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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평등은 영원히 이루어 질 수 없는 숙원이다. 더욱 황당한 사실은 여자들 스스로가 평등한 관계를 원치 않는다는 거다. 남녀관계에 불평등이 없다면 섹시함은 존재할 수 없으며, 불평등이 있는 곳에 욕망이 존재한다. 정말 평등한 사회라면 간만에 여자친구를 위해 근사한 곳엘 데려가고 비싼 선물을 사주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다. 성관계는 항상 비즈니스 협상하듯 해야 하고, 그녀들의 애교도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 대신 남녀사이에는 공정거래원칙이 자리를 대신할지도 모른다. 아마 그런 세상에서 남자는 기를 펴고 살 수 없을 것 같다.

요즘 세상이 여자들 살기 좋은 세상이라 할지라도 세상은 여전히 그들에게 불공평하다. 아직까지 정, 재계 최상점에는 남성들이 포진해있고, 더욱이 여자들 스스로가 그렇게 올라가려는 야망이 없다. 나이가 찼는데 왜 시집을 안 가냐며 비참하게 만드는 분위기도 여전하다. 그들은 그런 구박을 골드미스라는 단어로 멋지게 방어할 수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자신들이 정말로 비참하지 않다면 애써 ‘골드미스, 화려한 싱글’같은 단어를 만들어낼 필요가 있었을까? 문제는 세상이 자기들에게 불공평함에도 불구하고, 마음 한구석에선 그 불공평함을 은근히 받아들이고 있다는 데 있다.

사실 여자들은 항상 남자를 존경하고 싶어한다. 그리고 그만큼 남자들은 잘나가야 할 의무가 있다. 작업에 있어 돈이 전부는 아니지만, 남자라면 어느정도 돈을 벌어들이는 능력은 있어야 한다. 일례로 그녀들이 평등한 관계를 원한다면 모델들은 자기와 같이 일하는 남자모델들과 사귀는게 빈번하겠지만, 그들은 소위 ‘능력있는’남자와 놀아나길 좋아하지 않던가. 남자들은 분명 여자보다 ‘나아야’한다. 남자는 여자의 머리 꼭대기 위에 있어야 한다. 그렇게 여자들은 불평등한 관계를 원한다. 자신이 여자를 통제 못할 때 화를 내게 되고, 그럴 때 여자는 떠나간다. 여자가 당신에게 통제될 만큼 당신은 우월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돈이 전부가 아니라고는 얘기하지 못하겠다. 분명 돈은 능력의 척도다. 만약 돈이 없어서 여자 사귀기 힘들고, 하물며 잔머리 굴려가며 데이트비용 아끼기도 귀찮다면 당신에게 일찍이 떠나달라고 요구하고 싶다. 잔머리 굴리기가 귀찮다면 어느 정도 돈이 있어야 한다. 명품과 돈이면 다 된다는 말처럼 들리겠지만, 실제로 이런 것들이 크게 작용한다는 건 사실이다. 피하고 싶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인 걸 어쩌겠는가. 하지만 무리한 걸 요구하는 건 아니다. 단 두 세가지 소품 정도는 명품으로 걸쳐두면 좋다는 얘기다.

물론 우월함을 위해 당신이 대통령이나 장관이 되어야 한다는 건 아니다. 남자가 여자보다 나아야 한다는 건 다분히 ‘맥락’적이다. 단지 당신이 위에 있고 여자가 아래에 있다는 뉘앙스만 풍길 수 있다면 유리하다는 얘기다. 우월하다는 이미지만 풍겨라. 일례로 당신이 여고에서 수학선생님으로 근무한다고 가정할 수도 있겠다. 아니면 당신이 명문대생이고, 여자가 지금 막 당신의 학과에 편입한 타 대학생이라면 당신의 위치는 유리하다. 여자가 동경하지만 감히 발을 들여놓을 수 없는 세계에서 살고있다면 말이다. 이런 우월함의 속성이 다분히 맥락적이라는 걸 이해한다면 작업은 쉬워진다. 돈주앙의 성공비결은 자신의 부귀로 가난하고 무식한 지방 촌 여성들을 공략했다는 데 있다. 그는 이기는 게임만 했다.

어떤 여자든 경외심을 갖는 분야가 있고, 남자들과 별 다를 바 없는 찌질이라도 그 분야에서 잘 나간다면 우러러보기 마련이다. 그래서 여자들은 자기가 관심갖는 분야에서 훨씬 뛰어난 업적을 이룬 남자라면 어쨌든 우러러 본다. 그리고 그것이 작업을 수월하게 만든다. 여자친구와 친한 친구처럼 지낸다거나, 당신과 당신의 여자친구는 완전히 동등한 관계라고 생각한다면 둘 사이에 섹시함은 없다. '정'이 있을 뿐이다.

마찬가지로 장님 나라에서는 에꾸가 왕이듯, 비리비리한 남자들 틈에서 어깨와 팔이 다부진 당신이라면, 당신은 여자에게 우월한 남자로 비추어질 수 있다. 혹은 정모자리에 여자가 압도적으로 많고, 당신이 그나마 나머지 남자들보다 조금 더 나은 남자라면 당신은 매력적인 남자가 된다. 여자는 남자처럼 아무거나 주워먹지 않는다.

종합해서 말하자면 여자들은 자기보다 나은 남자를 원하고, 그리고 그 남자가 다른 남자보다 더 나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작업은 첫째로 상하관계의 위치선점이 중요하고, 둘째로 장소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여자들은 시야가 좁아서 자기 시야 안에서 제일 괜찮은 남자가 제일 매력적인 남자다. 만약 당신 주변에 특히 남자가 많고, 그리고 그 남자들과는 다른 무언가를 보여줄 수 없다면 빨리 그곳을 떠나야 한다. 물론 잘못된 판단으로 자기보다 못난 남자를 사귈 수도 있다. 매력남 집단에서 정상인은 찌질이에 불과하지만, 찌질이 집단에서는 정상인이 제일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연애는 그래서 끊임없는 타협과 협상의 연속이다.

남녀사이의 불평등은 성적인 긴장감을 조성한다. 이제부터는 불평등을 즐기기 바란다. 사실은 불평등한 관계로 이끌어 나가는 것이 오히려 그녀를 위한 배려가 된다. 당신이 더 나은 남자라고 판단된다면 비로소 그때부터 게임을 시작할 수 있다. 그래서 작업은 언제나 시작 전에 절반이 이루어진다고 보면 된다. 말을 건다고 작업이 시작되는 건 아니다. 작업은 ‘이미 그 이전부터’ 시작되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