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일본에서...

악질이~~ 작성일 07.07.25 19: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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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19살 고3이 되던 때 수능을 끝마치고 일본으로 여행을 갈 참이었습니다.

 

물로 혼자가 아니라 친구들과 함께 갈 생각이었죠...

 

하지만 친구들이 모두 재수를 하는 바람에 저는 2월 14일 발렌타인 데이날

 

쓸쓸하게 홀로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절대로 왕따가 아닙니다)

 

일본에 가본 것도 처음이고 문제는 가이드도 없을 뿐더러 일본어가 하나도 통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주위 사람들이 무식하면 용감하다면서 혼자 일본 가는 것을 만류했지만,

 

젊은 날의 추억이고 경험이라 생각해서 혼자 길을 떠났습니다(정말 지금 생각하면 바보같네요...)

 

일본에 도착 하자마자 나리타공항에서 도쿄로 들어가는 nex라는 기차를 타고 시부야로 향했습니다.

 

처음 일본에 도착해서 느낀것은 별천지 였습니다.

 

우리나라 명동이나 압구정동도 정신없지만 이 곳은 정말 심각했습니다....

 

죄다 연예인들인지 머리와 옷은 특이 그 자체였고 멋쟁이들도 꽤 많았습니다.

 

제 자신이 매우 초라해 보이더군요.... (여행하기 편한 복장과 40l의 커다란 베낭을 메고 있는 모습이란...)

 

일단 일본에 도착해서 잘 곳을 찾아야 겠다고 생각한 저는 무작정 길을 떠났습니다.

 

여관과 같은 것이 많이 보였지만 모두 방이 꽉 찼더랍니다.

 

여관 주인장말에 의하면 일본도 수능이 막 끝난뒤라 지방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답니다.

 

도쿄에 있는 대학교에서 응시하기 위해서 말이죠 

 

그렇게 방을 못찾고 헤맨지 4시간 정도 되자 일본은 우리나라와 다르게 참 빨리도 상점문들을 닫더군요.

 

한 밤 11시가 되자 주위가 모두 잠잠해지고 거리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가로등만이 비추고 있을 뿐이더군요 더구나 호텔을 찾아 너무 헤맸기 때문에 그 곳이 시부야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결국 일본 처음와서 첫날... 노숙을 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2월 중순이라 낮에는 잘 몰랐지만 밤이되자 정말 살이 에는 듯한 추위가 찾아왔습니다.

 

잠을 자면 정말 노숙자처럼 될 것 같다는 생각과 무슨 위험이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잠을 * 않고 뜬 눈으로 밤을

 

지새기 위해 근처 벤치에 앉아 있었습니다.

 

지난번 글에도 말했다시피 그다지 겁이 많은 성격은 아니라서 그 조용한 밤에도 별로 무섭지 않더군요

 

다만 추운것이 문제였습니다... 그렇게 새벽 1시가 되었을까... 너무 춥고 계속 앉아있다가는 동사해버릴 것만 같아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정도 걷자 jr이라는 일본 기차역 옆으로 공중전화 부스가 보였습니다.

 

가로등만 켜진 곳에 홀로 떨어져 있는 공중전화 부스에서 저는 바람과 추위를 피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그 곳에 들어갔습니다.

 

그 곳에 들어가자 바람이 불지 않아서 그런지 매우 따뜻하게 느껴졌고 그 곳에서 저는 자기도 모르게 졸기 시작했습니다.

 

여독과 그동안 헤맨 피로가 쌓여서 그랬을지 모릅니다.

 

여하튼 그렇게 자는데 새벽 3시가 되었을까... 갑자기 누군가 공중전화 부스의 문을 치더군요.

 

저는 전화를 쓰거나 아니면 공중전화 부스를 차지한채 노숙하는 절 발견한 경찰일 거라는 생각에 스미마셍을 외치며

 

공중전화 부스를 나가려고 몸을 추스렸습니다.

 

그 순간 제눈에 들어온것은 매우 허름한 차림에 웬 남자였습니다.

 

뭔가 꾀죄죄한 모습과 옷차림이 일본 노숙자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근데 더 황당한건 갑자기 주위에 많은 노숙자들이

 

공중전화 부스로 몰려들기 시가했습니다.

 

그 때 저는 돈은 한 80만원 정도 여행경비로 가지고 있었고 여권 돌아올 비행기표등 중요한 것이 많았습니다.

 

순간 느낀것은 내 몸을 지켜야겠다는 생각과 왜 하필이면 이렇게 외진곳에 있는 공중전화 부스에 들어갈 생각을 했는지

 

자책하면서 문을 강제로 열려고 하는 그들로 부터 문을 막아내고 있었습니다.

 

문을 장정 셋과 양옆에서 유리를 깨려는 듯이 달겨드는 그들을 보면서.... 일본은 치안이 세계 1위 나라가 아니던가 하는 생각

 

과 야간에 경비 근무하는 사람도 없는 걸까 하는 생각이 교차했습니다.

 

정말 얼마나 사투를 벌였을까 기차역 문을 열려고 나온 듯한 경비원들이 저를 발견하고는 노숙자들을 내쫓았습니다.

 

정말 일본 처음온 날 제대로 신고식을 한 것이죠...  살면서 노숙자들은 그저 불쌍하고 힘없는 약자라는 생각을 송두리째

 

바꿔버리게 된 계기 입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일본은 원래가 노숙자 천국이라고 하더군요 특히 기차역 근처에는

 

노숙자 마을이 있는 곳도 있더랍니다.

 

아직도 그 곳에서 만약 문을 열고 들어왔거나 전화부스가 부서졌다면 제가 어떻게 됐을지 생각하면.....

 

ps.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읽어주신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일본 이야기는 혼자 8일동안 갔던 것이기에 여러 일들이 있었습니다. 읽어주시는 분들이 많다면 다른 얘기도 다음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절대 외국에 기본 지식 없이는 혼자 갈 생각하지 마세요 저 처럼 큰일 치릅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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