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저녁 8시에 강아지 커피와 산책을 하는 건 일상이었다.
이제는 커피가 그 시간만 되면 나를 보채기 때문에 피곤해도 어쩔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그 덕분에 이 동네도 대충은 파악할 수 있게 되었고, 면을 튼 이웃들도 생겼다.
그런데 오늘은 커피가 30분 일찍 나를 재촉했다.
아니, 현관문을 긁는 소리에 내가 반응한 것이다.
대충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문을 열어주었다.
어차피 마당에도 울타리가 있으니 멀리 못 갈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커피는 냅다 뛰어나갔다.
정말 귀여운 녀석이다.
목줄을 준비하러 돌아서려는데 그 녀석이 뭔가를 덥썩 물더니 깨갱거렸다.
황급히 다가가 봤는데, 커피의 목덜미에 뭔가 달라붙어 있었다.
커피가 문 것이 아니라 외려 물린 것이다.
마음이 다급해져 그것을 잡아 뗐더니 내 손을 홱 할퀴고는 도망가기 시작했다.
얼른 핸드폰을 꺼내서 후레쉬를 비춰보았다.
나름 재빠른 걸음으로 울타리 아랫부분의 틈새로 빠져나간 그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사람의 손이었다.
사람의 손이 혼자서 기어가다가 자신을 발견한 커피의 목을 조른 것이다.
나는 이 상황을 납득을 할 수가 없어서 그냥 단순히 잘못 본 것이라고 치부하고 넘어가려고 했다.
다음 날 퇴근길에 우리집 울타리 밖에서 뭔가를 찾듯이 서성이던 손이 하나밖에 없는 그 사람을 보기 전까진...
소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