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 할 때의 화실에서 경험담

섭이만세 작성일 10.06.29 09:4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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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글은 인기가 없구나 했는데 댓글이 두 개나 달렸네요...힘이 나서 계속 올릴게요

 

화실에 있을 때 인데......화실에서는 화실 나름대로의 무서운 이야기들이 존재 합니다. 마치 초등학교에서 처럼 밤12시만 되면 유관순언니 동상이 만세를 부룬다든가...머 이런식으로요. 하지만 신경쓰지 않고 잘 지내죠. 화실도 마찬가지라고 보시면 됩니다. 무서운 이야기가 돌고 돌고 하지만 그다지 신경쓰지 않죠.

 

제가 경험한 이야기는 여러분들이 한번은 들어보셨을 만한 이야기입니다만, 그게 제가 경험한 거라서 글을 올려 봅니다.

 

미술학원은 보통 저녁6시에 수업이 시작됩니다.

저는 그 당시 재수생이었기 때문에 좀 더 일찍 와서 그림을 그리곤 했습니다. 대형 미술학원이 아니라 작지 않은 화실이라고 보시면 편할 것 같네요.

사람들이 아직은 덜 오고 있었고 저를 포함한 일찍온 학생들이 대략 5~6명 정도 될 때였습니다. 각자 뎃생실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었고, 저는 문이 있는 쪽의 벽면, 조금 떨어진 기둥에 기대어 원장님이 종이 정리하는 것을 도와주고 있었습니다.

슬슬 6시에 가까워 지면서 학생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철로 된 문을 열고 닫는 소리에 누가 들어오나 쳐다보기도 하고 그랬죠.

“안녕”

“안녕~”

서로 서로 인사하면서 하나 둘 들어옵니다.

철문 소리가 납니다. ..

‘....................왜 사람이 안들어오지?’ 하는 순간 누군가가 뒷걸음질 치면서 뎃생실로 들어옵니다.

‘어라 못 보던 사람인데, 저 사람 누구지? 왜 저렇게 들어와?’

아직도 생생합니다. 뎃생실 문에서 뒷걸음으로 한 발짝 정도 들어온 그 사람은 머리부터 허벅지 위쪽으로만 보이고 아래는 석고상 다이 때문에 안보인 상태로 그냥 서 있었습니다.

‘저 사람 누구지?’

 

“은정아 저사람 누구야?”

은정이가 스케치 하다가 말고 쳐다봅니다.

“누구?”

종이를 들고 있던 나는 턱으로 사람을 가리키며, 소곤소곤 말합니다.

“저기 문 앞에 있는 사람 말이야.”

“누구 말하는거야? 아무도 없는데.”

“아유 답답해....저 사람 말이야 저 사람”

이제는 다른 애들까지 쳐다 봅니다. 그러나 다들 시큰 둥한 표정....

“야 누가 있다고 그래”

내가 쳐다 보고 대화를 나누는 시간은 대략 4초 정도 지났고, 그 사람은 구두소리가 들리고 나서 앞으로 해서 문밖으로 나갑니다.

 

이번에는 큰 소리로 물어봤습니다.

“은정아 아까 그사람 누구야?”

“누구 말하는거야 아무도 없었는데”

“무슨 소리야 방금 연두색 체크 무늬에 청바지 입은 사람 말이야!”

“야! 너 왜 그래 무섭게....아무도 없었는데” 이젠 다른 아이들도 “형 왜 그래요 아무도 없었는데”

 

순간 패닉!

 

원장님은 이상한 소리 하지말라며, 머라 하십니다.

 

그때 후배가 들어오면서 반갑게 인사합니다. 그 후배는 검정색 가죽 점퍼에 안에는 빨간색 티를 입고 있었습니다. 정황으로 봐서는 그놈이 봤을 게 분명합니다.

“야 너 말고 같이 들어온 사람. 누구야?”

“네? 저 말고 아무도 없었는데요.”

“무슨 소리야 너랑 같이 들어온 사람 말야!”

“아니에요 저는 들어왔을 때, 아무도 없어서 조소실 갈까 뎃생실 갈까 망설이다가 조소실 들러서 온건데요.”

 

저는 무섭다기 보다는 황당하더군요. 그 때는 주위에 사람이 많아서 그랬나 봅니다.

벙찌고 헛헛한 웃음만 허허....;; 이건 무슨 상황이지...이런 젠장할.......

너무 궁금했지만 일단 수업시작이 되고 아무일 없다는 듯이 수업이 끝났습니다.

 

먼저 선생님을 보내고, 학생끼리 모여서 11시까지 수다 떨면서 아까의 이야기를 하며, 그 후배와 정황을 따져봤습니다. 너무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정황은 이렇습니다.

그 가죽점퍼 후배가 문을 열고 들어오면서, 문소리에 맞춰 문쪽을 쳐다봤고, 후배는 조소실로 갈까 뎃생실로 갈까 잠시 머뭇거리다가, 조소실에 왕 형이 있었기 때문에 그리로 갔다고 합니다.

그러니깐 그 ‘존재’는 후배의 등쪽에 따라 다니다가 후배가 머뭇거리는 동안 뒷걸음질 치면서 뎃생실로 잠시 들어왔었던 것이고, 그동안 저는 누구냐고 되물었던 것입니다. 조소실로 들어가는 후배를 따라 앞으로 전진하게 되면서 후배 구두소리에 맞춰 등뒤에 붙어 따라 움직였던 것이지요.

 

너무나 잘 들어맞는 스토리 였습니다.

 

모든 정황을 인식하고 난후에야 비로소 소름이 쫙 끼치더군요. 후배는 자기 뒤에 귀신이 붙어있는 것이냐고 되묻고......나는 나 나름대로 소름끼쳐서 후덜덜하고, 은정이는 왜 그러냐며 울상이 되고....

그렇게 다들 집으로 가면서 종결되었습니다.

 

다른 분들 보다 좀 시시하죠? 전설의 고향처럼 피 흘리는 귀신을 본 것도 아니고, 누구를 어떻게 홀리거나 한다던가 그런 것도 없었구요.

제가 지금까지 본 귀신은 이렇습니다.

사람이랑 별 다를 것 없는 모습과 옷차림.....일반인이랑 섞어 놓으면 절대 찾지 못할 정도의 평이함....그러나 보는 사람만 보이는 미치고 팔딱 뛰는 신비함?....;;;;;;;;;;;

 

그리고 그 후배가 말하기를 자신은 3재였다고 하는데 3재때 귀신이 붙나요?...;;; 그냥 궁금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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