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입니다 후기 ㅠ.ㅠ 이런 경우도 있더군요..

발리에생긴애 작성일 06.07.29 17:5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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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결과부터 말씀드리자면 욕만 먹었습니다 ㅡㅡ;; 역시 번호를 얻어오진 못했죠. 전 진짜 순수한 마음에 말씀드린건데 오해가 컸나봅니다.

오늘 오전 11시 경에 그 매장 주위로 갔습니다. 매니저 분이랑 계시면 말을 못 걸 것 같아서 매니저분이 점심을 드시러 나갔을 때를 타겟으로 잡았죠.

가서 주위에서 어슬렁거리는데 역시나 매니저분이 항상 매장 내에 계시고, 그 여자분도 매장내에 계시더군요. 한 시간 정도 서서 기다렸습니다. 좋은 기회가 나길.. 그런데 1시가 넘어도 매니저분이 식사를 하러 가시질 않더군요. 잠깐 나가서 담배를 필 뿐...

게다가 입구 근처에 매장이 있어서 담배를 피면 곧장 들어오기 때문에 그 시간도 어려웠죠. 결국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차라리 매장에 들어가서 그 여자분한테, 저 진짜 나쁜사람 아니고 이상한 사람 아닌데.. 그쪽한테 정말로 드릴 말씀이 있어서 왔어요. 시간 오래 빼앗지 않을 테니까 저랑 1분 정도만 얘기하면 안되겠냐고.. 매니저 분 계시고 손님도 오시니까 화장실 간다고 하고 잠깐만 밖에 나와서 얘기하면 안되겠냐고.. 반대편 화장실 있는데께서(전 화장실 간다고 말했으니 그 방향에서 얘기하는 게 좋겠다고 혼자 생각하고) 기다릴테니 꼭 와달라고 이런 식으로 말하려고 마음먹었습니다.

마침 그때 매니저라는 분이 담배를 피러 나가시더군요. 이때다 싶어서 매장에 들어가서 그 분에게 말했습니다. 그 여자분이 제 말을 들으시더니 무슨 일 때문에 그러시냐고, 그럼 먼저 화장실 쪽 가 계시라고, 매니저 분 들어오시면 얘기하고 간다고 하더군요;; 이때까지는 괜찮았습니다. 오호라~ 얘기할 마음이 있나보구나 했죠.

전 반대편 화장실 있는데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 멀리서 오더군요.. 딱 앞에 그 여자분이 도착했는데 갑자기 그 뒤에서 "이 새끼야? 야 너 뭐하는 새끼야?" 이러시며 어떤 남자분이(등치도 우락부락해서 인상까지 무서웠음 ㅡㅡ;;)등장하시더군요.
알고보니 그 남자분 역시 어디 매장 매니저더군요. 다짜고짜 사람 많은데서 저 한테 먼저 욕을 하더니 온 여자분 보고, "야 넌 들어가. 매장으로 들어가." 이러시며 절 딱 보더군요.

정말 황당했습니다. 이 무슨 예상치 못한 경우란 말인가... 잘 기억은 안나지만 그 아저씨가 저한테 한 말을 대충 요약하면...
"야 이새끼가 왜 애를 겁줘서 화장실 앞에까지 오게 만들어? 애가 무서워서 화장실도 못 가잖아! 말을 하려면 매장 안에서 말을 하던가! 그리고 내가 쟤 삼촌인데, 쟤 남자친구 있어! 오래된 남자친구 있으니까 딴데가서 알아봐!"
이러더군요. 전 아무 말도 안 했는데 혼자서 따다다다 ㅡㅡ;;
그래서 제가 말했습니다.

"전 나쁜 의도는 전혀 없었고, 단지 매장 안에서는 매니저분과 손님 때문에 얘기를 편히 할 수 없을 것 같아서 여기서 얘기하자고 한 것 뿐이라고."

그러니까 그 남자분이

"아무리 그래도 애가 겁을 먹어서 말을 못 하잖아!"

아마도 그녀가 절 이상한 사람으로 봤는지, 지금 저한테 호통을 치는 남자분한테 가서 도와달라고 얘기를 해달라고 했나 봅니다. 그 사람 많은 백화점 안에서 다른 사람 다 듣도록 호통을 치는데 어찌나 쪽팔리고 화가 나던지...

"나쁜 의도는 없었습니다. 단지, 얘기하고 싶었고... 그 여자분이 당황하셨고 무서우셨다면 제가 사과드겠습니다. 정말 나쁜의도는 없었습니다."
이렇게 웃으면서 얘기했습니다. 거기서 화를 낼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단지 열 받았던 건 절 보자마자 너 이새끼 뭐하는 새끼야? 이 말로 시작한 것이었죠.

그 남자분 결국
"이런 식으로 해선 안되는거야! 딴데 가서 알아봐.. " 이렇게 말하고 가더군요. 어찌나 허탈하고 어이가 없던지.. 전 절대 나쁜의도 없었고, 단지 그녀랑 얘기를 좀 하고 싶었을 뿐인데,,

그녀랑 단 한마디도 못 나눠보고, 그 아저씨한테 욕을 들었다는게 억울하고 아쉬워서 한동안 자리를 못 떴습니다. 창피하기도 했지만 발길이 잘 떨어지질 않더군요. 내가 뭐 잘못했나, 범죄자도 아니고 이런 식으로 꼭 당해야 하나...
하긴 제가 잘못도 있었죠;; 화장실 앞에서 보자고 했으니.. 이건 단지 화장실 간다고 얘기를 했으니 그쪽에서 얘기를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순전히 제 생각이었으니까요; 그 분이 겁을 먹으셨으면 제 실수겠죠.. 아무튼 그렇게 하고 그 자리를 떳습니다.

원래 실패해도 본전이란 마음으로 넉넉하게 하려고 했는데 뭔가 기분이 상당히 안 좋네요. 전 정말 단지 순수한 마음으로 그쪽이 마음에 들어서 그런다는 그 한 마디라도 하고 싶었는데 결국 그 여자분이랑은 아무런 얘기도 못 하고, 다짜고짜 어떤 아저씨한테 욕이나 먹었으니까요.

오는 길에 차라리 그 분한테 다음에 가서 사과나 할까 생각했는데, 창피해서 거기엔 발도 못 붙이겠더군요... 에휴~ 이렇게 흘러갑니다. 오늘 하루도...

정말 다른 이유 하나도 안 보태고, 마음에 들어서 그랬던 것 뿐인데 그런 오해를 받고, 아무런 말도 못하고 오다니...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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