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말고사가 끝났다.
일종의 허무함을 느끼며 집으로 가는 중이었다.
배달원으로 보이는 남자가 내 앞에 가고 있던 사람에게 물었다.
<18호관이 어디에요?>
남자는 모른다고 했다.
나는 서둘러 고개를 돌렸다.
옛날부터 귀찮은 건 질색이었다.
다행이도 배달원은 내 뒤의 사람에게 아까와 같은 질문을 했다.
남자는 친절하게 답해 주었다.
배달원은 고맙다고 하면서 오토바이를 몰고 사라졌다.
집에 돌아온 순간, 나는 다음의 두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첫째, 남자가 알려준 길은 급경사가 있는 낭떠러지라는 것.
둘째, 그 남자의 목소리는 작년에 자살한 내 동기의 목소리였다는 것.
p.s. 이 이야기는 필자가 실제로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귀가하던 중 경험했던 일에 조금의 상상력을 보태 창작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