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귀신은 죽은 당시나 사고 당시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제일 많아.
가장 강렬한 기억일테니깐.
아니면 강렬한 원한이 생기거나 집착이 생긴 시점이던가.....둘 다 가장 강렬한 기억이잖아?
그럼,
아무런 별 탈 없이 살다가 가신 분은?
내 생각에 아마 저승서 잘 계셨겠지.
살아서 기억도 다 잊으시고 자기 자신도 잊으시고...
그러다 자기 무덤 따이는 바람에 야마 돌으셔서........아닐까?
그 아저씨가 도굴한 무덤 주인들이 다 달라 들었으면 진즉 죽었겠지만,
대부분 그냥 용서해 주시고 살아서
승질 좀 있으셨던 몇 분만 쫓아 오신거 아닌가 싶어.
그 파란 헤골 13호는 아마 유골이 남아 계셨던 분 일꺼야.
해골 한쪽이 깨지셨던데
아마 아저씨 탐침질에 찔려서 깨지셔서 그런 모습이셨던듯.
내가 선산 옮겨봐서 아는데,
사람이 매장하면 미이라 되는 경우 빼면 보통 3년이면 백골이 되거든.
매장한지 3년되면 살이 다 썪고 뼈만 남아.
근데,
이 뼈가 흙으로 돌아가는 속도가 주위의 여건이나
흙이나 살아서 영양상태등에 따라 다 다르거든.
선산 옮길 때 보니까 돌아 가신지 한 7-80년된 증조 부모님은 완전 흙으로 돌아가셔서
채로 쳤는데 치아 하나 못 건져서 그냥 그자리 흙만 담아 이장했어.
반면 100년쯤은 되셨을 고조 부모님은 유골이 제법 있더라구.
얼마전 옛 가야 무덤 발굴할 때 순장 당한 여자 3명은 1400년 되었는데 뼈가 다 있더만.
아마 아저씨도 아무리 조심 했어도 뼈좀 부셨을꺼야.
그 뒤로 그 아저씨는 이모가 시간이 되실때 마다 같이 다니셨어.
나중에 알고 보니 그때 아저씨가 도굴한 무덤중에
좀 이상했거나 짚이는게 있는 곳을 찾아 다니셨나봐.
가셔선 다 정식으로 진혼굿이나 천도제 따로 하신건 아니고
원한이 그나마 약해서 다 약식으로 용서 빌었나보더라.
다 정식 천도제 했음 그 아저씬 거지 임.ㅋㅋㅋㅋ ^^
그래도 이모 출장비 좀 나갔을 껄?
이모가 시간이 안되면 딴 이모가 좀 봐주시고....
그렇게 그 아저씨 갔다 올때 마다 붙어 있던 혼불들이 하나씩 줄었어.
그 아저씨가 내가 기억하는 어린시절 이모네 집 많이 찾아온 사람 베스트 5안에 들어.
그리고 나 대학가서 또 봤어.
그때 까지도 죽자 사자 이모 찾아 오더라구...ㅋㅋ
아저씨가 반가워 해 주셨고 나도 알던 분이라
지금도 간혹 서울 가면 밥 얻어 먹으러 가게 놀러가...
지금 70대신데......
뭔 가게 하시냐구?
인사동에서 골동품 가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도굴꾼에서 장물아비로 전업하신거 아닌지 의심스러움. ^^
놀러가면 맨날 나보고 가게에 귀신 붙은거 있나 봐달라고 땡깡이심.
마지막으로 아저씨가 도굴하다가 겪은
가장 무서웠다는 짧은 얘기 하나 하고 오늘 얘길 끝낼께.
진짜 아저씨가 겪은 실화래.
도굴꾼 시절 경기도 용인의 어느 꽤 깊은 야산에
평소 찍어 놨던 무덤을 따러 갔다고 해.
인적 하나 없는 새벽에 작업을 시작했대.
그 무덤은 비석의 글로 봤을 때
조선 후기쯤의 어느 대가 집 부인의 무덤 이었다고해.
원래 양반집 마님들 무덤이 따면 쏠쏠하대.
노리개며 옥가락지, 은가락지 비녀며 그런 작고 예쁜 물건들이
가격도 비싸고 옮기기도 쉽고 하다네?
탐침을 하고는 한번도 도굴된 적이 없는 무덤이라 생각하고는 기분 좋게 작업을 시작 했대.
그런데,
무덤 옆구리를 파기 시작하는데 그날 따라 기분이 무지 이상하더래.
기분 탓이라 생각하고 무덤 옆구리를 다 파고 부장품을 꺼내려고
후레쉬를 입에 물고 머리를 관속으로 들이 밀었다고해.
머리를 들이 미는데 아저씨 귀에 무덤 속에서 여자의 고함 소리가 들리더래.
나 갓!!!!!!!~~~~
아저씨는 혼이 빠져선 거의 굴러서 도망쳤고 그 뒤로 거의 6개월을 술만 먹고 사셨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