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논쟁 '조선사'에 대해서 한번더 언급해야 겠군요.

김 형수 작성일 07.10.17 04:5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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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이 길어져서 이제는 저까지도 지긋지긋하군요.

 

그렇지만 아직 남은 할 말이 있어서 이렇게 적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논란의 핵심은 저를 비롯한 몇몇 분은 '조선사편수회'에서 펴낸 '조선사'가 식민사관에 입각한 왜곡된 역사서라는 것입니다.

 

이에 반하여 백승길, Shaw로 대표되는 두분은 왜곡된 역사서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이지요.

 

어찌보면 이번이 3차 논쟁이기 때문에 더 세분화해서 나눠보기로 하겠습니다.

 

일단 백승길, Shaw 저 두님도 서로 의견이 갈리는데

 

일단 백승길님은 사료의 취사선택에 있어서 식민사관에 의한 영향이 있었음은 인정한다고 했습니다.

 

Shaw님은 취사선택에서도 식민사관의 영향이 전혀 개입하지 않은 단순한 사료집이라고 주장합니다.

 

 

저를 비롯한 몇몇분의 생각도 확실히 한다는 차원에서 다시 적어보겠습니다.

 

사료의 취사선택을 통하여 기본사료를 왜곡함으로써 한국사의 주체성을 살리는 역사 연구를 저지하고 식민사학에 종속시키려 했다는 백과사전의 말에 동의하는 입장입니다.

 

 

자 그럼 한번 따져봅시다.

 

일단 백승길님이 말한 사료의 취사선택에서 왜곡은 동의하지만 사료의 사실자체에는 변형이 없었다고 주장합니다.

 

예를 들어보죠. 조선시대 사료를 수집하면서 당파싸움한 사료만 수집해서 이렇게 조선은 서로 정권쟁탈에만 치우쳐 편을 나눠 싸우기만 좋아하는 족속이다는 당파성론을 꺼집어 냈다고 합시다. 

 

즉 이렇게 당쟁에 대한 정기능은 제외하고 역기능만 나열함으로써 당파성론이란 잘못된 결론을 꺼집어 내게 됐습니다. 이런 왜곡에는 동의하지만 당파싸움했다는 사실자체는 변형이 없다고 백성길님은 주장하는 것이죠.

 

이것자체는 아마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논쟁은 이것자체에 있는것이 아니라 더 나아가서 '조선사'의 왜곡은 동의하지 못한다는 데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1. 사료 수집은 왜곡되었다 (백승길, 김형수 모두 동의)

2. 그러므로 왜곡된 사료를 모은 '조선사'는 우리역사를 왜곡한 책이다.(백승길 부인, 김형수 동의)

 

즉 저는 사료 하나하나의 사실관계에 대해서 따지고자 하는것이 아닙니다.

 

사료 수집 자체가 왜곡되었기 떄문에 그 사료를 모아 발간한 책인 '조선사'가 왜곡되었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이것 역시 예를 들어서 쉽게 설명하면.

 

1. 당쟁에 대해 정기능을 제외하고 역기능만 나열했기때문에 왜곡됐다는데는 백승길, 김형수 모두 동의합니다.

   (사료의 취사선택이 있었다.)

2. 그러나 백승길님은 역기능만 나열한 것을 묶은책(조선사)은 왜곡된것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아니 책을 구성하는 사료들이 일제의 식민사관을 위해 취사선택되어졌습니다. 그런데 그런 사료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책인 조선사는 왜곡이 없다고 말을 합니다. 앞뒤 말이 맞습니까?

 

당쟁의 역기능이 있다는건 맞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따지고자 하는바는 당쟁의 역기능이 사실이냐 아니냐가 아닙니다. 당쟁의 정기능과 역기능 모두를 보여줘야 하는데 역기능만 보여줬다는 것입니다. 이렇듯 쉽게 예를 들어 당쟁뿐만이 아니라 여러 현상의 역기능만 보여주는 사료들을 묶어 책으로 발간했습니다. 이걸 왜곡이 없다고 주장하면 과연 맞는 말이겠습니까?

 

사료수집에서 왜곡이 이루어졌다고 인정하면 자연스럽게 그 사료를 모아서 발간한 책인 '조선사'도 왜곡되었다는건 당연한 귀결입니다. 그러나 백승길님으로 대표되는 부류는 그것을 부인하기 때문에 많은 논란이 생긴 것이지요.

 

 

또 여기서 약간 변형되어 나온 논란이 사실이 변형되어야 왜곡으로 볼것이냐 목적이 개입되어져 취사선택된 것을 왜곡으로 볼것이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ㅎㅎ 이건 국어사전의 도움을 한번 빌려보죠.

 

왜곡 : 사실과 다르게 해석하거나 그릇되게 함

 

일제의 의해 취사선택을 통해서 당쟁이 나쁘다고 인식되었습니다. 그러나 초기 당쟁은 붕당정치라 해서 지금은 정당정치와 같은 제도 였습니다. 서로를 견제하는 좋은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죠. 이렇게 정기능적인 의미가 강한 붕당정치가 역기능적인 의미가 강한 당파성론으로 변형되었습니다. 분명 사실과 다르게 해석하거나 그릇되게 한 부분입니다.

 

국어사전의 왜곡이란 단어뜻과 꼭맞군요. 분명 식민사관에 입각하여 취사선택된 것을 왜곡으로 보는건 타당한 표현입니다.

 

ㅎㅎ 이렇게 변형된것뿐만 아니라 취사선택되어진것도 왜곡으로 보는것은 타당한 것입니다만 왜 자꾸 아니라고 우기는 것일까요? 왜곡이란 뜻에도 꼭 부합되는데 자꾸 아니라고 하는 이유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군요.

 

 

자 그럼 이제 Shaw님 말을 한번 보도록하죠.

 

머 Shaw님은 사료의 취사선택에도 전혀 왜곡이 이루어 지지 않았다는 엄청난 주장을 하죠.

 

그 근거로 자기 나름대로 '조선사'를 읽고 해석한 부분을 근거로 내세웁니다.

 

그외 다른 사람이 주장한 부분의 인용은 전혀 없습니다.

 

조선사는 총 37권으로 이루어져 있죠. 전체가 한문으로 구성되어져 있습니다.(일본어도 있을수 있겠지만 안봐서 모르겠군요.)

 

삼국지연의(이문열, 10권짜리)를 다읽는데만도 하루 8시간 이상씩 읽으면 7~10일정도 걸립니다. 한문으로 되어진 것이 아닌 한글로 되어진 것이지요. 한문으로 된 것을 읽는다면 아마 한글보다 4~5배의 시간과 노력이 더 걸릴것입니다.

 

단순히 수치상 계산해 볼까요? 최대한 짧게 잡아 7일과 4배의 노력이라고 가정했습니다. 10권에 7일이니 37권이면 25.9일이군요 그냥 26일이라 하겠습니다. 한문이니 *4로 계산하면 104일 걸리군요. 그것도 하루 8시간 이상씩 읽는다는 전제하에 말이죠. 104일이면 3개월 이상 걸리는 군요.

 

물론 개인마다 약간의 시간차는 있겠지만 큰 시간차는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많은 시간과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하는 책을 몇번이나 읽었겠습니까? 제 솔직한 심정은 아마 필요한부분만 골라 읽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게 아니고 전체를 다 봤다해도 3번 이상은 못 읽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분량도 방대하고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책인데 어느만큼 제대로 이해하고 있을까요? 최소한 역사학자들보다 더 많이 알고 있을거란 생각은 못가지겠군요.

또한 중요한건 조선사를 본 역사학자가 Shaw 혼자는 아닐것입니다. 그런데 조선사가 왜곡된 책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Shaw 혼자 입니다.

 

도저히 역사를 취미로 공부하는 한개인이 극복할 수 있는 차이라고 보여지질 않습니다.

 

어차피 저도 학계의 정설로 통하는 백과사전의 주장을 받아들이는 입장이고 '조선사'를 직접 본 것은 아니니 확실히 단정적으로 말 할 수는 없겠지요.

 

다만 제가 인용한 근거가 더 신빙성이 있다는 말은 확실하게 드릴수가 있군요.

 

Shaw님 혼자서 '조선사'를 봤는데 그님 혼자서 백과사전이 틀렸다고 외칩니다. 어떻게보면 '조선사'를 본사람이 또 없는한 진정한 토론은 이루어 지기 힘들겠죠.

 

Shaw님 주장을 믿을 분은 그렇게 믿으세요. 하지만 학계의 정설을 깨부실땐 그만한 근거가 있어야 한답니다. 고작 몇몇 부분으론 아마 학계에서 씨도 안먹힐 것입니다. 그러고 누군가에 의해 학계에서 백과사전의 정설이 논파되지 않는한 백과사전의 내용을 사실로 믿는건 유효하다고 생각합니다.

 

누구 말을 믿는건 개인의 자유이되 백과사전이 잘못됐고 자기말이 맞다는 주장은 곤란합니다. 여러사람에 의해 공론화된것도 아니고 일개 개인의 주장인 이상 충분한 자료가 갖춰지면 그때 그렇게 주장하도록 하세요.

 

그전까진 기존 정설을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워낙 그 간극이 깊어서 어떻게 좁혀질지는 모르겠지만 타당한 근거도 없이 기존 정설이 무조건 잘못됐다는 입장은 환빠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죠.

 

백승길, Shaw 두사람이 그토록 환빠를 깠건만 정작 지금 두사람이 하는 행동이 평소 자기들이 그렇게 혐오하던 환빠의 행동이란걸 알고있는지나 모르겠습니다.

 

환단고기 믿는 사람이 학계의 정설인 백과사전을 근거로 제시하고 학계의 정설을 믿는 사람이 환빠들처럼 자기 주장의 근거도 없이 자기 생각만으로 맞다고 주장하니 참 아이러니 하지 않습니까?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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