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군대에 있을당시 제 바로 윗선임이
제가 군입대하기전, 자기 선임과 함께 동초근무를 하고 있을때의
이야기입니다. 동초근무 아시죠? 1시간이나 1시간 반씩 주둔지안에서 뱅뱅 돌면서 근무하는거 있잖아요.
다른 부대에선 동초근무를 뭐라고 부르는지는 모르겠지만..
저희 주둔지 구조가, 산을 끼고 있어서, 주둔지 네 모서리 벽중의 한곳은 산으로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제 주둔지가 연천인데, 가끔 끼는 안개의 자욱함이란 정말, 서울이나 다른 도시에서 보기 힘들정도로
자욱~~하게 끼곤 했습니다. 그 안개의 자욱함이 어느 정도냐 하면,
서울에서 주둔지(알기쉽게 부대라고 하겠습니다)까지 3시간 정도 걸리는데, 차로 오면 그보단 적게 걸리겠죠.
한번은 안개가 낀 오전에, 친구들이 면회왔는데, 안개땜에 헤매서 차로 3시간 반 걸려 온적도 있었습니다.
흠흠.. 사설이 길었는데, 이야기 시작할께요.
그날도 마찬가지로 안개가 자욱하게 끼던 새벽이었답니다.
근무시간이 새벽1시에서 2시까지 근무를 선임병과 함께 섰었더랍니다. (들은얘기예요. 제 선임병한테)
동초근무 특성상 무전기를 들거나 해야 하지만, 아무래도 소총을 들고 다니니까 장구류에 끼고 갔답니다.
그래서 자기 선임병과 이런저런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우며 근무를 돌고 있는데, 어느덧 탄약고 쪽으로
동초를 돌러 갔답니다.
그 탄약고는 산의 끝자락 부분이라, 경사진 곳에 탄약고가 있어서, 그 탄약고를 한바퀴 돌려면,
올라갔다 반바퀴 돌고, 내려가서 반바퀴 도는 형식입니다.
그리고 탄약고 양쪽으로 탄약고 근무초소가 있고, 탄약고 옆에는 사격장이 있었지요.
흠흠.. 그날도 무지하게 안개가 자욱해서 오히려 더 많은 이야기를 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탄약고를 돌게 되었는데, 오르막에서 한번, 탄약고 근무자들과 마주치고 서로 확인하고
무전 날리고, 그렇게 해서 나머지 반바퀴를 돌러 반대쪽 탄약고근무 초소로 가는중이었답니다.
분명.. 무전기는 전부 연결되어있어서, 자신들이 지나갔다고 알리는 무전이 오가는걸 들었는데,
반대쪽 탄약고로 걸음을 옮기던 중에, 무전내용이 똑같은 내용으로 한번더 오더랍니다.
동초 근무자들이 자신들 쪽으로 한번 더 왔다고..
그순간, 제 선임병의 선임병과 제 선임병은 하던 이야기를 뚝 멈추고는 잠시 서로 마주 봤답니다.
분명 자신들이 지나갔다고 무전확인 다 했는데, 자신들이 지나온 시점에서 또다른 누가 탄약고 근무초소를
지나간건지 알길이 없었습니다.
둘다 묵묵히 자신들이 걸어온, 탄약고초소 길을 망연히 바라보다 바로 으아아아~ 소리 지르면서
반대쪽 탄약고로 달려갔더랍니다. 그리고 자초지종을 설명할 새도 없이 근무확인하고 바로 막사로 들어갔다는군요.
안개가 안 끼는날은 어디든 시야가 확인되는데, 그때처럼 안개가 자욱히 끼면, 자신의 바로 앞 2~3미터밖에
안보이는 상황이었으니, 그것도 밤에.. 무서웠겠지요..
저도 그 이야기를 듣고, 말년병장일떄까지 근무를 서고 했지만, 아직까지 군대에서 본적은
없었습니다. 헛것은 한두번 봣지만요.. ㄷㄷ
짱공유에서 처음 올리는 처녀작이라 다소 미흡하더라도, 이쁘게 봐주세요.
자주 올리러 올께요..ㅎ
여름이 너무 허망하게 가버려서, 여름 특집 재방송입니다. 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