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P 첫번째 이야기....경험담

섭이만세 작성일 10.06.29 16:3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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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글을 보고 좋아하시는분들 생각하니 힘나서 다시 하나 올리겠습니다. 제가 귀신이라는 그 ‘존재’를 본것이 몇 번 되지 않아

 

서 이제 몇 개가 남지 않았네요.

 

 

이번은 군대 이야기 하려고 합니다.

 

삼수하고 학교 다니다가 나이 먹고 90년대 중반에 군에 입대 후에 페바에 있다가 상병 달면서 GOP에 투입되게 됩니다. 저는

 

상황병이라서 일주일 먼저 선발대로 다른 대대분들이랑 망고의 세월을 보내게 되는데요.

 

‘대기가 망고다’라는 말이 무색한 일주일을 보내게 됩니다.

 

제가 있던 곳은 28사단 4대대입니다....연천지역의 임진강을 지키게 되는데요. (이렇게 구체적으로 적어도 되나?...;;;)

 

아무튼 그곳에서 선발대 첫 날 일입니다.

 

처음에 GOP를 차타고 들어갈때는 내가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가 된 느낌이었습니다. 앞에 북한까지 무한이 펼쳐진 잔디(?)

 

밭과 스카이라인....아무것도 없는 풀밭 능선과 산 아래의 조용함....

 

‘우와~ 정말 멋있더군요’...한 달도 되지 않아 그 풍경이 나를 돌게 만들지만요...잡설 생략하겠습니다.

 

 

 

도착 후, 우리 센타를 확인하기 위해서, 기존 선임 중사님과 같이 야간에 순찰을 돌게 되는데요.

 

이분은 이곳에서 전 소대원들과 같이 지내다가 우리 소대와 교체후 내려가게 되실 분입니다.

 

GOP는 암구어와 함께 합구어를 대게 됩니다.

 

저는 어쨌건 이곳이 처음 이었기에 상병임에도 불구하고 긴장하고 있었죠. 그래서 초소를 지날 때마다 암구호를 대긴 하지

 

만...아시잖아요.....중사님은 ‘나다’ 그러고 지나갑니다. 혹은 대원들이 졸지는 않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조용조용히 가서 놀래

 

키고 그런장난을 많이 치기도 합니다만, 대부분 들켜서 정상적으로 암구어하고 합구어 하고 지나갔습니다.

 

참고삼아 말씀 드리자면 GOP에서는 공초소가 있습니다. 말그대로 사람은 없고 사람모양의 허수아비가 전투복을 입고 하이바

 

를 쓰고 사람 있는 척 하는 거죠. 물론 공 초소 지날 때는 그냥 휙휙 지나갑니다.

 

 

 

그렇게 반쯤 돌았을까?

 

대공초소 앞에서 잠시 쉬자고 하더군요. 조금 쉬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숨을 가다듬고, 다시 출발 하려는 순간 중사

 

님이 말하더군요.

 

“야 앞으로는 대답하지마!”

 

“네 알겠습니다.”

 

가끔 초소의 대원들이 졸고있는지 안조는지 장난을 치려는구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들켜서 정상적으로 암구어하고 합

 

구어 하고 지나갔습니다.

 

 

31번 초소 옆에는 특히 하게도 31-1초소가 있었습니다. 초소간 거리를 생각한다면 불필요한 초소지요.

 

31초소를 지날 때 였습니다.

 

“손들어 움직이면 쏜다! 화랑!” 암구호를 물어봅니다.

 

“담배!” 말하지 말라는 중사님의 충고에도 불구하고 긴장했는지 머리로 생각하기도 전에 입에서 암구어가 튀어나왔습니다.

 

먼저 가던 중사님이 뒤돌아보면서 한마디 합니다.

 

“야! 조용히 해!”

 

“...;;; 네 알겠습니다.”

 

저벅 저벅

 

“둘!” 초소에서 합구어를 물어봅니다.

 

“삼!” 저는 또 대답을 해버렸습니다.

 

중사님이 또 돌아봅니다.

 

“아유 이 쉥끼 대답하지 말라니깐!”

 

그러면서 중사님이 서지 않고 앞장서 지나가고 저도 지나가면서 슬쩍 초소를 봤습니다.

이런 젠장할 ................공초소입니다. 그렇습니다. 허수아비 초소인거죠.

 

소름 쫙!!!!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곳에서는 귀신이 매번 물어보기 때문에 저보고 대답하지 말라는 거였구요. 그 소대 부대원들은

 

전부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31번 초소 옆에는 31-1초소가 있었던 겁니다. 사병들이 계속해서 귀신 타령을 하기 때문에 31-1초소를 만들고 거기서

 

근무를 서던 것이었습니다.

 

첫 날부터 그런 경험을 하고, 이게 뭔...썅!......정말 으휴....

그러고 일주일 후, 우리 소대원들이 교체 투입되고 나서, 우리애들에게 귀신 소리를 들었다는 보고를 한 달가량 끊임없이 듣

 

게 됩니다. 상황병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죠.

 

웃긴건 귀신을 본 사람은 없다는 겁니다.

 

실제로 공초소에 가보면 지들끼리 속닥거리거나 웃거나 그런 소리가 들립니다.

 

직접 야간근무를 잠시 서 본 바로는 그 속닥거림은 근처 동물이나 곤충들이 내는 소리가 잘못 들린 걸 수도 있구나 싶습니다.

 

나중에는 후임 애들이 만성이 되서 공초소에대고 “야! 조용히해! 시끄러워!”라고 합니다. 그러면 잠시 조용해 졌다가 조곤조

 

곤 다시 떠듭니다.

하지만 제가 들은 건 좀 다르죠. 정확한 20대 남성의 발음으로 된 암구어와 합구어 였으니까요.

 

그 중사님도 참 웃기는 양반입니다.

다음 편에는, 이곳에서 있던 미스테리한 사건이 하나 발생하는데요. 그건 당췌 내 지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됩

 

니다.

 

 

잠시 시간이 나는 관계로 몇일내로 다 쓰려고 합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100% 제 경험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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