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결혼해서 처음 살던 아파트는 복도식이었습니다.
그리고 저희집은 복도의 맨끝에 있어서 복도중간에 샷시문을 따로 설치하여 나름대로
집 앞의 공간도 확보하고, 다른집과의 소음도 막고 있었죠.
특히 여름에 좋습니다. 복도문만 잠그면 현관문을 활짝 열어놓아도 아무 상관없이 시원함을 즐길 수가 있죠.
사건이 일어난 때는 2년전 가을쯤이었습니다.
새벽시간, 평소와 다름없이 잠을 자고 있는데, 희미하게 띵동~띵동~ 하는겁니다.
초인종소리를 싫어해서 벨소리크기를 최대한 낮추어놓았기 때문에 이런 소리가 나는건데,
평소엔 우리집에서 울리는건지 같은층의 다른집에서 울리는건지 잘 구분이 안됩니다.
어쨋든 잠이 덜 깬채로 색시랑 둘이서 뭐야뭐야..하고 있는데,
또다시 띵동~띵동~
우리집 맞더군요.
현관문앞까지 가서 밖을 향해 누구세요? 했습니다. (인터폰은 없습니다)
조용합니다.
겁이 나서 현관문은 못열겠고, 복도쪽으로 창문이 나있는 작은방으로 들어가 밖을 내다봤죠.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역시 복도쪽으로 창문이 나있는 다용도실로 들어가 밖을 봤죠.
그 쪽도 아무도 없습니다.
아무도 없다는걸 확인한 후에, 복도로 나가봤습니다.
사람이 있었던 흔적이나 별다른 이상한 점은 없더군요.
다시 들어와, 색시에게 다른집 소리였는가봐하고 별거 아니란 말투로 일단 안심시키고,
거실에서 TV를 켜고 무서움을 달래고 잠을 청했습니다.
그렇게 30분정도가 지났나?
다시 띵동~띵동~
소름이 쫘악 돋더군요.
복도에 있는 샷시문의 바닥엔 먼지나 바람이 들어오지않게 문풍지종류의 솔을 달아놓았기 때문에,
문을 열면 샤악~하는 쓸리는 소리가 납니다.
그리고 그 소리는 작은방 창문을 통해 거실까지 들리구요.
그 소리가 안 난겁니다.
벨소리는 확실히 우리집것이 맞았습니다.
잠을 자지않고 신경을 곤두서고 있었기 때문에 판단착오는 없었습니다.
무서운 것보다는 궁금한게 더 참기 힘들어서 재빨리 작은방으로 들어가,
복도쪽 창문을 활짝 열었습니다.
역시, 아무도 없습니다.
혹시나 싶어서 복도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았지만
조용했습니다.
그 시간 후, 다시 초인종이 울리진 않았지만 거의 아침까지 TV를 보다 잤습니다.
아침이 되어서,
새벽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해서 복도를 나가 여기저기를 살피던 중,
저는 경악을 했습니다.
초인종의 벨이 눌러진채로 있는겁니다.
그러니까,
낮에 누가 우리집 초인종을 눌렀는데,
이게 오래되고 먼지도 끼고 해서,
벨이 눌러진채로 낑겨서
안빠지고 계속 접속을 했다 안했다 그런겁니다.
아니면 계속 접속이 된 채로 있어서 그런건지도 모르구요.
암튼, 그랬습니다.
아 진짜 무서웠는데...
100% 실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