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짓거부전

zkdhk 작성일 15.09.10 03:3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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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때의 이야기야.

회화문은 분위기 내기 위해서 방언으로 쓸게.

 

내 고향은 도호쿠(東北)인데,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는 재학 당시 미니농구가 꽤 강해서, 주말에도 연휴에도 연습&연습시합&합숙만 잔뜩 했었어.

여름 방학의 어느 날, 근처의 학교와 합동 합숙이 있어서, 옆 마을의 세미나 하우스에 묶게 되었어.

 

그리고, 현지에 도착하고 우리는 벙쪄버렸지.

 

우리들 [뭐여 이 디런 세미나 하우스는???]

 

라는게 모두의 일치된 의견이었어.

목조로 만들어진 집이 점재하고 있었고, 조잡한 슈퍼가 한 군데 있는 정도로, 편의점도 없었어. 그 외엔 산 뿐이었지.

우리 학구보다 훨씬 시골이었어.

세미나 하우스의 뒤에는 바로 삼나무가 무성한 울창한 산들이 있었어.

정말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누군가의 어머니가 말하길,

 

아줌마 [이 세미나 하우스는 옛날에 강제 노동을 위해 쓰였던 숙소란다]

 

라나 뭐라나.

그 때는 숙박 이벤트로 흥분해 있어서 그 이야기 자체는 신경쓰지 않았어.

 

그리고 곧 연습&홍백시합 같은 걸 하니, 앗 하는 사이에 밤이 됐어.

 

저녁밥을 먹고, 큰 방으로 돌아온 우리들은 당시 학교에서 유행하던 우노를 꺼내 우노 대회를 했어. 소등 시간이 가까워질 때 까지 우노를 하며 재미있게 놀고 있었는데, 뒤에서 혼자 동떨어져 있는 녀석이 하나 있었어.

편의상 그녀석을 A라고 할게.

초등학교나 중학교에는 뭐랄까, 있잖아?

특수학급으로 분류된 학생말이야. A도 그런 경우였지.

그래도 부활동 같은데는 보통 학생과 다름없이 들어갈 수 있으니까 미니농구부에 들어간거야. 덧붙여 말하면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꽤 불쌍한 경우야. A의 집을 본 적이 있는데, 현대사 교과서에 나올 것 같은 판잣집에 살면서 아버지 같은 사람도 본 적이 없어. 아마도 모자가정이나 뭔가에다 장애도 가지고 있었을 거야.

 

그런 A였으니까, 초등생 정도의 나이대의 녀석들이 보기에는 기분 나쁜 존재일 뿐이었던거지. 그래서 결국 혼자 동떨어져있게 된건데, 소등 한 시간 전에 순찰하러 온 감독한테,

 

감독 [팀워크도 중요시 안 해부는 느그들이 경기에서 이겨불리가 없당께!]

 

라고 혼나버렸어.

내심 마지못해하면서도 A를 끼워서 뭔가 하자는 흐름이 됐어.

그러다가 친구중 하나가,

 

[무서운 얘기나 하장께]

 

라고 말했어.

솔직히, 나는 무서운 이야기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다가 무서운 이야기도 몰라서 하고싶지 않았지만, A가 장애를 가지고 있어서 우노같은건 할 수 없어서, 별 수 없이 승낙했어.

몇 명인가의 무서운 이야기는 TV 등에서 들은 적이 있었던 것이라서 그렇게까지 무섭지는 않았지만 B가,

 

B [‘말짓거부전’라고 아는가?]

 

라며 이야길 꺼냈어.

뭘 이제 와서 새삼스러운 얘길 하냐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당시 말짓거부전에 대한 내용을 몰랐던 나는 완전 쫄았어. 게다가 주변 녀석들도 아무도 몰랐었는지 상당히 쫄아있었어. 이 스레에서 일부러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말짓거부전은 여러 가지 패턴이 있잖아? 확실히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우리들이 들은 내용은,

 

[눈을 감으면, 당신은 탄광 안의 터널을 걷고 있다. 탄광 안에서 길이 여러갈래로 나뉘어있다. 나뉘어진 길까지 오면, 이어서 말하는 순서대로 길을 걸어라.

처음에는 오른쪽, 다음에는???(중략)

마지막 막다른 길에 도착하면, 경찰관 같은 사람이 있으니, 그 사람이 있는 곳 까지 가면 된다. 도중에 죽은 영혼이 익숙하지 않은 말로 이야기를 걸어오지만, 절대로 대답은 하거나 말을 걸지 말아라. 도중에 눈을 떠서도 안된다. 규칙을 깨버리면 끝장이다. 그 자리에서 혼을 빼앗겨버린다.]

 

이런 느낌이었어. 나중에 안건데, 내가 가볍게 알아본 범위에 한해서, 넷 상에서 볼 수 있는 어떤 이야기와도 미묘하게 패턴이 달랐어.

그래서, 완전 쫄았던 나는 말하는대로 했는데, A는 아까도 말했듯이 장애를 가지고 있어서, 이야기를 잘 알아듣지 못했는지, 아니면 무서워서 초조했었는지 눈을 감으면서 말을 해버렸어. 그 때 말한 말이 들어본 적 없는 말이라고 해야 할까, 적어도 일본어로는 들리지 않는 말이었어.

 

우리들 [아야, 이거 위험한거 아이가? 말해부렀잖여!]

B [아하하, 느그들 참말로 믿고구만-! ‘말짓거부전’을 꺼꿀로 읽어보랑께!]

우리들 [뭐여? ‘전…부…거짓…말’ 워-! 열뻗치는구만-, 뻥이었냐-. 완전 쫄아부렀잖여-!]

 

한건낙착, 이라고 생각했는데 A가 아까 그 상태 그대로였어.

 

우리들 [인마, A! 이제 그만 하랑께! 다 거짓깔이란다!]

A [쿠아w세drftgy후시코lp;]←알아듣지 못했기 때문에 적당히 써 넣은거야.

우리들 [아따, 그만 하랑께! 야!]

 

A의 어깨를 잡은 순간, 실이 끊긴 것처럼 풀썩하고 무너져 내리곤 눈을 뜨지 않는거야.

이거 위험하다 싶어서 우리들은 급히 감독을 부르러 갔어.

학부형들도 모여서 야단법석이 났고, 한동안 상태를 지켜봤지만 눈을 뜰 기색은 없었어.

결국, 구급차를 불러서 A가 병원으로 옮겨지고, 합숙은 중지되고 다음날 상황설명&설교를 듣고 해산했어.

그 후, 여름방학 기간에 계속 입원한채였는지, A는 연습하는데 얼굴을 내밀지 않았어.

2학기 개학식에서 담임에게 A가 이사하게 되었다고 들었어.

정말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소문으로는 정신과가 있는 커다란 병원으로 옮기기 위해서였다는 것 같아.

A가살던 판잣집도 계속 사람의 기척이 없었고, 어느 쪽이든 자세한 사정 설명 없이 A와 그 가족은 이사를 가버렸어.

이상이 당시의 이야기야.

그 후, 중학교 연구발표회로 어쩌다가 조사하게 된 향토사를 보다가 소스라치게 놀랐어.

그 세미나 하우스가 있던 마을 말인데, 태평양전쟁 말기에 외국인 노동자가 탄광 등에서 부당한 노동을 강요당한 탓에 봉기가 일어나, 그 때 경관 등에 의한 탄압으로 수많은 희생자가 나왔다는 것 같아. 게다가 누군가의 어머니가 말했던 [강제노동을 위해 사용된 숙소]라는 것도 거짓말이 아니었던 것 같아.

게다가 수년 전, 미니농구부에서 동창회가 있어서 당시의 녀석들과 만날 기회가 생겨 A가 화제에 올랐어.

A는 우리들이 중학교 2학년 정도 되었을 때 눈을 떳다는 것. 그리고 1년 후에 무사히 퇴원했다고 했어. 하지만 몇 년 후 행방불명되었다는 것을 고향에 남아있던 녀석들이 초등교 때의 감독에게서 들었다고 해.

 

또, 다른 친구가 당시의 이야기를 B와 되돌아보았을 때에 판명된 것이 하나 있어.

B가 알고 있는 [말짓거부전]은, 넷 상에서 본 내용과 흡사하다는 점이야.

(등장하는게, 건물은 절이라든가, 인물은 스님이나 노파라는 점)

탄광이라던가 경찰관 같은 내용이 아니었다는 것 같아.

게다가 B본인은 기억이 다른건지, 자신이 이야기한건 어디서나 흔히 들을 수 있는 이야기 쪽으로, 탄광과 같은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는거야.

B의 기억과 우리들이 실제로 들인 이야기가 어긋난다는 점이나, 그 세미나 하우스가 과거의 음산한 사건의 무대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지금은 A가 했던 말이 살해당한 외국인의 모국어였던게 아닌가 하고 생각해.

적어도 내가 한 가지 말할 수 있는 것은, 가상의 공포담도 환경이나 상황이 맞물리게 되면 진짜가 되어버리는게 아닐까, 라는 거야.

 

 

 

 

 

출처 : 2ch 오컬트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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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는 そうぶんぜ(소우분제). 이를 거꾸로 읽으면 ぜんぶうそ(젠부우소)라는 말이 되는데, 이는 ‘전부거짓말’이라는 뜻이다. 일본에는 상당히 많이 알려진 ‘놀이’로, 사람마다 내용과 패턴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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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할 때 오사카 사투리는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게 요새 추세인 것 같네요.

개인적으로 어감상 오사카 사투리는 전라도 사투리랑 비슷 한 것 같던데.

뭐, 이건 도호쿠 사투리라는 것 같지만...

어쨌든 사투리는 좀 번역하기가 곤란하네요. 대충만 알고 있는 정도라서... 

 

 

그러고보니 저 이거 초등학교때 친구랑 했던게 기억나는데 혹시 어린시절에 말짓거부전 해보신 분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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