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설-가식(?)

노동쟁의 작성일 07.10.31 04: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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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분이 지금 짱공유 게시판 대문에 걸려있던 '싸이월드 하지 말아라'라는 내용의 글에 대한 반박문을 적으셨기에

그 글과 이프군님의 덧글을 보고, 저의 생각을 적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덧글을 달려는 순간 글이 사라지고 없기에, 울컥해서 열일 제쳐두고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편의상 경어체를 사용하지 않겠습니다. 양해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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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에 걸려있던 싸이월드에 관한 글에 큰 반발심 같은건 없다. 내가 싸이를 지금 하지 않고. 아마 앞으로 할 일은 없을것이니까. 하지만 글의 내용에 조금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정말 제대로 개념이 박히고 연애를 잘하고를 떠나, 멋있는 남자라면 속마음을 숨겨야합니다.' 라고 이야기를 꺼내고는 싸이월드 사용자의 가식을 타박하고 있으며, 난데없이 자신의 홈피에 들어오는 여자가 '출세에 도움'이라도 되냐며 말을 하는게 심히 쌩뚱 맞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가 제일 싫어하는 말중에 하나인 '공부나 해라'를 20살이 말하고 있으니. 어이가 없었던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그에 대해 몇가지 말을 적어주려다가, 곧 군대를 간다는 말에 '아직은 사회경험이 적어 그럴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해서 그만두었다.

 

오늘 새벽, 어떤 분이 그 글에 대해 장문의 반박글을 적었기에 간단하게 읽어보았다. 그 글에 그만한 양의 반박글을 적은게 대단하다고는 생각했지만 인신공격성의 문장이 많아 눈살을 찌푸리긴 했다. 이프군님이 거기에 대해 한소리를 하셨고, 아마 그때문에 글을 내린 듯 하다.

 

여튼 거기서 나온 이야기중 하나가 '가식'이라는 것이다. 그 때문에 내가 지금 하라는 일은 안하고 또 온갖 잡소리를 늘어놓고 있으니.. 어쨋거나 저쟀거나 가식에 대해 말을 해보고자 한다.

 

가식[假飾]은 거짓 가 자에 꾸밀 식 으로 만들어진 단어다. 말 그대로 거짓된 꾸밈이다. 많은 사람들이 거짓된 모습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기에 가식이라는 단어도 배타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관념을 많이들 가지고 있다.

 

거짓은 선과 악을 명확하게 구분지을 수 있는 단어는 아니다. 그 단어의 뜻이 '사실과 어긋남, 또는 사실이 아닌것을 사실인 것처럼 꾸밈'이니, 그것이 선한지 악한지의 구분은 행위의 결과와 행위의 의도를 놓고 판가름을 해야하는 복잡한 작업이니까. 선의의 거짓말이 존재 할 수 있는 것 처럼 거짓됨을 질시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거짓으로 착한체를 하는 위선과는 구분되어야 할것이다. 위선은 분명 그 의도가 악하기때문에 도덕적이지 못한 것이기에 질타받아야 한다.

 

꾸밈이란 어떠한가. 라깡을 말대로 인간은 오이디푸스기를 거쳐 상징계로 들어간다. 누구나 이성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나 집단에서 타인에게 잘 보이기 위해 패션과 관련된 정보를 습득하려고 노력하지 않는가? 의복이 상징이며 기호이다. 의복은 신체보호의 용도 외에도 경제적 능력의 척도, 집단의 정체성 유지 등에 많은 작용을 하는 꾸밈의 도구이니까. 아무도 옷을 잘 입는 사람에게 욕을 하지 않는 것 처럼 꾸밈을 하는데 대해서 욕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가식은 자기관리, 그리고 만들어진 이미지와 같다. 그렇다고 그 만들어진 이미지가 자기의 본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니 버려야하는 것인가?

 

사람들과 많이 만나고 이리저리 치이며 행동하는 나 자신을 보면 무엇이 진심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사실 판가름하기 조차 힘들다. 사람들을 만나면 웃으려고 매번 노력하다 보니 나름 인상이 좋다는 이야기도 들어보았다. 난 크게 즐겁지도 웃을만한 기분도 아니었음에도 자주 그런 행동을 하다 보니 몸에 익은게다. 골방 환상곡이라는 인터넷만화를 자주 보는데 한날 이런 글이 있었다. 가면을 계속 쓰고 있으면 그 가면도 자기 얼굴이 아니냐고 말이다.

 

가면이라는 뜻의 페르소나는 고대 그리스에서 연극할때 사용되는 가면을 말한다. 요즘은 가식적인 모습을 뜻하는 말로 많이 쓰긴 하지만..  자신이 만들어낸 페르소나는 자기의 모습인것이다. 진실된 마음이 가장 아름다운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도 겉으로 들어날때 이루어지는 것이다. 페르소나를 먼저 만들고 자신을 동화시켜가든, 자기 모습을 발견하고 그를 통해 페르소나를 만들든 상관없다. 다만 더 효율적이고 더 나은 방법은 아름답고 화려한 페르소나를 가지고 자신을 거기에 맞추어가는 것이란 말이다.

 

앞글 다 읽기 귀찮은 사람을 위해 요약하겠다.

 

"거짓이든 진짜든 가식이든, 그런건 중요치 않다. 자신을 꾸며라.

  그리고 속이려거든 완벽하게 속여라."

 

ps. 야식은 역시 라면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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