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 이야기..(저의 실제 경험담)

용팔쒸 작성일 10.07.17 18:3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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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초등학교때 일이었습니다. 

 

집안형편이 넉넉치 않아서 아파트 반지하에서 살았었고

 

현관문이 제 방 바로 옆에 있어서 집에 누가 왔는지 쉽게 알아차릴 수 있었습니다.

 

당시 스타-브루드워가 발매되어서 학교를 가야하는데도 새벽 늦게까지

 

싱글플레이에 미쳐있었죠.

 

새벽 2시가 다 되고서야 눈이 살짝 풀리고 졸음이 오기 시작하는겁니다.

 

슬슬 자볼까 하고 컴퓨터 전원을 내리는 순간.

 

 

 

'끼~익..찰칵' 하는 현관문이 열렸다 닫히는 소리가 나더군요.

 

'어? 아빠 이제 오셨나?' '아닌데..아까 아빠 주무시고 계셨는데..' 라

 

생각하곤 제 방에서 현관문으로 가보려했는데..

 

갑자기 제 방 문을 누군가 슬쩍 열어보는게 아닙니까..

 

 

 

그 장면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네요.

 

문 틈에서 사람 눈만 보이는게..

 

정확히 그 '눈'은 아버지가 아니었습니다. 그리곤 방문을 소리 없이 닫고

 

제 앞으로 오는데.. 태권도,유도 다 필요없었습니다.

 

몸이 말을 듣지 않고 다리는 그 어떤 나무의 뿌리보다 단단하게 굳어져 버렸습니다.

 

소리도 지를 수 없을 만큼 숨통이 마구 조여오고..

 

손에 든 칼을 본 순간, 진짜 지릴뻔했습니다.

 

 

 

하지만 더욱더 무서웠던건..틈 사이로 보인 눈, 손에든 칼이 아니라

 

도둑의 실체였습니다.

 

그 도둑은 당시 제가 다니던 초등학교 수위 아저씨였거든요.

 

 

 

정말 우습죠? 학교에선 학교 조경과 잡일을 하시며 아이들이랑 웃으며

 

지내는 분이셨는데..그 아저씨가 저희 집에 무장강도로 들어왔다는게 참 우습더라구요.

 

선생님,학교 관련된 공무원분들 가리지 않고 항상 인사 잘 다닌 편이라

 

저를 알아주시는 분들이 많았거든요. 네..물론 지금 수위아저씨도요..

 

 

 

서로의 얼굴을 확인하는 순간.

 

수위아저씨는 얼마나 당황했는지 칼을 내동댕이치며 도망가버렸고

 

저는 그제서야 '아빠!!!!!!!!!!!!!!!!!!!!!!' 라고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습니다.

 

 

 

도둑이 도망가면서 닫는 문소리와 저의 비명소리에 깜짝 놀라 달려오신 부모님..

 

제 방에 상황을 보고 아버지는 한마디도 없이 그대로 뛰쳐나가셨고

 

어머니는 112에 신고하고 저를 달래기 시작하셨습니다.

 

 

 

경찰이 왔고 칼을 따로 챙겨서 경찰서로 갔습니다.

 

경찰서에 가서도 얼마나 긴장이 되고 무서웠던지..횡설수설했던 기억이 나네요.

 

아무튼 어머니와 경찰서에서 진술하고 있는 중에 아버지가 오셨습니다.

 

 

아버지 혼자가 아닌 그 수위아저씨랑 말이죠..

 

결국엔 말한마디 없이 뛰쳐나가시더니 잡아오셨더라구요.

 

(저희 아버지는 사설 경비업체에서 오랫동안 근무하셨던 분입니다.)

 

 

 

경찰서이고 부모님도 계셨지만 당최 입이 떨어지지 않더군요.

 

처음으로 집안에 들었던 도둑이고 처음으로 마주친 도둑이었기에

 

너무 쇼크가 커서 그런것 같았습니다.

 

 

 

진술 과정중에 수위 아저씨가 범행을 인정하게 되서 사건은 수월하게 마무리 되었고

(당시에 어떤 처벌이 이루어졌는지는 부모님께서 아직도 말씀 안해주십니다.)

 

학교에선 그 아저씨를 다시는 볼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저희 아파트에 몇차례 좀도둑 사건이 좀 있었는데 그 모든 사건의 소행범이

 

수위아저씨였다네요..그리고 수위아저씨의 집은 같은 아파트 반대편 건물이었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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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일 떠올리면서 적다보니 또 생각이 나서 기분이 좀 안좋네요.ㅎㅎ

 

여름철에 문단속 잘 하시고..만약을 대비해서 집안에 호신술용품은 하나씩 챙겨놓으시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뭐 저처럼 굳어버린다면 무용지물이겠지만요..ㅠ.ㅠ

 

이상 제가 겪었던 도둑 이야기 입니다..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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