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버지는 아들중에 셋째지만 고모까지 합치면 8번째 자식이 됩니다.
장손위주의 한국 사회에 8번째 자식의 막내 아들이라 그런지 친할머니와는 살아 생전에 정답게 지냈지 못했고,
재롱도 잘 피우지 못하고 자랐습니다. 명절때말곤 거의 얼굴도 못보고 지냈습니다.
어느덧 제가 성장하는만큼 할머니는 연세가 많아지시고 많이 병약해지셨습니다.
병원에 입원하시어 산소호흡기를 다시고 오늘 내일 하는 시기였습니다.
평소 남아닌 남처럼 지내온 사이라 현실감이 전혀 들지 않고 , 무기력하게 형식상으로나마 할머니의 안부를 묻고 병문안을 하고 했죠.
문제의 그날
이상한 꿈을 꾸게 됩니다.
제가 어딜 가려고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신기하게도 그 버스정류장은 제가 항상 타는 버스정류장이 아니라 할머니의 생가 근처이더군요.
버스를 기다리다가 너무 안오는겁니다.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하얀 버스가 한대 서더군요.
버스를 타려고 지갑에서 돈을 꺼내려는데,
버스안에 할머니가 매우 슬픈표정으로 저를 쳐다보시고 계시는겁니다.
그모습을 보고 넋이 나갔습니다.
그래서 정신 차리고 탈려는데 버스 기다리던 그 많던 사람이 한명도 없는겁니다.
이상하다 싶어서 버스를 타려고 다시 버스를 쳐다보았는데,
할머니가 고개를 저으셔서 타지말라고 의사를 하시는 겁니다.
왜 타지말라고 하시지 생각하고
버스 안에 승객들을 보니,
글쎄 전부 검정한복을 입고 있었고 나이들어 내일 돌아가셔도 이상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인겁니다.
다른 젊은 사람은 다치거나 아파 보였고...
그래서 그대로 버스가 가게 내버려두자, 할머니께서 저를 계속 쳐다보시며,
무언가 하지못한 말씀이 있으신듯 보였습니다.
그꿈을 꾸고 새벽2시에 전화가 왔는데 병원측의 실수로 산소호흡기를 가족분들이 오기전에 먼저 때어버렸다고 돌아가셨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만약 제가 그 버스를 탔으면 어떻게 되었을지...
이글쓰다보니 생전 할머니께 잘해드리지 못해서 정말 죄송하고, 늦었지만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