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뮤직님과 비슷한 상황...!!! 도움이 될까 해서리 몇자 적어봅니다.

매너리즙 작성일 08.01.05 09:5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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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아주 비슷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리플을 달았는데 코멘트가 500자라서 안되는 군요.

 

그래서 아예 새로 작성하니 잘 읽어보시고 자신만의 업그레이드로 반드시 성공하시길 바랍니다.

 

요 근래 프리로 대기업 3개월짜리 프로젝트 들어갔습니다. (제가 제 친구와 주로 하는 알바)


한 1개월쯤인가 자주 얼굴 마주치며 인사하던 홍보실 여직원 한 분이, 휴게실에서 아주 아주 간단한 동영상 작업에 대해 물어보더군요.

 

대학원에 다니는데 과제물이라면서...

 

스펙이 상당한 지라 남직원들 꽤나 서성대고, 남친도 있다는 말 있고, 저 역시 하고 있던 프로젝트도 밀려있고, 무엇보다도 그 여직원 자체가 워드밖에 할 줄 모르는 컴맹인지라 설명하기 귀찮아서 말했죠.

 

"주고 가세요. 제가 해드릴 테니까"


"어떻게 그래요. 제가 할테니까 하는 방법만 가르쳐 주세요."


"시끄럽고요. 주고가세요."

 

아무튼 여차저차 말 섞고, 결국엔 고맙다고 몇번을 말한 후, 동영상 작업을 맡기고 갔습니다.

 

워낙에 간단한 작업인지라 프로젝트 하면서 중간중간 쉬는 타임에 후다닥 해치우고 다음날 dvd로 복사해 가져다 줬습니다.

 

그랬더니...

 

"고마워서 사왔어요."

 

라며 첨보는 고급스러운 박스에 포장된 샌드위치 주더군요.

 

샌드위치 가지고 제 사무실가서 프로젝트하다가 포장 뜯기도 번거럽고 해서 그냥 놔둔 채, 작업...

 

샌드위치 깜빡 잊어버리고 퇴근...

 

다음날, 점심먹고 난 후, 커피 사들고 사무실 가다가 그 여직원 만났죠.

 

"샌드위치 잘 드셨어요?"

 

"네."

 

"저 근데 또 물어볼게 있는데..."

 

기다린 건지, 된장 a4 용지 3장에 뭔가를 빽빽이 적어서 들고 있더군요.


그래서 직원 연수실에 임시로 마련된 저의 사무실로 데려갔죠.

 

컴퓨터 두 대, 모니터 4대, 사진기, 캠코더, 그외, 크고 작은 장비들을 혼자 쓰고 있는 규모에 좀 놀라더군요.

 

과제물... 자기딴엔 물어보기만 하려고 온 건데 듣고 보니 이만저만한 작업이 아니었습니다.

 

"물어보려고 온 거 아니죠."


"아니에요. 정말 물어보려고..."


"두고 가세요."

 

"가르쳐 주시면 잘 할 수..."

"그냥 두고 가세요. 그런데 이번엔 시간 좀 걸려요."

 

"미안해서 어떻하죠?"

"그럼 미안해 하세요."

 

"뭐 사드릴까요?"

"됐어요."

 

"생각해 두세요. 샌드위치 빼고요."

 

포장도 뜯지 않은 샌드위치 보며 말하더군요. 괜히 미안한 마음에 그때부터 제가 저자세...


작업 진행 중, 몇 번의 협의와 수정과정을 통해,

 

"드시고 싶은거 생각해 두셨어요?"

 

"됐어요. 부담갖지 마세요."

"비싼 것도 괜찮아요."

"제가 지금 하는 거 페이하시려면 50만원짜리에요. 그러니까 부담갖지 마세요."

 

아무튼 제 썰렁한 농담 이해할 정도로 친해졌죠.

 

어쨌던 일주일 후, dvd로 복사해 주고, 저번처럼 뭔가 주겠지 하고 기다리는데... 아무것도 안주네요.

 

그냥 고맙다는 말만... 쩝... 아쉬운 마음 털어버리고 제 사무실로 가서 일했습니다.

 

다음날, 일하고 있는데 그 여직원 들어오더니,

 

"고마워요. 덕분에 발표 잘 끝냈어요."

 

"네."

 

"언제가 좋으세요?"

"네?"

"드시고 싶은거 생각해 두시라고 했잖아요."

 

"네."

 

"......"

"......"

"또 샌드위치처럼 아무 생각 없었구나. 전 술까지도 사줄 생각했었는데... 30만원 정도는 각오하고 있으니까 말만 하세요."

 

어라...? 설마 나가서 사주겠다는 소리인 줄... 바로 각성하고 분위기 바꿨죠.

 

"저 약속같은 거 안 익숙해요. 오늘 사주던가 그냥 잊어버리세요."

 

그랬더니 잠시, 생각한 후, 말하더군요.

 

"네. 그럼 퇴근 후에 교보 맞은편 역에서 만나요. 그동안 생각해 두세요. 먹고 싶은거..."

 

"네."

 

여직원 나가자, 조금씩 두근거리기 시작했습죠.

 

"하... 거참... 이쁜것들의 자신감이란..."

 

그때부터 일이 안되는 겁니다.

 

정말 아무생각 없었는데 이제사 그 여직원의 향수냄새라던지, 웃는 모습이라던지 인지되기 시작... 와 기분 좋더군요.

 

서성대는 남직원들도, 남친 있다는 소문도... 그냥 무시... 혼자만의 상상에 들떠있다가 몇시간 지난 후에야 현실로 돌아왔죠.

 

아직 학생이고, 해야할 것도 많은 지라 어떤 식으로든 다른 사람들과 엮이는 게 조금은 불편한 시기...

 

그래서 마음을 비우고, 약속 장소로 나갔습니다.

 

먼저 와서 기다리는 그 여직원... 확실히 직장인들의 모습은 학교에서 보는 과 여자동기들과는 다르더군요.

 

나이는 나보다 어린데도 뭔가 성숙한 분위기... 청바지에 운동화 차림의 저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 듯...

 

상당한 외모, 좋은 대학, 좋은 대학원, 대기업... 분위기 또한... 캬 좋다.

 

그런데 아십니까? 나무에 오르지 못하고 안오르고의 문제가 아니라, 상황이 아닐 수도 있다는 거...


 

여자들은 대부분 남자들보다 앞서갑니다.(군대라는 시간의 차이)

 

그러니 현 시점, 저보다 앞서 가 있는 남자들와 어울리는 게 맞죠. (군대 간 남친과 헤어지는 이유의 대분분이 졸업후, 새로운 환경에서의 새로운 스펙을 가진 남자들과의 만남이라더군요.)


가볍게 연애나 하자는 생각은 제 상황에선 불가능...

 

제 친구 개미핥기처럼 집에 돈이 많아서 아무 걱정없이 산다면 모를까...

 

물론 포트폴리오가 좀 되서 이렇게 프로젝트로 여기저기 불려다니며 좀 되는 돈을 벌고 있지만, 모두 학비로 들어가는 턱에... 여친만들어서 찌질하게 연애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졸업을 하고 취직을 하는 게 먼저고, 그때부터 저런 여자 자연스럽게 만나 궁상맞지 않게 연애하고 싶다는 지론...

 

그녀가 보이는 곳까지 걸어가면서 오만가지 생각이 교차 되더군요.

 

그냥 고마워서... 단지 고마울 뿐이어서 보답의 의미일 수도 있겠지만, 한가지만 염두해 둘 것은 개인적으로 단 둘이 시간을 갖는 과정까지가 힘든 것이지 일단, 거기까지 가면 상황반전의 기회가 있습니다.

 

그때부터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리고 어떤 속도로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다음 상황에서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는 것이죠. 여기 계신 분들 대부분 알고 계시겠죠.

 

어쨌던 참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청계천도 구경많이 했습니다. 근사하더군요.(여자가 있어서 그랬나?)

 

그녀에 대해서 알게 된 것도 많았고... 그리고 지금 3주일이 지났습니다. 변화된 건 없습니다.

 

전 프로젝트 막바지를 위해 휴일도 반납한 채, 정신이 없고, 그녀 또한 종무식 때문에 정신없었죠.

 

방학이 끝나면 전 그 대기업에서 떠나 학교로 돌아갈 것이고, 그녀 역시 2008년 한 해를 학업과 업무에 바쁘게 보낼 것입니다.

 

리얼뮤직님...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님은 과연 저 상황을 어떻게 반전시키실 것입니까?

 

일단, 님은 저와 상황이 다릅니다. 그녀를 좋아하니까 말이죠. 그렇다면 저와 다른 결말을 만드셔야겠죠?

 

여자들은 분위기에 약합니다. 이 말은 정해진 것이 없다는 뜻과 동일합니다. (결혼을 한 여자들까지도 마찬가지라더군요.)

 

남자친구가 있던 없던, 그 상황, 그 분위기에서 즉흥적으로 반전과 대박이 있습니다.

 

만약 제가 그날 다른 맘을 먹고 그날 작업 아닌, 작업을 했었다면 또 다른 상황에 처해있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전 그냥 이대로를 택했습니다. 하지만 좋아한다면... 정말로 뻑갔다면... 스피드를 올리십시요.

 

분위기가 고조되어 있을 때, 빠른 템포를 가지고 움직이셔야 빠른 상황 반전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서두르면 일을 그를 칠 수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마음 문제에 있어선 서두르는 것이 백만배 나을겁니다.

 

가타부타가 확실하지 않은 채, 주위에서 서성거리기만 한다면 님의 가슴만 새까맣게 타들어 갈것입니다.

 

그 사이 다른 놈이 후다닥 채 갈 수도 있고 그녀의 마음이 님을 좋은 친구, 동생으로만 인식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녀와 밥한끼 먹는다거나, 단 둘만의 데이트 몇 번만으로 '나는 이제 그녀에게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위치다.'라고 과신하지 마십시요.

 

정확한 타이밍의 상황반전을 만들어 내는 누군가가 나타난다면 님은 닭보던 늑대가 될 것입니다.

 

님의 스킨쉽에 아무런 저항이 없을 때까지 밀어붙이셔야 합니다.

 

그리고 일단 그녀가 님을 '나를 좋아하는 남자'로 인시갛게 한 다음부터 님이 원하는 좋은 이미지로 그녀의 곁에 남던 말던은 알아서 하십시요.

 

단...!!!

 

'나를 좋아하는 남자'라고 해서 내가 맘대로 해도 되는 남자가 되진 마십시요.

 

'나를 좋아하는 남자이만 내가 함부로 할 수 없는 남자'가 되십시요.

 

두가지는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잘난 놈이 근사한 여자를 차지하는게 아니라, 솔직한 자신감이 바로 키워드입니다.

 

대부분의 잘난 놈들은 그 '솔직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게 마련이죠.

 

"좋아한다고 말했다가 차이면 어떻게 하죠?"

 

이견이 있겠지만 저에겐 그 말이 제일 한심한 것입니다.

 

스스로를 사랑하세요. 스스로에게 고통을 주고 괴로워하기엔 할 일은 너무 많고 시간은 없습니다.

 

아무튼 저와는 다른 결말을 가지고 곧 나타날 것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왠지 비슷한 상황의 님의 글을 보니, 나도 모르게 반가워서리... 그리고 아쉬움이 남아서리...

 

꼭 성공하시길 바랍니다.

 

 

*주의사항

 

저의 글은 단지 저의 생각일 뿐입니다. 저의 생각을 그저 참고만 해두시라고 적었으니 오해 마시기 바랍니다.

 

오로지 참고만 하세요. 사람들의 생각과 상황은 모두 다르기 마련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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