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대펌
정박사와 영도 일행은 엠뷸런스를 그대로 몰아서 여의도의 MBS홀로 갔으나, 보기좋게 입구에서부터 저지당했다. 정박사는 끝까지 들어가야겠다고 난동을 부리자, 결국 정문의 경비들에 의해 밖으로 쫒겨났다.
영도는 어머니가 걱정되어 먼저 가겠다고, 지하철을 타고 이대역으로 가고, 정박사일행은 체념하고 방송국 앞에서 망연자실하게 있었다. 어디든 일단 가야 하겠다는 생각에 다시 엠뷸런스에 탑승했다.
“으으으...”
병원에서 탈출한 사람중 괴물체에게 물려 상처를 입은 여인의 상태가 심상치 않았다. 항생제도 투여했고, 찢어진 부분은 엠뷸런스에서 확실히 조치를 취해놓았는데, 여인의 상태는 갈수록 안좋아졌다.
체온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었고, 헛소리를 한번씩 하더니 곧 의식을 잃어버렸다.
정박사가 외쳤다.
“환자 혈압이 떨어지고 있어! 산소 공급 높이게!”
“예, 그런데 수혈은 안해도 될까요?”
김조교가 박사에게 물었다.
“허어, 이거 큰일이구만. 이보게 심허성.”
“예, 박사님.”
“우선 가까운 병원으로 향하기로 하게.”
“알겠습니다. 종로에 S대학병원으로 가겠습니다. 거기에 제가 아는 의사가 몇 명 있습니다.”
“그렇게하게.”
그런데 엠뷸런스가 마포대교를 건너 신촌을 지나갈 때 문제가 발생했다. 전경들이 신촌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나가실수 없습니다.”
“지금 위급한 환자를 싣고 있습니다. 빨리 병원에 가봐야 합니다.”
“안된다니까! 지금 종각쪽 까지 전부다 소요지역이요. 가실수 없어요.”
“소요지역이라니요?”
“지금 미상의 폭도들이 동교동, 홍제동, 신촌, 이대앞, 종각까지 점거를 한 상태요.”
“폭도...라면?!”
신촌 현대백화점 댓거리쪽으로 한무리의 사람들이 다가오고 있었다. 아니, 사람이 아니었다. 그것은 병원에서 봤던 괴물체들이었다.
'이럴수가! 단 몇시간만에 괴물체의 수가 이렇게 많아지다니... 하지만 어떻게...?'
- 뚜---뚜---삐이이이이...
“환자의 심장박동이 멈췄습니다. 박사님!”
김조교는 폭도들을 보며 멍하니 생각하다 정신을 차린듯 외쳤다.
“디피(difibrillation:심장전기충격요법) 준비해!”
“예!”
- 지이잉---
“클리어!”
-퉁!
- 지이잉---
“클리어!”
-퉁!
- 지이잉---
“클리어!”
-퉁!
-삐이-.
“살아나! 살아나라! 살아나!”
- 지이잉-.
-퉁!
- 지이잉-.
-퉁!
- 지이잉-.
-퉁!
-삐이-.
“박사님! 이미 죽었습니다! 할만큼 다한겁니다!”
“이거놔! 놓으란말야!”
김조교와 한동안 실랑이를 벌이던 정박사는 제풀에 지쳐 주저앉고 말았다.
여인은 이미 사망했고, 갈비뼈가 다 부러져 몸의 모양이 이상하게 비틀어져버리고 말았다.
김조교는 할말을 잃은채, 죽은 여인을 멍하니 바라보다 자리에서 튕겨나듯 일어서서는 여인의 팔과 다리를 꽁꽁 묶기 시작했다.
“뭐하는건가. 살려낼 방법이 있는건가?”
다 지친 목소리로 정박사가 물었다.
“박사님! 한번 지켜보십시오! 이 여인은 그때 그 에이즈 실험군과 같은 증상을 보일지도 모릅니다!”
그때였다.
밖에서는 아수라장이 펼쳐졌다. 괴물체들은 전경부대를 공격하기 시작했고, 몇몇 전경은 끌려가서 갈갈이 찢어져서 굶주린 괴물체들의 식사가 되었다.
전경중 일부는 저 폭도들이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직감하고는 도망가기 시작했고, 너무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자, 전경버스로 폭도들을 저지한후 전경들을 태워 철수하기 시작했다. 거리고 수백... 아니 수천의 괴물체들이 버스를 넘어 전경들을 공격하려 했다.
“오, 이런! 안되!”
운전석에 앉아 괴물체들과 전경들을 바라보던 심허성이 외쳤다.
괴물체들은 버스를 밀어서 넘어뜨렸고, 버스의 쇠창살을 뜯어내고 들어갔다. 버스 아래쪽으로 피가 냇물처럼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지옥 그 자체였다.
“심허성씨! 우선 우리는 여기를 벗어납시다! 환자는 이미 죽었으니, 병원으로 갈필요는 없겠고. 강화도 쪽 가천의대에 연구실 시설이 있지요?”
“예, 있습니다.”
멍하게 참혹한 관경을 바라보면서 길병원의 젊은 의사는 답했다.
“우선 그쪽으로 갑시다. 이 여인이 우리에겐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겠네요.”
방금 본 참혹한 관경을 보고 충격에 얼이 빠져있던 심허성은 조교의 말을 듣고서야 정신을 차리고 차를 몰기 시작했다. 아직도 저쪽에는 다쳐서 미처 피하지 못한 전경들이 있었는데, 그들은 비명을 지르면서 괴물체들에게 끔찍하게 죽어갔다.
차를 돌려 강화도로 가는데, 김포를 막 지났을때 쯤이었다.
-삐이-----뚜.......뚜.......뚜.......뚜
“보십시오! 박사님! 그때 그 환자들과 똑같이 느린게 심장박동이 시작됬습니다!”
“그...그렇군. 허어, 그럼 이 여인도 그 초기 실험체 환자들과 같이 된건가?”
“그...그런 것 같이 보입니다. 그 괴물이 된거죠.”
얼마뒤 여인이 눈을 떴다.
옆에 김조교와 정박사가 앉아있는 것을 보고 달려들었으나, 김조교가 여인을 미리 묶어둔 상태라서 움직이지 못했다. 여인은 흉악한 표정으로 계속해서 두사람을 향해 입을 벌리고는 달려들었다. 김조교는 자신의 벨트를 풀어서는 여인의 입을 막아 침대에 묶어버렸다.
“이 여자를 해부 해보아야겠네.”
그러자 앞엣허 운전하던 심허성이 놀라 외쳤다.
“예?! 박사님...그래도 이 여인은...”
“아니네, 아니야! 지금 이런 위급한때 자네 지금 인권 나부랭이에 대해 씨/부릴생각인가?!”
"박사님 말씀이 옳습니다! 지금은 그런거 생각할때가 아닌것 같군요. 심허성씨는 계속 운전해서 가세요!"
김조교도 박사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하지만...”
“연구실로 가세.”
길병원에 도착한 심허성은 자신의 연구실에 두사람을 안내했다. 여인을 묶은 침대를 연구실로 가져와서는 세사람은 여인을 샘플로 연구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