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복채
이야기꾼 여성 (이하 A)
1.
처녓적 어미대신에 신내림을 받은 A는 용한 점쟁이야. 몸에 난 상흔이나 점을 통해서 그 사람의 미래를 봐주는 무당인데 액땜이나 굿을 하는 것 보다는 그 사람의 앞날을 보는것이 주업이었으니 점쟁이라고 칭할께.
눈치 챈 언니오빠 있어?
맞아 전번 이야기에서 살짝 언급되었었던 그 분이야.
이 이야기는 당시 사무실에 놀러오셨던 A가 홍닢이에게 해 준 이야기야.
그러니 의뢰인이 아니라 이야기꾼이라고 칭할께.
2.
A가 막 사무실에 왔을 때 사장님은 밖에 잠깐 나가고 없는 상태셨어. 곧 돌아오실 테지만 손님(그땐 손님일고 생각했음)을 그냥 둘 순 없잖아.
그래서 커피랑 내가 다같이 먹으려고 가져왔던 로토스(커피과자)를 내갔지.
그랬더니 A가 말하길 "어머 참 교육 잘받았네~ 난 이런거 그냥 공짜로 얻어먹으면 안돼는데 .."
하시더니 뜬금없이 "몸에 푸른점 있지?" 하고 물어봐.
그래서 있다고 하니까 보여달래. 보여주었지. 그랬더니 이 점 되도록 빨리 빼라고 하시더라구. 왜냐고 물어보니까 이유는 안말해줘. 자기가 받은 복채의 값만큼만 얘기하겠다고.
그때서야 홍닢이는 A가 그냥 일반 손님이 아니라는걸 알게되지.
근데 요만큼만 들어놓고 다음얘기 안듣기 되게 찝찝하잖아? 그래서 저녁으로 다함께 먹으려고 싸왔던 부침개를 꺼내와. (응..사장님이랑 나랑 사무실에서 이렇게 편하게 지냈어..) 할머니께서 손녀 일하는데 배고프지 말라고 출근전에 오징어며 부추며 이것저것 고루 넣고 부친 부침개라서 엄청 맛있는거였거든!
그렇게 둘이 부침개를 먹고있는데 (응 나 사람들이랑 잘 친해져 천성인가바) 사장님이 돌아오셔서 우리 셋은 함께 오순도순 부침개를 먹어.
3.
다 먹고나서 내가 이유 말해달라고 조르니까 A가 말하길
"점이 안좋은데서 커지고있다. 할배가 말하길 너는 되도록 이땅에서 떠나지 말라고 하드만 요즘세상에 이렇게 말한다고 안떠날 사주도 아니고 .. 그러니 점을 빼야지. 그거 안좋아, 자연재해당할 점이야 그거 그냥 점 아니지? 상천가본데 .. "
이 말을 듣고 홍닢이는 깜짝 놀랐어.
그도 그럴것이 이 점이 홍닢이 초딩때 생긴 상처가 잘못되서 생긴 점인데 전에는 콩알만했다가 대학교 들어가면서부터 (즉 홍닢이가 사는 지역 밖으로 나다니면서부터) 급 커진거거든..
"다행히도 안빠질 점은 아니니 피부과 가서 날래 빼고 와. 예전처럼 지지고 볶아야 없어지는 시대도 아니고 얼마나 좋은세상이야."
이러시더라구.
그러더니 얘기 들은 사장님이 "홍닢이 이건 2만원은 줘야겠다야" 하시더라.
홍닢이가 복채 대신 부침개 드린건데요? 하니까 이건 그걸로 안된다는거야. 분위기에 휩쓸린 홍닢이는 (왜냐면 점에대해서 알아맞추셔서 너무 놀라고 옆에서 사장님이 복채안나면 안좋다 이런식으로 말하니까 ㅜㅜ) 결국 2만원을 더 내
그래도 그만치 용한 무당이 미래를 말해줬는데 2만원이면 겁나 싼거지 뭐..
참 혹시나해서 말하는건데 푸른색 점있는 언니오빠들, 푸른색 점만 있다고해서 막 홍닢이같은 일이 있을꺼라던가 하는건 아니니까 걱정마 ㅋㅋ 그래도 혹시나 불안하다면 피부과 가서 빼던가
4.
그랬는데도 바보같은 홍닢이는 까맣게 잊어버리고 바쁘게 지내다가 그대로 일본으로 날라갑니다.
알지? 올해 3월 ..일본에서 무슨 자연재해가 일어났는지 ㅋ..
내가 살던 지역이 피해가 좀 있는 곳이었는데 (쓰나미 일부 피해지역) 나 이렇게 살아남았잖아.
뭐 1회에서 말한 이름값이었는지 요것때문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이건 뭐 아는사람만 알겠지.
5.
일례를 들어준다는게 너무 길어져버렸네
아무튼 그 당시 사장님이나 A나 너무 복채운운하길래 나는 복채가 뭐냐고 물어봤고 그래서 복채에 대한 얘기를 들을 수 있었어.
흔히들 복채로 사주를 샀네 그날저녁 즉사했네 뭐네 말하잖아? 그런 허무맹랑한건 잘 모르겠고 그냥 내가 들은 지식선에서 말하자면 ..
사주사이트나 그런데서 300원씩 주면서 보는 복채는 "내가 궁금한걸 물어볼께. 오늘 나의 하루가 될 수많은 과거의 가지들중에서 가장 확률이 높은건뭐야? " 하고 물은 물음에 사이트가 가장 큰 확률을 말해주는 , 즉 질문에 대해 답을 준 값이야.
근데 점쟁이들이나 무당집에가면 어마어마하지? 복채값..
그건 바로 그네들이 천기누설을 한 댓가로 받는 값인데 만약 이 값을 안치루거나 흥정하여 깎으려고 한다면??
6.
복채의 한자 알아? 복은 다들 아는 복자일거고 채는 빚을 뜻하는 한자래. 즉 복을 빚진 대신에 치루는 값을 부르는 말인데 대부분 돈으로 내지.
그러니 안좋은 액을 들었으면 액땜하기위해 돈을 내는거고 좋은 소릴 들었으면 복을 빚졌으니 또 그만치 돈을 내는게 순리인데 간혹 깽판치고 안내는 사람들이 있다는거야.
물론 후자의 경우엔 다들 좋은소리 들었으니 흔쾌히 값을 치루는 경우가 많지만 전자의 경우엔 재수없다며 돌팔이 취급하고 가는거지.
근데 위에서 말했지? 복을 빚졌으니 내 복대신 돈으로 메꾸는거라고, 근데 액이 있으니 돈을 줘서 복으로 메꾸진 못할망정 천기까지 들어놓구서 복까지 빚지면 어떻게 되겠어.
이해가 안가지? 응 나두 그랬어.. 그래서 사장님이 예를 들어준게 있는데 ..
"원래라면 교통사고로 팔하나 뿌러질 액인데 천기까지 들어놓구서 복까지 빚졌으니 다리하나 더 부러질수도 있는거고 .. 뭣하면 목 부러져서 그냥 꼴까닥 할수도있는거야. 알겠어?"
알겠어?
그런거랭..
7.
사주관상도 과학이라느니 이곳저곳 과학드립이 판치는 이 세상에 눈에 보이지도 않는 복을 가지고 값을 흥정한다니까 웃기기도하고 무섭기도하지?
근데 한편으로는 행복디엔에이도 발견되는 세상에 복이라고 언제고 안밝혀질까 싶기도해. 그러니 재밌는거 아니겠어?
그리고 언니오빠들 점을 봐주는 전문인분들은 천기를 보고 그걸 누설하는거야. 물론 아주 얇은 가닥에 불과하니 그들 몸에 이상이 생기거나 하겠느냐만은 그에 합당한 감사함을 가지고 복채를 드리는것 잊지말자.
식당이던 어디던, 서비스값 챙겨주는건 아무렇지 않으면서 자신들을 희생해서 앞날을 봐준 이들에게 치루는 값에 인색하면 안되겠지.
옛말에 부모 환갑잔치 자식 돌잔치 그리고 복채값은 깎는게 아니랬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