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땐가 카페정모로 모인장소에서 술을 마시던 중 좀 친한놈이 자기 군대때 귀신 얘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최근에 만나 여기다 글을 올려봐도 되냐고 해서 올려봅니다 편의상 그친구의 시점으로 쓰겠습니다...
내가 상병때 새벽에 있는 잠복근무를 나갔다 말이 잠복이지 밤새면서 놀러가는 것이다
근무자들은 미리 p.s에서 먹을걸 사놓고 또 병장들은 소주도 몇병 꼬불쳐 방독면백안에 숨기고 갔다
추석전후 쯤인 가을이었는데 지방이라 그런지 쌀쌀한 날씨... 또 밤을 새워야 하기 때문에 내복에
귀마개 목도리 장갑 다 챙겨서 9시경으로 잠복근무지로 나갔다...
근무위치는 길 한가운데 양쪽으로 언덕이 있고 언덕 각각엔 허름한 호가 지어져 있다 주위엔 갈대밭 비슷한
잡초들이 무성하고... 그렇게 근무를 하던 중 12시가 넘어서 술과 과자를 꺼내고 조금씩 나눠 먹기 시작했다
그 때 쯤인가... 무전으로 근처를 수색하라고 연락이 왔다 그래서 나는 일병후임과 같이 나가서 근처 갈대밭을
돌아다녔다 술을 두 모금 정도 먹었을 뿐인데 알딸딸했다 후임은 술을 먹지는 않았다
그러던 중... 갈대밭 가운데 무언가 쑥 튀어나온 형상이 보였다 첨엔 별거 아닌듯 했지만 점점 신경이 쓰였다
프레쉬로 비춰볼 때는 그 형상이 온데간데 없었다... 아 술이 덜깼나? 하면서 지나치려는데 또 그 형상이 보였다
할 수 없이 그곳으로 걸었다 후임이 따라오고 있었다 이게... 가면 갈수록 보이는 건지 마는건지...
점점 가까이 가자 어느 한순간 그건 사람의 형상으로 보였다... 아니.. 마치... 머리 풀고 흉스러운 얼굴의...
나는 순간 가슴이 쿵하며 놀랐다... 아주 한순간이었는데... 그러더니 또 없어졌다... 나는 후임에게
-야 봤냐?-
-예... 봤습니다...-
하고 대답을 하는 것이다 나만이 본 헛것이 아니었다... 나는 프레쉬를 키고 혹시 사람인가 싶어 여기저기를
찾아보았다 그러던 중 하사가 오더니
-왜 밤에 프레쉬를 키고 그래 임마!-
하는데... 후임이 바로
-귀신 봤습니다!! 귀신...!!-
하며 대뜸 대답을 해버렸다... 하사도 같이 여기저기를 찾아보았다... 허나 그 후엔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그렇다고 후임과 내가 같이 그것을 봤다고는 하기엔 헛것만은 아니었다... 하사는 그냥 넘어갔다... 허나 난
그려려니 하기엔 뭔가 미심쩍었고 충격적이었다... 후임도 상당히 놀랐다고 한다...
호에 들어와서 그 얘기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분명 여기서 죽은 여자였을거라니... 뭐니... 하며 이야기가
오갔고...
근무시간이 끝나고 돌아와서 다들 오전취침에 들었지만 난 아까의 그 귀신 모습이 잊혀지지 않아 뒤척이고
말았다... 그 후로 그 귀신은 다시 볼 수는 없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