벌이려니 벌써 부터 오금이 저리다. 하지만 현욱이를 편히 잠들게 해야만 한다. 눈도 감지못하고 죽어버린 우리 현욱이를 위해서라면..
'드르륵'
"자 이 27번 읽어 보세... 저기 무슨일로 오셨죠 ?"
"현욱이 보호자 돼는 사람 입니다."
"현욱이?"
이 시뻘건 립스틱을 칠한 년은 전에도 본적이 있다. 학부형 참관일날 분명 본적이 있지.. 우리 현욱이의 담임돼는 사람이다. 분명 그럴것이다. 이년은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손을 휘휘저었다.
"근데 무슨일이 시죠 ?"
'푸욱'
손에든 신문지로 그녀의 복부를 찔렀다. 신문지가 스르륵 벗겨지면서 날이잘선 시퍼런 칼이 나왔다. 그리고 내앞에 있는 이 화장품 덩어리 여자는 힘없이 쓰러져 버렸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였다. 나는 바로 앞에서 넋나간듯한 표정을 지은 한 여자아이의 머리채를 잡았다.
"다들 자리에 그대로 앉아 !!! 한명이라도 나가면 이 여자애 머리가 없어 질줄 알아 !!"
아이는 쩌렁 쩌렁 울려 대는 비명을 질렀다. 하긴 이런 아이가 우리 현욱이에게 무슨짓을 했겠냐마는 분명 괴롭히는 모습을 보고도 아무 말 없었던것이 분명할 것이다. 구경꾼도 죄가 있기 마련이다.
아이들은 움직임은 잠시 멈춰졌다. 그래도 친구인지라 자리를 뜨지 못하는 것이다.
분명 이 아이들이 전부다 덤빈다면 내가 위험할지 모르지만 '인질' 이라는 가장 좋은 무기가 내게 있다. 이 싸움의 주도권은 나에게 있다.
그런데 남자 아이들 몇명이 일어 나더니.. 앞으로 걸어나오기 시작했다.
"지..진짜 찔러 죽여버릴꺼야아 !"
그 아이들은 피식 웃더니 나와의 거리를 좁혀가고 있었다. 안돼.. 안돼.. 이건 계산에 어긋나는 일이다. 극도로 흥분한 탓에 볼은 붉게 달아올랐고 식은땀이 삐질삐질 흘렀다. 결국 해서는 안됄짓을 범해 버렸다. 나는 손에 들린 칼을 그녀의 가슴팍에 쑤셔넣었다.
하지만 이게 왠일일까.. 아이에게선 피한방울 나오지 않았다. 그저 멀뚱멀뚱 내얼굴을 보고 있을 뿐이다. 이윽고 남학생 몇명의 억센팔에 이끌려 난 바닥에 내동댕이 쳐졌다.
그리고 그 망할 선생은 배를 잡고 쿨럭쿨럭 기침을 해가며 일어나 버렸다. 죽지 않은 것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다치지도 않았다. 이럴순없어.. 이들은 악마다 !
그순간 내 시야 앞에 있던 남학생들의 얼굴은 인간이 아니였다. 나는 '꿈일거야' 하는 생각을 쉽게 버리지 못했다.
하지만 그들의 끔찍한 얼굴은 점점 내 시야를 좁혀들어 갔다. 심장이 터질듯하게 쿵쾅쿵쾅 뛰고 있다.
"꺄아아아악 안돼 !"
. . . . . . . . . . . . . . .
"미친여자래요"
"뭐야 그런거였어 ?"
"그 여자 동생이 수년전에 죽었거든요 자살로.. 그것때문에 정신이 헤까닥 했나보죠 뭐"
"그래서 ?"
"그래서 긴요.. 안쓰럽게 생각한 그쪽 건물주가 단칸방 하나 공_짜로 줬습죠"
"근데 왜 수년동안 아무일없다가 지금 ?"
"옆방에 자주 놀아주던 고시생이 있었는데 그 고시생이 시험에 또 떨어졌거든요. 비관자살 이였어요"
"그게 무슨 상관인데"
"아 거참 이형사님 답답하십니다. 자기 동생도 목메달아 죽었는데 그거 보고 갑자기 생각 난거 아임까"
"그래서 지 부엌놀이 장난감 칼 들고간거라 이거지 ?"
"그렇죠 마을에서도 되게 유명한 미친 여자 였데요. 자기가 찔렀는데도 안죽으니까 미친듯이 흥분하다가 혼절 해 버렸는데 그게 심장마비 였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