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 나를 찾아오는 그림자. [완결]

막장킬러 작성일 09.08.10 17:4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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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그날 아침. 어머니는 미용실에 출근하지 않고 할머니를 부르셨습니다.

 

서둘러 오신 할머니의 손에는 검은색 작은 비닐 봉다리가 들려있었습니다.

 

할며니는 준비해오신 소금을 비닐봉다리에서 꺼내서

 

제 몸과 방안 이곳 저곳에 뿌리시며 아이구 아이구 그러셨습니다.

 

소금뿌리는게 멈추자 방안 이곳 저곳을 흘낏흘낏 처다보시더니 준비해오신 부적과 염주,

 

나무조각상(어떤모양이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아서요. 좀 특이한 모양이었어요)을

 

이곳 저곳에 놓으셨습니다.

 


어머니는 이제 가위 안눌리냐고 할머니께 여쭤보았습니다.

 

그러자 할머니가 일단 부적하고 붙여 놓았으니까 좀 괜찮을거라고 그러셨는데,


말씀하시다 말고 문쪽을 힐끔 힐끔 처다 보시는 겁니다.

 

"할머니? 왜 그러세요?"

 

제가 묻자 할머니가 저를 획 보시더니 무슨 짓을 했냐고 그러십니다.

 

전 뭐 한게 없기 때문에 아무짓 안했다고 그랬는데...

 

할버니가 여기 귀신이 다니는 길이 되었다면서 너무 기운이 흉해서 잡귀가 꼬인다고 막 그러시더니


문득 제가 풀칠해놓은 천장을 보시더니 손으로 벽지를 막 뜯습니다.

 

저희 어머니가 멀쩡한 벽지 왜 뜯냐고 그랬는데,

 

할머니는 아랑곳 하지 않고 벽지를 뜯었습니다.

 

아, 정말 놀랐습니다.

 

제가 그때 벽지 사이로 본 한장의 부적, 그게 다가 아니었습니다.

 

문주변 천장에 죄다 부적으로 도배를 해 놓은 겁니다.

 

그리구 제가 그때 침대장식 옴길때 찢어버린 부적을 보시더니

 

이거 왜 찢어저있냐면서 막 뭐라고 그러시는 겁니다.

 

어머니와 저는 그게 무슨소리냐며 할머니가 어떻게 여기 벽지위에 부적이 있는지 아냐고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할머니께서 말씀하시길

 

이사할때 어머니는 미용실 문제로 바쁘셔서 직접 집 확인을 아버지와 같이 못했습니다.

 

방은 두칸이지만 방 자체가 매우 넓었고, 크기에 비해 많이 싼 가격이라서 어머니는

 

아버지에게 어디서 이런방 구했냐면서 잘했다 하고 바로 들어온거였습니다.

 

그때 아버지와 할머니 사이에 비밀이 바로 이 부적이었던 것이었습니다.

 

사실 집자체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헌데 할머니가 유독 이 큰방만 기운이 흉해서

 

아는 무당에게 부적을 사다가 붙여 놓은 것입니다.

 

그리고 아버지는 굳이 이런 일 가족들이 알필요 없다고 저희들에게 이거에 관해서 일절

 

말씀하시지 않은 것이구요.

 

아. 이것 때문이었구나 했죠.

 

그리고 이제 더이상 가위를 눌리지 않아도 된다는 느낌에 긴장이 풀리더니 졸음이 막 쏟아 지더군요.

 

어머니와 할머니는 집을 나섰고, 저는 오래간만에 편안하게 푹 잘 수 있었습니다.

 

잠을 자고 일어나니 오후3시였습니다.


엄청 많이 잔줄 알았는데 이거 생각보다 많이 자진 않았습니다.


집에서 할것 없이 뒹굴거리던 저는 문득 홍씨형이 이야기한 XX공원 점보는 곳이 생각났습니다.

 

사실 제가 예전부터 몇몇 안좋은 일을 많이 겪어서요.

 

좀 제가 어떻길레 주변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나 싶어서 한번 동네 점집을 들어가보려 했었는데,

 

그 왜 점집 입구에서 어물쩡 거렸는데, 그 방안에서 좀 이상한 목소리가

 

썩 꺼지라고 왜 여기서 기웃거리냐며 여기는 니가 올데가 아니라고 막 그런 소리를 들은 적이 있거든요.

 

그래서 더욱 점보는걸 싫어 하게 됐었는데.

 

왠지 그냥 갑자기 막 가고 싶어지드라구요.

 

어차피 그 XX공원이 집에서 별로 멀지 않아(택시타면 3000원정도?)

 

택시 타고 그 공원으로 갔습니다.

 

한참을 두리번 거리다가 한가지 엄청 중요한걸 빼먹었다는것을 알게 되었죠.

 

그건 바로 정확한 위치..-,.ㅡ 공원 근처에만 있다 그랬지 어느쪽에 있는지는 제가 그냥 안들었거든요.

 

흐음 전화 해볼까 하며 휴대폰을 들고 통화버튼을 누를때였는데

 

"어이 거기 학생"

 

아침 어느 어른이 절 부르시는 겁니다. 처음엔 제가 아니겠지 싶어서 그냥 계속 전화하고있었는데

 

거기 전화하는 학생 잠깐 일루 와바

 

하시면서 절 꼭 집어서 부르시더군요. 저는 자연스레 고개를 돌렸고,

 

슈퍼마켓 앞 좁은 마루에 앉아있는 50대 후반의 아저씨를 봤습니다.

 

"아저씨 저 왜 부르셨어요?"

 

아저씨는 막걸리가 따라진 은접시를 들어 시원하게 한잔 걸치신후 말씀하셨습니다.

 

"학생 점보러 온거 아니었어?"

 

"어?, 예?"

 

저는 이 아저씨가 어떻게 제가 점보러 온걸 아시는지 궁금해하며 아저씨에게 다가갔습니다.

 

불룩튀어나온 배, 대충입고 늘어날대로 늘어난 반팔티셔츠, 때묻어 더러운 반바지, 다 떨어져 가는 샌달.

 

언제 깍은지 모를 더벅머리에 얼마나 술을 드셨는지 오후 16시가 되지 않았는데

 

뻘개진 코, 하지만 눈썹이 장비 눈썹이셨고 눈도 어찌나 부리부리하신지... 지금도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하여튼 저는 아저씨께 어떻게 아셨냐고 물어봤고

 

아저씨는 히히 하고 웃으시면서 원래 다 아는거거든이라며 비꼬시며 계속 말걸리만 잡수시더군요.

 

아저씨가 시원하게 들이키는 말걸리를 보며 저도 목이나 축일겸 단지우유 하나 사서 아저씨 옆에 앉았습니다.

 

"음 학생 북망상으로 자지마"

 

"예?"

 

"가뜩이나 화를 업고 사는 학생인데 자꾸 귀신발 붙잡으면 어떻하누?"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고양이 치우고, 머리 돌려서 자거라."

 

아저씨의 말에 섬뜩해졌습니다.

 

가위를 처음 눌리기 시작하기전 봤었던 검은색 고양이. 할머니가 말씀하시던 문.

 

온몸에 소름이 돋아나고 단지우유를 힘차게 빨던 입에 힘이 풀리더군요.

 

"그리고 학생은 이젠 크게 화를 입지 않을 거여."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자네가 업은 화를 없애줄 사람이 생길거여."

 

"그게 누구에요?"

 

저의 질문에 아저씨는 다시 막걸리 한잔 더 하시더니

 

절 빤히 처다보십니다.

 

"앞으로 길면 이년이여, 곧 스스로 알게 될거여."

 

그게 그 아저씨의 마지막 말씀이셨습니다. 아저씨는 그 말을 끝으로

 

저에게 손을 휙휙 저으셨고, 제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그대로 드러 누우셔서

 

잠을 청하려고 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궁금한게 많았지만 괜히 주무시는데 방해될까(좀 무서웠어요)

 

조용히 걸어서 집으로 왔습니다.

 

일단 집에 도착한 저는 창문 주변에 언젠가부터 놓여저있는 음식물쓰레기봉지를 치우고(고양이가 이걸 먹는걸 몇번 봄)

 

평소 자던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이불을 깔고 잠을 잤습니다.

 

그 후로는 가위를 눌린적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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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없고 길기만 한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하구요.

 

음 이야기 할게 정말 많은데 제가 직접 격은 일이라서....

 

짱공님들이 바라시는 무서운 글은 아니네요...

 

하여튼 이렇게 이집에서 가위눌리는 것을 마지막으로 아직까지 한번도 가위를 눌리지 않았습니다.

 

이때가 2004년 고1였으니까 벌써 5년 전이었군요.

 

모든 이야기는 다 사실이며 기억이 나지 않는 부분은 채워서 적었습니다.

 

그럼 나중에 기회가 되면 또 나머지 글 올리겠습니다.

 

고생하십시오. 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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