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사건 파일 3

로제lol 작성일 13.07.25 11:46:48
댓글 2조회 2,026추천 3

-3 지하철의 사주할아버니.

 

의뢰인(이하 A) . 26세의 남학생 A

 

.1

군 제대를 마치고서 어학연수까지 무사히 끝낸 A는 졸업을 앞둔 대학생이야.

키도 크고 생긴것도 깔끔하게 생겼는데도 홍닢이는 실제로 A를 딱 한번 봤는데 어딘가 지친 기색이 만연했어. 그런 문제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그러하듯 잠을 못이뤄서 눈밑이 퀭했지.

(근데 또 모르겠다. 혹시알아? 그냥 밤새서 게임하느라 눈밑이 퀭한건지 12.gif)

 

일은 한달 전으로 흘러가.

 

A는 그날도 수업을 끝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대.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서울의 환승역중에 분명 같은 역인데도 노선 바꿔타려면 한참 걸어야 하는역들이 몇몇군데 있잖아? 이 A도 대학교에 가기위해서 아침저녁으로 그 환승구간을 다녔는데 사람들이 많은 여느 역에는 꼭 하나씩 돗자리상이 있잖아. 가방이나 시계 짝퉁 파는거..

 

그런 돗자리상 옆에 웬 할아버지가 몸만 멀뚱히 앉아있더래. 처음엔 그냥 지나쳤대. 좀 궁금하긴 했는데 왜인지 모르게 그 할아버지가 자기를 계속 쳐다보는 느낌이 들었다고 ..

 

그게 금요일의 일.

 

.2

 

그 할아버지가 자신을 쳐다보고 있다는걸 확신한건 그 할아버지를 3번째 본 날이었대.

 

A는 학교를 수목금 이렇게 몰아서 다녀. 수업은 목금에만 있는데 취직면접 스터디때문에 수요일엔 스터디에 참가할 겸 학교도서관에 가서 공부를 했대.

 

그래서 그 환승역도 수목금 이렇게 가는데 (가끔 약속이 있어서 나갈때도 가지만 대부분은 수목금에 간다고 해.) 다른 요일에는 안보이고 꼭 금요일 저녁에만 나와서 자신을 계속 쳐다본다는거야. 전철을 타고 갈 때 까지.

 

첫번째에는 기분탓인 줄 알았고 두번째에는 전철에 올라서 뒤를 딱 돌았을때 눈이 마주쳤었대. 글서 혹시 정말로 날 쳐다보는거 아닐까? 하고 생각은 했지만 확인은 못했다는거야.

그리고 세번째에 혹시나 싶어서 뒤를 돌아보면 그때마다 그 할아버지랑 눈이 마주쳤다고..

 

.3

일은 4번째, 그러니까 한달이 지나서 일어났어.

 

저번주 금요일에 그 할아버지가 자신을 쳐다보고 있다는 걸 확신한 A는 찝찝한 기분에 그냥 무시하고 환승구간을 지나치려고 했대.

 

근데 돌연 계속 쳐다보기만 하던 할아버지가 청년! 하고 A를 부르더라는거지.

 

몰랐으면 그냥 갔겠지만 그동안 자신을 계속 쳐다보고있었다는걸 알고있는 상태에서 자신을 향해 손짓까지 하는 할아버지를 무시할 수 없었던 A는 할아버지에게 다가갔지.

찝찝하긴 했지만 솔직히 주위엔 사람들도 많고 건장한 자신을 이 노쇠한 할아버지가 어떻게 할리야 있겠느냐 했었던거지.

 

할아버지는 돗자리방석같은 것 위에 앉아서 다가온 A를 한참 보더니 사람좋아뵈는 얼굴로 "장군님이 지켜주시고 계시니 그동안 편안하게 살아왔겠어" 하고 말하더라는거야.

영문을 모르는 A가 "네?" 하고 묻자 할아버지가 말하길

 

"내가 산에 들어가 역공부를 하다 나왔더니 그런 영험한 분도 보이고 그래. 그런 분 모시고 다니기도 힘든데 조상님을 좋은곳에 두었나보지?"

 

대답을 못찾은 A가 그 자리를 피하려는 생각으로 가득차서 그냥 "아 예.." 하고 말려는데 그 할아버지가 품속에서 책한권을 꺼내면서 말하더래.

 

"내가 장군님을 좀 가까이서 보고싶어서 불렀어. 만날 멀리서만 보다가 .. 이렇게 된것도 인연이니 내 사주좀 봐줄께. 생일이 언제야?"

 

A가 사양하고 가려고 하자 할아버지가 계속 공짜라고, 이렇게 좋은 분 구경시켜줬는데 그냥가면 내가 불편하다고 , 자신은 무당도 뭣도 아니고 그냥 역공부하다가 내려온거니까 가볍게 보고 가라고..

 

그래서 생년월일이랑 이름을 말해줬대. 근데 자기가 태어난 시간은 모르고있었던거지 A가.

할아버지가 잘 생각해보라고 독촉하는게 영 이상하긴 했는데 그래도 모르는걸 어떻게 기억해. 기억 안나는 것도 아니고 ..

 

그랬더니 할아버지가 그럼 다음주에 꼭 알아서 나오라고 태어난 시간이 있어야 하는거라며 꼭 알아서 자기한테 오라고 그러더라는거야. A는 당연히 기분이 나빴고 그냥 이상한 사람이네 하고 말았대.

 

 

.4

그날 저녁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말하다가 정말로 자기가 몇시에 태어났는지 궁금해진 A는 고향집 어머니한테 전화를 걸어서 물어봐.

이야기를 들은 어머니가 태어난 시간을 알려주시면서 그런거 쉽게 보는거 아니라고 지나가는 말로 말하셨는데 A는 별로 귀담아 듣지 않고 넘겨.

 

.5

그리고 그 다음주 금요일.

그 할아버지를 그냥 무시하고 싶지만 자꾸 신경이 쓰이는 A.

아니나 다를까 할아버지는 그 자리에서 A를 기다리고있었고, A가 나타나자마자 다가와서 시간은 알아봤냐고 보채더래.

 

A가 짜증내면서 왜그러시냐고 사주같은거 안볼꺼라고 그랬는데도 자꾸 붙잡길래 귀찮은 A는 "아,15시요! 됐어요?? 이제 좀 가세요 할아버지! " 하는 식으로 말해줬대. 할아버지가 사주를 봐주겠따고 자리에 앉으려는걸 귀찮앗던 A가 됐다고 필요없다고 자기 바쁘다고 그러고 가려는데

당연히 붙잡을 줄 알았던 할아버지가 의외로 순순히 자기를 놔주더라는거야. 그때까지 귀찮게 굴었던게 의심될정도로

 

그 당시엔 별 미ㅊ사람을 다보겠네 하고 말았던 A.

 

그리고 다음날 아침. 모처럼의 휴일인 토요일에 A는 어머니의 다급한 전화를 받고 뭔가 일이 이상하게 되었다는 것을 눈치 채.

전화의 내용은

 

"A야 너 혹시 뭐 이상한거 했니? 점봤어? 무당집 갔어?"

 "무슨소리야 엄마. 갑자기 웬 무당??"

"지난 밤에 아빠가 꿈을 꿨는데 어떤 미ㅊ영감이 널 죽이려는 꿈을 꿨대!!"

 "에이 사람이 죽는 꿈은 좋은거랬어~"

"엄마 지금 농담하는거 아니야. 너 전에 말했던 이상한 할아버지가 혹시 머리 길고 빼짝마르고 피부 까무잡잡하게 생겼니?"

 

그 말을 듣고 돌연 등이 서늘해짐을 느낀 A. 엄마가 어떻게 그 할아버지 생김새를 알고있는거지??

 

 "엄마가 그걸 어떻게 알아??"

이유모를 불안함에 쿵쾅쿵쾅떨리는 가슴을 붙잡고 물은 A는 어머니의 말을 듣고 그대로 굳어버려

 

 

 

"엄마도 어제 똑같은 꿈을 꿨단말이야!"


-3 지하철의 사주할아버지(2)

 

의뢰인(이하 A) . 26세의 남학생 A

 

6.

 

순간 엄마가 지금 장난치는건가? 하는 생각이 물밀듯 흘러들어왔지만, 아니 그렇게 믿고싶었지만 장난이라고 치부하기엔 엄마가 그 할아버지의 생김새를 알고있는게 걸리더라는거야.

 

홍닢이가 이걸 보고 의문이 들어서 사장님께 물어봤거든.

"근데 보통은 이런꿈은 당사자가 꾸지 않아요?"

 

그랬더니 사장님이 말씀하시길

"원래 이런걸로 문제생기면 가족들이 젤 먼저 안다."

이러시더라구

 

 그러니까 엄마나 아빠가 언니오빠들 걱정하는 소리 그냥 잔소리라고 치부하지마. 왜 언니오빠들도 한번쯤 이런 경험 있을지도 모를껄? 

오늘 점심은 왠지 소화가 잘되는 음식을 먹어야 할 것 같은데 .. 하고 생각하면서 소화가 힘든 고기같은걸 먹었어. 근데 그날 저녁 정작 본인은 멀쩡한데 쌩뚱맞게 엄마가 탈이 나서 토하고 설사하고 난리가 났다거나 그런 비슷한 경험말야.

 

어쨌든 다시 이야기로 넘어가서 ..

 

전화를 받고나서 계속 걱정하는 엄마를 겨우겨우 달랜 A. 본인도 찝찝했지만 그 찝찝함을 어디에 풀수도 없고 그런거야, 솔직히 자기가 그런 꿈을 꾼것도아니고 뭐 귀신에 홀렸다거나 하기에 지금 당장은 아무런 것도 느낄 수 없었거든.

 

그래서 자기가 다니던 커뮤니티 자게에 간단하게 글을 올렸다고해.

구라네 아니네 하며 어차피 남일이니까 시시덕거리는 사람들도 있고 별일 아니라고 그런거 다 미신이라고 치부하는 사람들도 있고, 진심으로 걱정해주는 사람들도 있고 ..

그 와중에 어떤 사람이 

 

 이 일이 진짜로 일어난 일이면 생각보다 큰일 일지도 모른다. 믿을 수 있는 전문인을 알고있다면 바로 찾아가고 모른다면 내게 연락을 해라. 전문가를 소개해주겠다.

 

하고 글을 남겨서 쪽지를 했더니 전화번호를 줬다는거지.

그게 바로 사장님 전화번호.

 

 

.7

그렇게 번호를 받은 다음날 사장님한테 전화를 했지만 울 사장님 그때 까지만 해도 사무실 없이 핸드폰연락으로 이곳 저곳 다니시던 분이었거든. 그래서 연락은 닿았지만 A와 만나서 의뢰를 받는건 그 날로부터 열흘 후인 수요일이야.

 

우선 통화를 통해서 사장님에게 사정을 설명한 A.

사장님은 귀신이 들렸다던가 그런 부류의 안좋은것이 관련된 사건은 아니니 엑소시스트를 찾아봐야 소용없고 한국 토속신앙을 다루는 전문인, 흔히 말하는 무당을 찾아가는게 좋을 것이라고 조언을 해줘.

 

비용이 얼마정도 드냐고 했더니 아는 무당 있으면 그 무당이랑 셈을 하라고, 사장님을 통해서 하면 못해도 얼마얼마는 들 것이다. 하고 말한 사장님

근데 어학연수 다녀와서 막 복학한 A에게 그만한 돈이 있을리가 없어.

 

더군다나 이렇게 사장님이랑 연결해서 사정을 설명하고 조언을 얻었을 뿐인데도 돈몇만원이 훅 나가니 덜컥 겁이난거야.

 

'그래 어차피 진짜인지 가짜인지도 모를 소리에 혹해서 돈 쓸 필요는 없다.'

 

이렇게 생각했었대.

그리고 멋쩍게 웃으면서 말하길 혹여나 뭐 문제가 생기더라도 교회에 가서 기도하거나 그러면 되지않겠냐 싶었다는거야. 교회가서 기도하는건 공짜니까.

 

솔직히 홍닢이도 이해는 가.

관련된 잡지식도 없는 상태에서야 엄마아빠가 꾸었다는 찝찝한 꿈때문에 큰돈 쓰느니 그냥 개꿈으로 치부하고 말겠지.

지금 당장 나한테 귀신이 보이는 것도 아니고 무서운 꿈을 꾸는 것도 아닌데 그깟 찝찝함이 문제야? 큰돈나가는게 더무섭지..

 

 

근데 그런 A의 생각을 싹 고칠만큼 A의 몸이 급격히 시들어가기 시작해.

 

.8

그런거 알아?

 사주가 좋은 사람들 중에 운 좋은 사람들도 많다고 하잖아. 근데 같은 사주여도 정말 얜 운이 짱좋다!! 하는 애가 있고 그냥 운이 나쁜건 아닌데 좋은것도 아닌 애도 있고 그렇거든?

나도 자세히는 못들어서 모르겠는데 사람과 혼 사이에는 균형이 있다는거야.

 

어려운 말이어서뭔말인지 못알아 들었지만 그나마 내가 이해한걸로 예를 들어보자면 (어디까지나 홍닢이가 이해한거라 틀릴확률이 매우 큼) 좋은사주는 단단하고 큰 그릇이야. 나쁜 사주는 크기도 작고 약한 그릇이겠지?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 이런것처럼 나와 혼 사이에서도 상부상조하는게 있는데 그게 사주에 따라서 달라 질 수 있다는거지. 내 사주가 좋은사주이니 이만큼 담겨있는게 많다 하는 사람에게는

"오 이렇게 많은걸 줄수있다니 나는 힘센 혼이니 네것을 취하고 그 대신 너는 내가 지켜주마! "

이럴 수 있는 반면

"아 나는 힘도 없고 약한 혼이라서 좋은 사주는 힘센혼들이 다 자리를 먼저 잡아버렸고 .. 어쩔 수 없이 나쁜사주인 네게 붙어서 그거라도 받아야겠다. 나는 약하지만 그래도 먹는만큼은 해보겠다"

이럴 수도 있는거!

(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심오한 얘기들 뿐이어서 ...)

 

아~ 그래서 맨날 뭐 당첨되는건 하는 사람들만 되고 그런거구나~ 했었던 기억이 나

 

그렇다고 사주가 나쁘면 그대로 평생 살아야 하느냐 하면 그건 또 아니야. 위에서 내가 말했던거 기억나? 그릇이라고 표현한거

커다란 그릇도 욕심내서 감당치 못할 짓을 벌이면 깨지기 마련이고 암만 약하고 작은 그릇이어도 자신을 알고 조금씩 덧대면 작아도 탄탄해질 수 있는거 아닐까 싶어. 

또 안좋은 방법으로 바꾸는 것도 있었는데 이건 또 나중에 쓸게.

 

 

.9

이부분은 내가 알고있는것도 적고 또 자세하게 적자니 뭔가 걸리고 각색하자니 각색할만한게 없어서 아주아주 간단하게만 적을게.

 

A는 잠을 자도 잔 것 같지 않고 가장 중요한 휴식인 잠을 제대로 못자니 푹 쉬어도 몸은 언제나 피곤하고 그러다보니 하루종일 힘이 없고 점점 몸이 무거워져. 그러니 전에는 안보이던 헛것도 보이고 정신 멀쩡한데 헛소리를 하고 그렇게 되는거지.

 

뭔지 알겠어? 나는 몰랐는데 .. 08.gif

사장님이 말하길 저런 증상이 갑자기 나타나면 근래에 안좋은게 들러붙은거래.

 

왜 안좋은게 들러붙었느냐, A를 지켜주던 장군님이 없어졌기 때문이지.

 

 

" 사람의 사주라는게 온전히 나만의 것인 것 같지만 인과라는게 복잡해서 내 사주가 좋아도 부모 사주가 나쁘면 너도 나빠질 수 있는거고 네 사주가 좋아도 자식사주가 좋으면 부귀영화를 누리고 그럴 수 있는거지. "

 

정확하진 않지만 기억상으론 이렇게 들었던 기억이 나.

 

즉, 장군님이 지켜줄 정도면은 조상님들은 물론이고 본인도 좋은사주에다가 또 덕을 많이 쌓아왔을 거래. 대단한 집안이지? 물론 흔치 않아.

 A에게 장군님이 함께하게 된것도 다 덕이고 이런 화를 입은것도 다 업이고 그런거래.

 

 

결국 A는 부모님께 전화를 하고 부모님과 함께 사장님을 만나게 되.

사주를 도둑맞고(이부분은 잘 모르겠어. 그냥 이해가 쉽도록 도둑맞았다고 치자.) 잡귀까지 달고다니는 A를 보니 자신의 능력 밖 일이라고 판단한 사장님은 A와 부모님에게 용한 무속인을 소개시켜줬대.

 

그 무당이 들어서는 A를 보자마자 채(?)같은걸로 A전신을 쓸어내리고서 사정을 다 듣더니 말하길 사주어쩌고를 당했다고 그러더라는거야. (무슨 용어같은거였는데 사주 두글자밖에 기억이 안나)

무슨말인지 모르는 A와 부모님이 재차 묻자 예를 들어서 말하기를

 

 

 

 

"쯧쯧쯧 도둑맞은거지 뭐야!  총각 사주는 아주 큰 백평아파튼데 그안에 원래 있던 가구며 생활 집기들은 물론이고 집주인까지 도둑을 맞았으니 쥐새끼들이 들어와서 똥오줌을 싸놓은거 아냐!"


-3 지하철의 사주할아버지(3)

 

의뢰인(이하A) 26세 남학생

 

 

1.

이야기를 들은 부모와 A는 놀라. 그리고 무당에게 도움을 처하지만 무당이 이런건 역공부를 한 사람들이 도와줘야하는데 자기는 역은 모른다고, 그리고 자기가 모시는 할아배는 몸이랑(갑자기 몸이 허해지는것 뿐만이 아니라 몸에 흉터가 생겼다던가 멍이 생겨서는 안없어진다던가 그럴 때) 점(미래 점 말고 사람 몸에 난 점)을 봐주는 할배라서 자신 말고 다른데 가보라고 했대.

 

대신 못볼꼴 보고 복채만 받기도 찝찝하니 복채는 받되 부적을 써줬대. 길거리 가면서 잡귀달고 다니는거 막으라고.

아 복채 얘기 쓰다보니 복채이야기가 생각나네. 이거 다음에 써야겟다.

 

아무튼 일이 그렇게 되니까 망연자실한 A. 다시 사장님에게 전화를 했더니 사장님이 그런거면 다른 사람을 찾아보겠다고 근데 그게 찾는다고 하루이틀만에 뿅하고 찾아지는게 아니거든, 그런 사람들이 연락이 쉽게 되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사장님은 우선 A에게 다음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 할아버지를 만났던 곳에 가서 그 할아버지를 찾아보라고 그랬대.

 

2.

사장님의 말을 들은 A. 금요일에 아버지와 함께 환승역의 할아버지를 찾으러 가.

근데 당연하다고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할아버지는 그 자리에 없었어.

 

근데 다들 기억해? 내가 A가 사장님을 만나게된게 첫 연락으로부터 열흘 후라고 했잖아.

A가 몸이 갑자기 피곤해지고 허해져서 생각을 못했었는데 생각해보니 저번주 금요일에도 할아버지가 없었더라는거지.

 

3.

상황이 이쯤 되자 정말로 이게 그냥 별일아닌걸로 치부할 것이 아니구나. 하고 실감이 확 오더래.

맘이 급해진 A와 A의 아버지가 환승역은 물론이고 그 이어진 구간이며 출구며 계속 다 뒤지고 다니니까 역무원이 와서 뭐 잃어버리셨냐고 물었대.

A가 이러이러한 할아버지 못봤냐 물어보니까 알긴 아는데 그냥 그런 할아버지가 있었다는 것만 알지 다른건 모른다는거야. A가 너무 다급해보이니까 역무원이 "그 할아버지 옆에 다른 장사꾼 없었어요? 그사람들은 하루이틀 여 나와있는게 아닐테니까 나보단 차라리 그사람들이 더 잘알고있을 것 같은데" 하더래.

 

역무원의 말이 옳다고 느낀 A와 아버지는 할아버지가 항상 있던 자리 근처의 돗자리장사꾼한테 그 할아버지를 물어보니까 "아 그 할아버지? 그러게, 매주 월요일 금요일 이렇게 나오더니 이번주엔 안오시는갑네?" 하고 아는 척을 했다는거야.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A의 아버지가 어떻게 어디사는지 그런건 모르냐고 지금 자기들이 그 할아버지를 꼭 찾아야한다고 말하니까 장사꾼이 사람 없는 시간에 막걸리 한잔해본게 전부라고 자기도 별로 안친하다고 미안하다고 대답했어.

 

A랑 A네 아버지가 망연자실해서 서있으니까 미안했는지 핸드폰 번호라도 남겨놓고 가라고, 그렇게 급한거면 그 할아버지 오면 연락하겠다고 하더래.

빈말이어도 고마운 A는 자기랑 자기 아버지 번호를 찍어드리고 혹시라도 그 할아버지 오면 그 할아버지한테는 말하지말고 몰래 자기 불러달라고, 다른데 가려고하면 붙잡아달라고 그렇게 당부하고 집으로 돌아왔어.

 

4.

그리고나서 일은 급격히 흘러가.

한달이 더 흘렀을무렵, 그러니까 그 할아버지가 처음 나타난 시점으로부터는 두달이 지났을 때에는 A는 그 방면으로의 전문가를 소개받아서 저주를 (이런것도 일종의 저주라고 봐야겠지. 업계용어는 모르니 그냥 그렇게 쓸께) 다시 되돌리는 방법 (저주 걸린걸 풀면 그게 다시 저주를 건 사람에게 되돌아가는건 알고있지?), 빼앗긴 것을 다시 되찾아오는 방법 등등  이것저것 다 해봤어.

 

그래도 A는 점점 말라가서 전에는 덩치좋네! 소리가 나올정도로 살이 있었던 A였는데 이유없이 말라가고 또 진전없는 상황에 지쳐가.

 

우연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 때부터 아버지의 잘 되던 사업이 갑자기 주춤거리면서 직원들을 줄이는 지경에 이르고 외가에 문제가 생겨서 어머니의 얼굴에도 수심이 생기게 돼.

집안이 흔들리니까 성적을 신경쓸 틈이 없어지고 스터니며 뭐며 빠지는게 당연시 되는거지. 그래서 결국 A는 졸업을 앞두고 교수님께 부탁드려서 휴학을 했데.

 

5.

그렇게 시간이 더 흐르고나서 계속 더 용한 무당이며 전문가며 이곳저곳 다 찔러봤는데도 다들 그쪽은 자신들이 건들 일이 아니라는 둥 괜히 다른사람 사주 잘못 건들면 이쪽만 골을 썩는다는 둥 ..

어쩌다 일을 맡길 사람을 구해서 제를 올리고 굿을 쳐도 변하는게 없어.

 

그러던 와중 밖에 있던 A의 핸드폰으로 아버지께서 전화를 거셨어.

 

"예, 아빠."

 

"A냐! 지금 그 망할놈이 나타났단다!!"

 

그 할아버지가 다시 모습을 드러낸거야.

 

6.

고향집 근처의 회사에서 일을 하시던 아버지는 A의 일(정리해서 같이 고향으로 내려가려고 했다나봐) 로 마침 서울에 올라온 상태. A의 집에 있던 아버지에게 장사꾼에게서 전화가 온거지.

 

아버지는 바로 역으로 가서 그 할아버지를 잡기로하고 A도 서둘러서 그 역으로 향해.

그 할아버지를 본적없는 아버지가 할아버지를 어떻게 알아보겠냐고?

왜 1편에서 말했잖아. 

 

 

아버지는 이미 꿈에서 자기 아들을 죽이는 할아버지를 본 상태야.

 

 

7.

이 이후부터는 일이 급단락 지어져.

처음엔 시치미 잡아떼던 할아버지도 아버지가 질질 끌고서 사장님네 사무실 (이 때 즈음 사장님이 사무실을 차리셨어. 홍닢이가 일 하러 들어오게 된건 좀더 시간이 지난 후의 일이야.)로 찾아가지.

 

끌고가는 길에 할아버지가 욕하고 소리치고 신고하겠다며 반항했지만 A와 아버지는 다 무시해버려. 아버지는 오는길에 사장님에게 연락을 하고 사장님은 그 당시 A를 도와주고 있던 무당을 모셔와.

 

사장님의 사무실은 경기쪽이고 무당도 경기쪽, A는 서울에 살아서 오는길에 시간이 있었거든.

 

A와 아버지가 도착했을 땐 이미 사장님도 무당도 준비를 다 끝낸 상태.

무당은 할아버지를 보자마자 막 화를 내면서 천하의썩을놈이라느니 곱게죽지못할 노인네라느니 혼을 내.

할아버지는 무당보다도 나이가 훨씬 많고 또 그 전까지 기세등등하게 협박하고 욕하다가 갑자기 무당을 보자마자 막 벌벌 떨면서 잘못했다고 막 빌더래.

 

 

8.

결론을 말하자면 A는 사주를 되찾았어. 되찾았다고 해야할지 어째야할지는 모르겠지만 ..

언니오빠들이 바라는대로 죽거나 하지는 않았고

 

 

내가 글 중간에 썼던거 같은데 그릇으로 예를 든거 기억해?

근데 무당이 말하길 집은 있는데 집주인이 없다 이렇게 말을 했잖아.

 

정확하진 않겠지만 이해가기 쉽게 말하자면 그 할아버지가 A의 사주를 빌미로 장군님이며 이것저것을 훔쳐오긴 했는데 그 할아버지도 제대로 신을 모시고 역공부를 한 전문인이 아니라 그냥 산에 들어가서 역공부를 하다보니 이런저런 기감에 눈을 떠서 보게된 비전문인이었던거야.

 

처음 몇달은 좋았는데 점점 갈수록 힘이 부친거지. 그러니 자신이 감당못할 장군님을 모셔와서는 복은 커녕 화를 입게 생겼으니까 장군님을 다시 쫓아보냈다는거야.

그래서 자기한테 지금 무슨짓을해도 소용이 없다고..

 

 

9.

어쨌든 A는 자신의 것을 되찾아. 빼앗긴 시일이 있었고 또 간단한 일이 아니니만큼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

 그 후에 다시 장군님을 모셔오자는 무당의 제안이 있었지만 그때에는 이미 돈이고 뭐고 이미 지출이 너무 많이 나간 상태여서 그러질 못해.

 

일이 끝나고 난 후에 A가 인사차 사무실을 들린 것을 마지막으로 A의 소식은 알 수가 없었어. 이 인사차 들렸을 때가 홍닢이가 일하던 때얌

 

 

 

10.

마무리

 

사주라는게 몇천년동안 누적된 몇천만명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분석한거라고들 하잖아. 그래서 공부 조금 겉핥기 식으로 한 사람들이 책들고 다니면서 사주봐준다고 자리차리는거고.

그런 사람들한테 보면서 자신의 사주와 같은 사람들이 이런 인생을 지났었구나. 그러니 내 인생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겠지? 싶은걸 보는건 괜찮아. 그건 정말 언니오빠들의 미래인게 아니고 수많은 가지중에서 그나마 많은 사람들이 지나간 확률높은 길을 엿보는 것 뿐이거든..

 

문제는 그런 사람들중에서 정말 제대로 공부한사람이 나쁜마음을 먹고 손을대면 방도가 없다는거지. 위에 내가 말했지? A가 용한 사람들을 찾고 찾아다녀도 해결 못보고 제자리걸음이었다고

 

언니오빠들 그런적 없어? 여친이나 친구들이 사주카페가서 궁합보자고, 그래서 갔더니 막상 태어난 음력생일이나 시간 몰라서 엄마한테 전화를 걸어. 그래서 시간을 물어보니까 엄마가 왜 물어보녜, 그래서 사주볼라칸다 하면 "그런데서 사주보지마" 이러시잖아.

 

어르신들이 하시는 말씀중엔 정말 버릴게 하나도 없어. 언니 오빠들한텐 많아봐야 서른살 많은 엄마아빠가 하는 소리겠지만 그 소리는 엄마아빠가 또 자신의 엄마아빠한테 들어왔던 소리거든. 허무맹랑한 소리면 언니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들이 이런소리를 자식들한테 계속 했을까?

 

무슨 소리인 줄 알겠어? 다 이유가 있으니까 그런 소리가 끊기질 않고 내려오는거야.

 

 

 

 

 

 

 

 

 

 

마지막에 나도모르게 선생질을 했네. 마지막 마무리는 사장님한테 들은건 아니고 .. 내가 이 얘기를 엄마한테 하니까 엄마가 해주신 소리야.

 

http://pann.nate.com/b311451363

로제lol의 최근 게시물

무서운글터 인기 게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