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프로젝트 알바하다가 여직원 도와주고 밥, 술 얻어먹었던 놈입니다.
저번에 저하고 비슷한 상황에 있었던 님 도움준답시고 글 썼던...
근데 참... 인연이란게 있긴 한가 보군요.
마지막 학년 시작되고, 이제 취업이다 뭐다 정신없는데... 종로에 있는 ** 생명 알바 들어와서 개미핥기와 일 시작했습니다.
학점관리 때문에 안한다고 버티다가 이번 등록금으로 모아둔 돈 다 날리고(?) 다음학기 걱정되서리 어쩔 수 없이 시작했죠.
거기서... 또 다시 만났네요. 그 여직원 분...
참고 서적 확인하러 지하서점에 갔다가 커피 파는데서 보게 됬습니다.
반가와서 저도 모르게 아는 척 했지만, 옆에 누가 있어선지, 그 분이 좀 불편해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머리 긁적이고는 일하러 다시 올라갔는데... 문자 오더군요.
아직도 내 폰 번호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했고... 쩝
문자 내용은 머 대충 그런거... 머시기 상황이 좀 그래서 아는 척 하기 불편했다 어쩌고 저쩌고...
할 말도 없고, 가만히 생각해 보니 옆에 있던 사람 아무래도 남친같아서 답문 안하고 열심히 일하는데...
또 문자... 지금은 어디서 일하냐고... 자기도 반가웠는데 어쩌고 저쩌고... -_-;;
머가 미안한지 또 그 소리...
괜히 순수하게 아는 척 한 나만 이상한 사람된 기분에 또 답문안하고 핸드폰 책상 위에 던져두고 화장실 간 사이...
개미핥기 이뭐병이 나인척 하고 답문 보냈다네요.
머라고 보냈냐고 아무리 물어도 대답도 안하고 '킥킥' 거리기만 하길래. 진짜로 화가 나서 다그쳤더니...
만나고 싶다. 약속잡자. 이런식으로 보냈다고 하네요.
내가 지랄지랄 했더니...
"진짜 만나고 싶어했잖아."
아... 정말 죽여버리고 싶어라.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너무한거 아닌가 싶었지만, 진짜 친한 놈이라서 그렇게 할 수도 있는 거라 생각했죠.
정말 보고싶긴 했었으니까.
한참뒤에 답문이 왔네요.
'좀 의외네요.'
그래서 보냈죠.
'신경쓰지 마세요.'
또 오네요.
'뭘요?'
'그냥 신경쓰지 마세요.'
'그러니까 뭘요?'
'그게 뭐든간에 신경쓰지 마세요.'
'이제 좀 익숙하네요. 아깐 장난이었나보죠?'
한동안 말성였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문자...
'장난은 아닌데... 장난처럼 됬네요. 아무튼 신경쓰지 마세요. 오늘 반가웠습니다. 끝'
이렇게 보냈습니다.
문자 더 이상 안왔구요. 지금 쪽팔리기도 하고 잠도 안오고... 해서 글 올립니다.
하아... 이 놈의 형편이 조금만 좋더라도 사귀고 싶은 사람인데....
다시 보니 두근거립니다.
그래도 머 옆에 멀쑥한 남친도 있는 거 같고... 후우... 한심하네요.
아 자야 하는데... 눈은 말뚱말뚱하구나... 미치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