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2008년 여름 막바지 비오는 어느날
#1
장소는 대학 기숙사.
엘레베이터를 기다리는 아잉.
아침에야 과제를 하느라 머리도 감지않아 모자를 눌러쓰고
양말신기도 귀찮아 쪼리를 신고 나온 아잉.
그의 손엔 옆으로 매는 가방과 학생증 목걸이와 대형우산이 들려져 있다.
엘레베이터는 ▽7 상태로 멈춰있다가 내려오기 시작한다.
#2
엘레베이터가 드디어 내가 사는 5층에 내려왔다.
아잉은 오늘 1교시 수업이 있고 현재 시각은 AM 09:30
문이 열리며 안에는 보통키와 체격의 검은 긴머리에 웨이브파마를 한 여자 한명이 타고있다.
#3
엘레베이터를 탄 아잉.
그 여자의 행색을 살핀다.
'비가 이렇게 오는데 우산을 안챙긴걸로 봐선
요아래에 잠깐 택배 가지러 가거나 누굴 만나려나보군.'
#4
1층에 도착.
그 여자와 아잉은 엘레베이터에서 내려서 현관쪽으로 걸어나간다.
'택배 데스크를 안들르는걸로 보아 현관쪽에서 친구나 지인이라도 기다리려나 보군.' 이라고
생각할리가 없잖아!! 난 바쁘다고 1교시 수업인데 지금 9시 30분이라고 어쩔!!
서둘러 현관을 나선다.
근데...
그 여자가 현관에서 두리번거리더니 손을 머리위에 살짝 올리고
빠른걸음으로 비를 맞으며 나아가기 시작한다.
우산을 피던 아잉은 좀 어이없어하며 일단 몇걸음을 떼어 앞으로 나아간다.
10발자국쯤 걸어가면서 그여잘 봤다.
가는 방향이 왠지 내가 가는 방향이랑 비슷해 보인다.
나의 뇌는 아드레날린 비슷한 물질을 분비 시키며 재빠르게 회전을 한다.
'저, 저기요.'
회전운동(?)을 끝내기전에 입이 열렸다.
그 여자가 뒤돌아본다. '네?'
'어디까지 가세요? 우산 같이써요' 라고 내가 존나 로맨틱하게 말을 했을것같애?
뭐라고 했는지는 제대로 기억안나니깐 걍 씀
암튼,
같이 쓰고 가게됐다. 목적지는 빨간다리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는 친구..라나?..
그 여자가 먼저 입을 연다. '저, 무슨 과세요??'
아잉은 대답하지 '아, ☆☆과요~' (이말을 듣고 여자가 뭔가 헉..한다.)
그래서 나는 물었지 '무슨과신데요??'
여잔 '아 전 ○○과예요'
아잉은 순간 다시 뇌를 급회전 시켜서 뇌내의 이야기 거릴 찾는다.
아잉은 뇌내에 있던 [○○과]에 관련된 이야기꺼릴 하나 찾았다.
그리곤 말을 잇는다.
'아, ○○과!! ○○과 저희과 수업듣는데..' 차마 말끝을 맺기도 전에,
'저저, 1학기때 ☆☆과 수업 들었는데..★★ 수업이요' 라고 그 여자가 말을 가로챘(?)다.
아잉은 당황하며 '엑?? 설마 금요일 123교시??' 라고 놀라며 묻는다.
여잔, '네! 저 금욜 123교시요!! 엑엑??!!'
둘은 서로 당황한다...
아잉은 속으로(나 님 모르는데..? 뭐임..? 설마 그 ○○과 3명중 한명인가..하고 기억을 살린다.)
아잉은 묻는다. '저 혹시 이름이..?'
여잔 대답한다. 'ㅇㅅㅁ이요..'
'헉..' 아잉은 급당황을 하게 된다.
당황하는 이유의 전모는 이렇다.
#5
여기는 내 중학교 동창 @@과 ㄱㅅㅎ의 기숙사 방
아잉은 갑작스레 연락받고 호출되어 이곳으로 왔다.
학기초에 우연히 상봉(?)한 중딩동창 ㅅㅎ이는 아잉에게 여자를 소개 시켜주겠다며,
다짜고짜 어느번호로 전활 걸어서 얘기를 하다가 아잉을 바꿔준다.
아잉은 매우 당황하며, 부끄럽지만 호기심에 일단 받긴 받는다.
통화내용은 별내용없이 그냥 서로 인사만 하고 서로 당황스럽다는 기색을 보이는 대화 몇마디가 전부.
통화를 마치고 ㅅㅎ이에게 그녀의 이름을 묻는 쮜뇽.
ㅅㅎ왈, '○○과의 [ㅇㅅㅁ]이라고 모를텐데?'
아잉왈, '헉, 걔 나랑 같은 수업듣는앤데..'
ㅅㅎ은 맘에 안드냐며 시끄럽게 떠들다 결국 흐지부지.
억지로 문자 몇통 주고 받긴 했지만 번호조차 저장 안했던 아잉.
그렇게 시간이 흘러 오늘날에 이렀다.
#6
다시 현재로 돌아와서,
아잉, '헉..ㅅㅎ이 친구??'
여자도 '헉 설마 그때??'
아놔...둘이 매우 민망해졌다.
목적지까진 70보정도 남았는데..
아잉은 억지로 어색함을 무마하기 위해,
'아하하..또 이렇게 만나는구나..'라고 말을 건네보지만, 되돌아오는건 헛웃음뿐..;;
그렇게 남은거리를 군대간 ㅅㅎ이 얘기를 살짝하며 걸었다.
#7
목적지 도착.
그 여잔 여기에서 친구를 만나기로 했었는데,
그 친군 남자.
말을 건네는투로 봐선 같은과 동기인듯.
아잉에게 고맙다고 인사하며 Bye 하는 여자.
아잉은 뭔가 겁나 씁쓸민망해진 기분으로
◇◇ 수업을 들으러 갔다.
'아씨, 비오는날엔 쪼리따윌 신는게 아니었어...ㅅㅂ..'
- 휴먼다큐멘터리 [어느 비오던 날] 完 -
이 이야기는 직접 작성한 글이며 실화이고,
글속의 인물 '아잉'은 본인임을 밝힘.
긴글 다 읽어주신분들 감사합니다~
몇십만년만에 글이란걸 써봤는데,
마땅히 올릴곳을 못찾아 제일 성격이 비슷해 보이는 이 게시판에 올려봤습니다..
재미없으셨더라도 감상평댓글 한줄씩이라도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ㅂ;
-짱공유 시바인 A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