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동에서 만난 그녀(5 - 1)

오젠장 작성일 08.12.05 16:2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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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회식후 사장이 술독 올라서 못나오고 그러니

시간이 좀 나네요 ㅎㅎ...

 

제가 회사에서 정장을 입고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일을 하게 될지

정말 저도 제 친구들도 그 누구도 생각 안했을거 같은데..

최근 한달이 저에겐 마치 꿈만 같군요..

 

27년 동안 고생한 것에 대한 보상이 이제야 오는듯....

이제 "압구정동에서 만난 그녀"도 슬슬 끝이 보일듯 하네요...^^

 

 

 

 

 

 

수요일..오늘로서 출근한지 2틀. 집에 도착해서 내방에 들어와 거울 앞에 있는 양복을

입은 내 모습을 쳐다봤다...

 

와 나도 드디어 남들이 말하던 어른이 되는 건가..

바로 얼마전까지만 해도 반백수에 프리랜서 작곡가 라는 어줍잖은 타이틀만 달고 있었는데..

 

 

 

 

신기한 기분으로 하루를 마무리 하며 얼마전에 완성한 그녀를 위해 쓴 곡을 연습하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치는 기타라 그런지 손가락이 너무 아프고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려니

뭔가 영 박자도 안맞고 어색함의 극치다......

 

그래도 잘하는 것이 이것밖에 없는데 이거라도 살려서 뭔가 해주고 싶으니

굳은 살이 박힐때 까지 연습을 할수 밖에 없다.

 

 

 

 

 

 

<<뚜와우와웅~~따라라라>>

 

음? 내가 잘못 들었나?

 

<<뚜와우와웅~~따라라라>>

 

지금 시계는 12시를 가르키고 있는데..분명 아까 문자에서 잘자라고 인사 했는데..

아니 이시간에 왠 전화...나 전화에는 진짜 약한데.......

 

많이 당황하면서 전화를 천천히 받았다.

 

 

"어..어.....자는 거 아니었어..?"

 

"잠이 안와.."

 

 

어라....

이렇게 우울하고 잠긴 목소리는 처음 듣는 것 같다.

 

 

 

 

"무..무슨일 있..어?"

 

 

난 사실 좀 겁이났다. 원래 여자를 위로해주는 데에 익숙하지 못하기도 하고

지금 그녀의 우울함을 위로해줄 준비도 안돼 있었기 때문에...

 

 

"아니 그냥 좀 우울하기도 하고..오늘은 잠이 안오네"

 

"그렇구나.........어떡하지 내일 너 또 일찍 출근해야 할텐데.."

 

"그러게....."

 

 

 

 

 

 

그러고는 잠시의 침묵이 흘렀다. 내가 그녀의 애인이라도 됬으면 뭔가 애정이 담긴

말이라도 해주고 싶었지만.. 그런 섣부른 움직임에 그녀가 멀리 도망가버릴 까봐

어떠한 말을 해야할지 통 고민만 되고...

 

 

"나 자장가 불러줘....^^"

 

 

커헉..너무 갑작스럽다. 난 사실 노래도 잘 못 부르고..전화기에 대고 자장가라니..

 

아는 자장가도 없다. 잘자라 우리 아가~ 이런걸 전화기에 대고 하란 말인가.....

 

어쩌지 어쩌지...난 한동안 아무말도 못하고 전화기를 붙들고 서있기만 했다.

 

 

"아하하...자장가..."

 

"부담되면 안불러도 돼..."

 

 

아..이 서운한 목소리...어쩌지..어쩌지.......

 

 

 

그래..어차피 이렇게 된거.....

 

 

"그..그럼 잠깐만 있어봐... 내가 1분뒤에 다시 전화할께..."

 

"응?"

 

"1분만!"

 

"알았어.."

 

 

 

 

 

 

습 습 후 후..습 습 후 후....

 

심호흡을 하고 거울 앞에서 머리와 잠옷이긴 하지만 옷 매무새를 고치고......

 

다시 전화를 건다.

 

 

"어? 뭐야아~~~"

 

 

내 전화기 안에 어둡지만 그녀의 귀여운 모습이 보인다.

 

 

"아 진짜....나 영상통화 딱 한번밖에 못해봤는데..."

 

 

그녀의 부끄러워 하는 얼굴을 더 구경하고 싶었지만 일단은 전화기를 책상 앞에다 놓았다.

 

 

"흠..나 긴장 되니까 감안하고 봐줘......."

 

 

전화기 반대편에 앉아서 기타를 집어 들고 숨을 가다듬고 눈을 감았다.

그리고 연주를 시작했다....

 

 

네가 눈을 감을때

네가 잠에 빠질때

너를 따듯하게 감싸주고 싶어

 

너를 위로해 주고

너를 쉬게 해주는

너만의 침대가 되고싶어

 

너를 사랑한다고

네가 보고싶다고

매일 잠들기전 고백하고 싶은데

 

 

너의 꿈이 되줄께

너의 눈이 되줄께

이세상에서 너를 지켜줄께

 

시간이 흘러도

모두가 변해가도

난 항상 너에 곁에 남아줄께

 

 

너가 창밖을 볼때

외롭다고 느낄때

네 뒤에서 널 안아줄께

 

 

너의 꿈이 되줄께

너의 눈이 되줄께

이세상에서 너를 지켜줄께

 

시간이 흘러도

모두가 변해가도

난 항상 너에 곁에 남아줄께..

 

 

 

............

연주를 마치고 눈을 뜨고.....

전화기를 드니..

갑자기..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_-..;;;;;;;;

천진난만 하게 웃는 그녀...

웃는 그녀는 좋지만 뭔가 기분이 살짝.....

 

 

"불러달란 다고 진짜 부르네....ㅎㅎㅎㅎㅎ"

 

"으..응...불러달라며..."

 

"ㅎㅎ...그래도 기분이 좋아졌어..고마워 오빠"

 

 

어어???????

 

"응? 방금 뭐라 그랬어?"

 

"고맙다고"

 

"아니 그 뒤에"

 

"오빠"

 

 

>_<!!!!!!!!!!!!!!!!!!!

 

 

 

"다시 한번만....."

 

 

 

"오빠?"

 

 

 

아아악 >_<...............너..너무 좋다.....

그 누가 불러주는 오빠 보다 더 좋다.........

 

 

"왠지 기분이 좋다 너가 오빠라 불러주니 ㅎㅎ"

 

"오빠 오빠 오빠 오빠~ 아하하하하하"

 

 

왠지 내가 모처럼 불러준 노래는 묻혀가는 느낌이었지만 더할나위 없이 행복하다..

 

 

"아 저기..금요일에 내 베스트프렌드 생일 파티인데..혹시 같이 갈래?"

 

"음...퇴근하면 좀 늦을텐데.."

 

"그래...?"

 

"그래도 늦게라도 괜찮으면 일 끝나고 전화할께 ^^"

 

 

 

 

 

 

드디어 금요일입니다. 일하면서 일은 손에 잡히지 않고 오늘 저녁 생각만..

 

이제 슬슬 다음 행동을 개시해야 겠지요...^^

 

이젠 정말 그냥 소설이 되가 버리는 것 같아요.....

 

그냥 앞으로 결과가 잘되든 안돼든 이 사람은 이렇게 했구나 라고만 참고하실수 있게..

 

골인 하는 날까지 계속!!!!!!!!!!

 

 

에고 대리한테 걸리겠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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