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기숙사 괴담

늑대의눈빛v 작성일 14.07.17 19:23:18
댓글 3조회 2,711추천 6

내가 다니던 대학교의 기숙사는 a동과 b, 두 개의 건물로 나뉘어있었다. a동에는 남학생이, b동에는 여학생이 기숙하며 

5년에 한 번 남녀 구분을 바꾸는 시스템이었다. 기숙사에 배정받은 첫 날, 룸메이트가 될 친구들과 어색하게 통성명을 

하는 중 복도에서 한 중년 여성이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것이 들렸다.


당신들 미쳤어? 이 방 작년에 어떤 여자애가 자살한 방이라며! 그런 방을 내 아들한테 줘? 재수가 없어서, .”


기분이 조금 꺼림칙했지만, 그저 이 건물이 작년까지는 여학생이 거주하던 건물이라는 것과 옆 방에서 한 여학생이 자살을

했다는 것을 알았을 뿐,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건물 관리인은 그 방에 아무도 배치 하지 않았고, 그렇다고 방에 자물쇠를 

달거나 다른 조치를 취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며칠 뒤부터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밤이 늦은 새벽 시간이면 기숙사 복도를 또각또각 하이힐을 신고 걷는 소리가

들렸다. 남자들만 들어올 수 있는 건물인데, 그 소리는 새벽이 되면 계속해서 반복됐고 복도의 모든 학생들이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점차 또렷해졌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시험이 끝나고 얼큰하게 술에 취해 기숙사로 돌아왔다. 방이 어두워 불을 켜려 했지만 불이 켜지지 

않았다. 기숙사는 매우 낡은 건물이라 종종 정전이 되는 경우가 있었다. 침대에 누우니 어렴풋하게 옆 침대에서 자고 있는

룸메이트의 모습이 보였다.


, 또 정전됐나 보네. 우리 정전됐는데 무서운 얘기나 할까?”

그래.”


룸메이트는 잠에서 막 깼는지 약간 잠긴 목소리로 대답했다. 평소 겁이 많은 편은 아니었으나 기숙사에서는 흉흉한 소문이

돌았고 정전까지 돼 오싹한 기분이 들었다. 내가 하는 무서운 얘기를 룸메이트는 곧잘 맞장구 치며 들어주었다. 그 순간 

갑자기 환하게 불이 들어왔고, 복도에 달린 스피커에서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 잠시 3분간 예비전력으로 불을 켜드리니, 그 사이에 양초라든지 주변을 밝힐 물건을 찾아 놓으세요.”


환하게 불이 켜졌고, 방에는 나 뿐이었다. 내가 쓰던 물건도, 룸메이트의 흔적도 아무것도 없는 빈방이었다. 멍하니 3분이

지나갔고 다시 불이 꺼졌다. 그리고 룸메이트의 목소리가 아닌 처음 듣는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무서운 얘기 계속해봐.”

늑대의눈빛v의 최근 게시물

무서운글터 인기 게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