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썼던 글과 중복되는 내용이 있지만, 논리 연결상 붙여썼으니 양해 바랍니다^^
왜 그렇게도 많은 클러버들이 허무함을 안고 집으로 귀가하는가. 의기양양하던 우리 클러버들의 패기는 대체 어디로 사라진걸까. 이 글은 오늘도 부푼 꿈을 안고 강비로 나섰다가 아쉬움만 남긴 채 강남사거리에서 길빵으로라도 당간을 뽑아보려는 헌터들을 위해 준비한 글이다. 다소 글이 공격적일 수 있으니 이해해주길 바란다. 그리고 이 글이 이번 주말에도 출격하게 될 헌터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이다.
내게 클럽은 싸고 전투적이며 평등하기 때문에 매력적이다.
싸다는 건 누구나 공감한다. 제 아무리 에덴이라도 주말 3만원이면 슬리퍼를 끌고 오지 않는 이상 누구나 입장 가능하다. 10시 이전 공짜클럽도 많다. 전투적이라는 건 중매쟁이를 통해야 하는 나이트와는 달리, 연결고리 없이 자발적으로 다가서야 하기 때문이다. 말빨보다 당신의 눈빛과 분위기로 승부해야 하는 클럽은 정직한 작업 스킬을 측정하는데 좋은 척도가 된다. 평등하다는 건 남녀간 가격차가 심하지 않다는 이야기다. 이 '평등'에 대해서 좀 더 들어가보자.
사람은 투자한 만큼 본전을 뽑으려 한다. 클럽은 가격에 남녀차별을 크게 두지 않는다. 여자 세 명이 클럽에 입장하면 6~9만원인데, 여자 세 명을 공짜로 입장시켜주는 나이트는 주변에 널렸다. 사람은 한번 공짜 심보를 갖게 되면 계속 공짜심보를 갖는다. 투자한 돈이 적으면 언제든지 발을 뺄 수 있고 미련을 버릴 수 있다. 그래서 공짜 푸싱된 여자들은 마인드도 그만큼 ‘저렴하다.’ 반면 귀찮은 메이크업까지 했는데도 자신의 지갑에서 돈을 또 꺼내야 한다면 투자한 만큼 비용을 뽑고 싶을 수밖에 없다. 어떻게든 과격하게 놀려고 할 것이며, 그래서 남자와의 접촉도 많아진다. 클럽에서 중요한 건 남녀비율보다도 바로 ‘가격’이다. 그리고 클럽이 남녀를 얼마나 편차 없이 대하느냐가 더더욱 중요하다.
그래서 ‘여성우대’ 낱말이 들어간 곳은 무조건 피하라. 여자는 우대된 만큼 실속이 떨어지는 반면 콧대는 높아진다. 채팅 사이트에서 주관하는 술자리 모임은 참가비를 남자들에게 전부 떠넘긴다. 이런 자리에서 여자들이 당신을 어떻게 생각 하겠는가. 여자들은 비싼 돈을 지불하고서라도 좋은 남자를 만나고 싶어한다. 돈을 투자할 만한 가치가 없는 공간에서 만난 남자는 그만큼 값어치가 떨어진다. 나이트나 클럽이나 채팅모임이나 잘난 남자도 있고 못난 남자도 있다. 다만 남자의 질을 가르는 건 여자가 그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있다. 여자가 돈을 지불해야 하는 장소로 들어가라. 그 곳에서 당신의 값어치는 높아진다. 많은 클럽이 여성우대 정책을 쓰지만, 장기적으로는 매출을 갉아먹는 행위다. 이미 여성우대 간판을 걸었다는 것 자체가 클럽의 인지도가 하락했다는 걸 뜻한다. 그런 클럽은 이제 슬슬 피하라.
그래서 이제 가격도 비싸고, 남녀차별이 없는 클럽에 들어섰다. 드디어 당신은 다른 찌질이들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었다. 그렇다면 다음으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보자. 당신은 왜 클럽에 오는가?
술과 음악, 춤을 즐기러 오는가? 아니면 단순히 원나잇을 원하는가. 내 견해론 당신은 절대 둘 다 가질 수 없다. 수많은 클러버들이 ‘즐김’과 ‘당간’이라는 두 가지 토끼를 노리려는 원대한 포부를 갖고 클럽으로 나선다. 여기 원대한 포부를 가졌던 한 남자의 이야기가 있다.
철수는 오늘도 7센치 깔창에 비비크림을 바르고 의기양양하게 집을 나선다. 당당히 강비에 입성한 우리 철수. 5분도 안 되어 물이 구리다는 걸 파악한 그는 성비마저 고약하다는 사실에 더블로 낙담한다. 남자들 물이 좋아 주눅 들긴 했지만, 아직까지 우리 철수는 자신감에 차 있다. 일단 처음엔 관망이 필요하니 춤을 추는 척 하면서 주변을 간 봐야겠다. 몸은 춤을 추고 있지만, 그의 눈은 빠른 속도로 먹잇감을 노리고 있다. 이제 얼마 전 클럽게시판에서 배운 대로 여자 뒤에서 스멀스멀 접근을 시도한다. 허리에 몰래 손을 갖다 대니 살모사같은 눈으로 날 째려본다. 첫 번째 까임. 이번엔 외워둔 멘트로 다른 여자에게 오프너를 시도한다. 이번엔 나를 또라이 취급한다. 다른 곳으로 가볼까. 이번엔 스테이지 위에서 팔짱을 낀 채 주위를 응시한다. 여기서 접근하자니 너무 눈치가 보인다. 내 옆에서 춤추는 여자 뒤에 있는 놈이 남친인지 아니면 또 다른 부비 시도자인지 감이 안 잡힌다. 수 십 번 접근할까 말까 망설이다가 결국 타깃을 뺏겨버린다. 남들이 시작하니 철수도 덩달아 부비를 시도하지만 여전히 까임의 연속이다.
몇 번의 부비 시도 끝에 기진맥진한 철수는 클럽은 원래 춤을 즐기러 오는 곳이지 여자를 꼬시는 데가 아니라며 자위한다. 곧 철수는 열심히 춤이나 추며 스트레스를 풀어야겠다 다짐한다. 하지만 아무리 춰도 누구하나 관심 가져주는 사람이 없고, 주변 여자들은 미친 듯이 팔다리를 휘두르는 철수와 살결이라도 닿을 까봐 온갖 짜증스러운 표정만 짓고 있다. 저 구석에서는 나보다 두 단계는 낮아보이는 찌질이가 어쩌다 운 좋게 건진 꽐라녀와 물빨중이다. 철수는 내심 배알이 꼴렸지만 ‘난 부럽지 않아, 난 단지 춤과 음악을 즐기고 있다구!’라며 되뇌인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고립감은 심해져만 가고, 어딘지 모르게 외롭고 우울하다. 열심히 춤만 추는 내가 멋있고, 이 상황을 정말 즐기고 있다 생각했지만 사실 내 몸은 전혀 즐거워하고 있지 않은 것이다.
철수는 더 이상의 자위는 그만두어야겠다 생각하고, 마지막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내가 원하는 건 여자지 자기위로가 아니다. 철수는 4시경 마지막으로 부비를 시도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물은 빠질 대로 빠졌고, 그나마 괜찮은 여자들은 오래 전부터 떡밥을 깔아놓은 수많은 늑대들에 의해 낚아채진 지 오래다. 이제 클럽은 황량한 벌판. 그렇게 클럽을 나온 철수는 친구와 몇 번의 길빵 시도 끝에 고배를 마시고 터덜터덜 찜질방이나 PC방으로 향한다. 가는 길에 주머니를 뒤져보니 지폐가 몇 장 걸려 근처 김밥천국에서 라면 한 사발을 시킨다. 보통 여유자금이 있는 날이면 철수는 안마방이나 대딸방으로 향하지만, 오늘은 돈이 없으니 그냥 첫차를 기다리기로 결심한다. 이럴 바에야 클럽에 더 있을걸 그랬나 보다. 이미 몸은 달아오를 대로 달아올랐고 돈은 없으니, 집에가면 야동이나 보며 자위해야겠다.
전부 다는 아닐지라도, 당신이 레귤러 클러버라면 적어도 두 세가지 정도는 공감하는 게 있을 거다. 위의 상황은 일반적인 클러버를 상정한 일종의 ideal type(이념형)이다. 다시 말하면, 위의 사례는 현실이 반드시 저렇다는 게 아니라 분석을 위해 가정한 일반적인 상황이라는 것이다. 마치 관료제라는 개념이 현실에서 완벽히 존재할 수는 없듯이 말이다. 막스 베버를 공부해 본 사람이라면 무슨 말인지 알 것이다.
지금 철수는 완벽한 실패자의 루트를 걷고 있다. 그가 배웠고 알고 있던 사실은 이제 클럽에서 더 이상 먹히지 않으며, 오히려 여성들이 클럽을 멀리하도록 만들고 있다. 이런 철수 같은 남자들이 많아질수록 대한민국 클럽의 미래는 어둡다. 내가 제안하고자 하는 건 여성도 즐겁고, 덩달아 남자도 원하는 걸 이룰 수 있는 Win-Win 클럽 환경을 조성해보자는 것이다.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보자. 이제 구체적으로 철수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하나씩 집어가면서 논의를 펼쳐보자.
철수가 범한 첫 번째 실수는 바로 ‘관망’에 있었다. 대부분의 클러버들이 클럽에 들어서면 관망부터 한다. 남들이 뭘 하는지 지켜보거나 주변 간을 보는 습관을 갖고 있다면, 당신은 실패로 가는 습관을 들인 것이다. 관망은 ‘절대 악’이다. 관망은 당신의 마음 속에 공포감을 싹트게 하고, 아울러 기대치와 실망감은 끝도 없이 높여버린다. 어딜 가든 부비하는 커플과 잘생긴 놈, 그리고 색기넘치는 여자는 있다. 관망 시간이 길면 길수록 물빨하는 남녀들과 콧대높은 여자들만 눈에 들어오고, 결국 당신의 자신감은 떨어지고 질투심은 높아만 갈 것이다. 당신에게 중요한건 작업의 성공여부가 아니라 얼마나 자신감있게 접근하느냐다. 작업은 80%가 자신감이 좌우한다해도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당신에게 필요한 건 클럽에 들어서자마자 ‘지금 바로 눈 앞에’ 보이는 그 여성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남자라도 괜찮다). 여자의 와꾸나 당간 가능성은 전혀 필요치 않다. 왜냐하면 당신이 클럽에 들어섰을 때 얼마나 빨리 새로운 사람과 첫 대화를 전개하느냐가 앞으로의 모든 게임을 좌지우지하기 때문이다. Ice Breaking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고, 얼음을 빨리 깰수록 당신 마음속의 수줍은 소년은 자취를 감춘다. 까이고 말고는 전혀 상관 없다. 여자사용설명서에서도 얘기했듯이, 자기 내면이 아닌 외부의 상황은 절대로 통제할 수 없다. 단지 당신이 ‘말문을 열었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입을 닫으면 닫을수록 공포는 심해진다.
나는 클럽에 들어서는 계단에서부터 아무나 붙잡고 말을 건다. 잘 되기도 하고 무참히 까이기도 하지만, 까이고 안 까이고가 중요한 게 아니다. 외국인이면 영어로 대화하고, 춤 잘추는 여자가 있으면 잘 춘다고 띄워준다. 그리고는 그냥 지나친다. 문제는 클럽이라는 새로운 상황에 Socialize 함으로써 당신 내면의 공포를 제거함에 있다. 말 문을 열어야 자신감의 문이 열린다. 작업 걸기 너무 이른 시간이라고 합리화하지도 마라. 작업은 들어서자마자 해도 이르지 않다.
철수가 범한 두 번째 실수는 바로 '부비부비'에 대한 잘못된 관념에 있었다. 클럽에서 부비를 했다 못했다라는 흑백관념을 갖고 있는 사람이 있다. 그렇다면 부비란 무엇인가? 내가 정의하는 부비란 남녀가 서로 호감이 가득한 상황 하에서 이루어지는 ‘교감댄스’다. 이게 아니라면 출근길 2호선 지하철처럼 그저 남녀가 몸을 붙이고 있는 상황이나 다름없다. 교감이 없다면 부비가 아니다. 철수는 교감조차 이루기 전에 부비를 먼저 시도했다. 부비 시도 전에 당신은 먼저 당신의 존재를 알려야만 한다. 몸 붙이는 건 나중이다. 당신이 상당히 Social한 사람이고 유머감각이 풍부하며 열린 마음을 갖고 있고, 앞으로 그녀와 생길 어떠한 갈등도 이겨낼 만큼 Generous한 남자라는 걸 보여준다면(내 경험상 이는 바디랭귀지와 표정만으로 단 5초 만에 전달된다. 여자는 직감적으로 당신을 판단한다), 여자는 당신에게 호감을 느끼고 그 이후로 진행되는 몸 붙이기가 바로 진짜 ‘부비부비’가 된다.
꼭 당신의 거시기를 여자의 엉덩이에 붙여야만 부비가 성립되는 건 아니다. 손 부터 잡을 수도 있다. 나는 눈이 마주치자 마자 바로 키스하게 되는 경우가 여럿 있었다. 접근하자마자 내 손을 자신의 가슴에 얹은 여자도 있었다. 부비에 단계가 있는 게 아니다. 상황과 맥락을 잘 파악하여 여기서 어떤 것이 가장 적당한지 파악하면 된다. 남들이 하는 방식으로 했다가는 그저 지나가는 수많은 소시지와 다름없는 존재가 된다.
당신을 알리고 싶다면 반드시 피해야 하는 것이 '뒤에서 접근하는 것'이다. 입장을 바꿔서, 당신이 여잔데 당신 뒤에 정체불명의 존재가 내 허리춤에 손을 올렸다거나, 혹은 내 엉덩이에 묵직한 거시기를 갔다 댔다고 가정해보라. 나 같으면 뒤 돌아 바로 싸대기를 갈겼을 것이다. 실패하고 싶다면 뒤에서 접근하라. 성공하고 싶다면 미소를 띈 채 옆, 혹은 앞에서 접근하라. 혹은 홀로 스테이지 상석에 올라가 춤을 추다가 당신에게 관심을 던져주는 여자에게 다가가라. 여자는 음산하게 다가가는 남자보다, 재치있고 발랄한 남자를 좋아한다. 몰래 접근하는 남자보다 자신의 레이다에 포착된 남자를 선호한다. 여자에게 다가갈 용기가 있다면 차라리 혼자 스테이지에서 춤출 줄 아는 용기를 보여주라. 문제는 당신을 알리고, 당신의 High Quality를 전달하는 것이다. 부비는 어떤 방식으로든 전개가 가능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형태에 대한 묘사는 여기서 생략하기로 한다. 어찌됐든 당신은 어떻게 해야 하는 지 감이 잡힐 것이다. 나머지는 다음 편에서 이어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