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는 못본척 해야 한단걸 너무도 잘 알고 있었어.
그래서 고민을 한거야.
어차피 자기가 사고 날거라 해도 믿어줄 이도 없고,
얌전히 차돌려 돌아 갈리 만무하잖아?
그리고 그런 후에 뒷감당은?
그렇다고 오래 고민할 시간도 없었다고 해.
화장실은 간건지 뭘 먹으러 간건진 몰라도
곧 기사가 오면 차는 출발 할테니...
드디어 결심을 한 티파니 이모는 버스에 몰래 들어가
꼳쳐있던 버스 키를 뽑아 들고는 이모차를 타고
도망을 갔다고 해.
이모가 키를 뽑을 때 차안에 사람들은 노는데 정신이
팔려 아무도 이모의 존재를 몰랐는데,
이모가 키를 뽑자 거기있던 저승 사자들이
한 동작으로 이모를 돌아 보더란거야.
근데,
전부 일이 뭔가 틀어졌다며 엄청 화가난 무서운
얼굴 이더라고해.
그렇게 이모는 도망쳤고,
그날 뉴스에도 버스 사고 소식은 없었다고 해.
그 마을 사람들은 키 빼간 미ㅊ놈 때문에 모처럼의
여행을 망쳤다 했겠지만 티파니 이모는 그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자기 목숨을 거셨어.
그리고 그 댓가를 치루셨지.
이야기를 들으신 우리 이모는 일이 너무 심각 하단걸
알았지만 내가 같이 잘못을 빌겠다고
기도 열심히 해주겠단 얘기 이외엔 더 위로해줄 말이 없더라고해.
우리 이모 사람 하나 살리시고 지금도 그리 고생 하고 있어.
몇 십명의 목숨에 관여한 티파니 이모의 운명은 너무나
뻔한거였지.
우리 이모는 그뒤로 매일 간절히 기도하고 하루에도
몇번씩 전화로 안부를 물었다고해.
딴 이모들도 그러시고.
그리고 이틀 뒤 바로 사고가 터졌어.
아침에 전화를 안 받으시더래.
올게 왔다 싶었던 우리 이모가 딴 이모들에게
연락하곤 달려 갔더래.
예상대로 티파니 이모는 밤사이에 급사를 했어.
나중에 집안에 침입 흔적이나 타살 흔적은 전혀없고
사인도 밤에 자다 급성 심장마비를 일으킨걸로
공식적인 사인이 나왔지만,
이모는 그 일로 신벌 받아 죽은거야.
처음 사체를 발견했을때,
티파니 이모의 두눈은 공포에 가득차 부릅뜨고 있었고
두 손은 깔고 있던 요를 얼마나 세게 움켜줬던지
나중에 쥔 부분을 가위로 오려 내고서야 겨우 시신을 옮길수 있었다고해.
지금은 서울서 아주 가까운 공원묘지에 계셔.
이모는 티파니 이모 얘기 하실땐
항상 바보같은 기집애 언제나 용서 받을라나? 하시며 한숨 쉬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