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rth식 연애가이드 - 취미의 공유

Kirth 작성일 09.12.01 14: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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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쓰는 글입니다

 

 

요즘 여러가지로 피곤한 일이 많아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네욤

 

 

아래 지스타 관련해서

 

쓸만한 이야기가 생겨서 몇 자 적어놓고 갑니다

 

 

사람에게 취미라는 것은

 

삶의 활력소이고 지친 마음의 휴식처이며 일상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주는 중요한 매개체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모든 사람이 같은 취미를 즐기는 것은 아니고

 

같은 것을 보고 호감을 느끼진 않습니다

 

특히나 남녀간에는 더욱 그런 것들이 심하겠지요

 

 

예를들어

 

여친의 취미가 '친구들 만나서 수다떨기'라면 대부분 남자들은

 

'아니 그런게 취미가 되나'라고 생각하겠지만

 

취미가 되기도 할겁니다

 

그 반대로 여자분들은 남자들이 나이먹고도 게임, 애니메이션, 프라모델에 열광하는 것을

 

이해 못하기도 하지요(제 이야기 이기도 합니다만...ㅎㅎㅎ)

 

 

취미를 바꾸긴 힘듭니다

 

남자던 여자던 마찬가지지요

 

특히나 둘이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서로의 취미가 벽이 되기도 합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이해를 못하는 부분이

 

짧게는 200일 길게는 1년 정도에 권태기가 온다는 커플들입니다

 

매일 만나서 매일 똑같은 것만 하면 당연히 어느 순간 지겹습니다

 

 

만나서 -> 밥먹고 -> 영화보고 -> 차마시고 -> 밥먹고 -> 헤어지고

 

거의 이 패턴으로만 진행되면 어느순간 딱 지겨워지는 순간이 오겠지요

 

다른걸 해보기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안하기도 애매하고 뭐 그렇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같이 즐길 수 있는 취미'가 더욱 필요한 것이기도 하겠죠

 

 

제가 여친이 생기면 가장 먼저 하는 것 중에 하나가 야구장에 데려가는 겁니다

 

야구를 몰라도 되고 관심이 없어도 됩니다

 

입장료도 얼마 비싸지 않기에 부담도 없지요

 

제 유니폼 가진 거 중에 하나 입혀서 데려가면 거기에 자연스럽게 어울리게 되더군요

 

이번 여친은 만나자마자 너무 야구광이라 해당사항이 없지만...

 

그 다음 애니메이션도 보여주고, 게임도 같이 해보고, 콘서트나 음악회도 데려가보고

 

이런 식으로 같이 즐길 거리들을 하나씩 하나씩 늘려가는 편입니다

 

 

이번 여친도 며칠 전 지스타도 데려갔다왔고

 

쉬는 날은 같이 집에서 애니메이션도 보고 게임을 즐기기도 합니다

 

물론 여친은 게임을 즐기지도 않았고 애니메이션도 하나도 몰랐지만

 

지금은 같이 즐기게 된 편이죠

 

 

여친이 오덕후나 폐인이 될까봐 걱정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그거 말고 다른 것도 같이 하면 게임이나 애니는 같이 즐기는 취미 중 하나이지

 

그것에만 매달리게 되지는 않습니다

 

 

어떤 날은 여친이랑 옷을 사러 백화점에 가기도 하고

 

어떤 날은 극장에서 하루에 2~3편씩 영화를 보기도 하고

 

어떤 날은 콘서트가서 마음껏 소리도 질러보고

 

어떤 날은 야구장이나 농구장에가서 스트레스도 풀고

 

어떤 날은 둘 다 정장 빼 입고 클래식 음악회에 가기도 하고

 

어떤 날은 연극이나 뮤지컬을 보러가기도 하고

 

어떤 날은 노트북에 애니메이션을 잔뜩 저장해 놓고 TV에 연결해 놓고 보기도 하고

 

어떤 날은 밖에 나가 여친 친구들이랑 놀아주기도 하고

 

어떤 날은 제 친구들을 만나 같이 어울리기도 하고 

 

어떤 날은 집에 하루 종일 같이 앉아 게임을 하기도 하고

 

어떤 날은 당일 치기로 멀지 않은 곳에 여행도 다녀옵니다

 

 

보셨죠?

 

주말에만 만나니 한달에 4번 만나는데 할 수 있는게 저렇게 많습니다

 

물론 저기에 더 많은 걸 할 수도 있지요

 

저 중엔 제가 즐기는 취미도 있고 여친이 즐기는 취미도 있지요

 

 

취미의 공유는 전혀 어려운 것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내가 즐길 줄 몰라서 못 즐기는 것이지 즐기다 보면 다 즐겁게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죠

 

 

취미의 공유는 어렵게 시작하면 안됩니다

 

여친에게 스타크래프트를 가르친다... 라던가

 

여친에게 에반게리온을 보자고 한다던가 하는 것들은 흥미를 느끼기 전에 지루함부터 느낄 수 있는 겁니다

 

어렵게 시작하면 안된다는 것이죠

 

만약 수학을 공부하는데 1차 방정식도 모르는 사람에게 2차 방정식을 가르치는 것과 같습니다

 

적어도 X의 개념은 알고 있는 사람에게 방정식을 가르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엔 차이가 있겠지요

 

 

뭐든 쉬운거 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반대로 여친의 취미를 내가 즐기고 싶을 때도 마찬가지 겠죠

 

 

여친이랑 음악회에 가고 싶은데...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다 라고 한다면

 

그냥 안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우선 표부터 사고 한번 가보시면 금방 배웁니다

 

가면 전화기 끄고 음식물 가지고 들어가면 안되고 뭐 하면 안되고 다 가르쳐 주거든요

 

남들 박수 칠 때 같이 치고 남들 쉴 때 같이 쉬면 됩니다

 

아님 인터넷에 '음악회 에티켓'을 검색해 봐도 되겠죠

 

여친이랑 야구장이나 농구장에 가고 싶은데 한번도 가본적 없어 모르겠다 라면

 

표부터 구하고 가서 진행요원들한테 물어보면 됩니다

 

식당에 가서 '이건 어떻게 먹는건가요?'라고 물어보는게 절대로 창피한게 아니죠

 

몰라서 물어보는건 괜찮은 겁니다

 

모든걸 다 알고 데이트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죠

 

 

남자가 없어보인다고 느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신다면

 

절대로 그런거 없습니다

 

피차 처음 가보는 장소에서 서로 모르는건 절대로 창피한게 아니죠

 

그런 식으로 한 번, 두 번 가다보면 금방 익숙해지기도 합니다

 

 

여친이 내 취미를 싫어하는 것은

 

언제나 자기보다 취미를 우선시 하는 태도를 싫어하는 겁니다

 

게임을 잘 모르는 여친을 데이트 마다 피씨방에 데려간다면

 

당연히 여친은 짜증나죠

 

옆에 앉아는 있지만 서로 대화도 없고 담배연기 자욱한 어두침침한 공간을 좋아할리가 없습니다

 

여친한테 선물은 싸구려 선물만 해주면서

 

자기 취미로 사는 프라모델은 20만원, 30만원짜리 사는 남친을 어떤 여자가 좋아하겠습니까

 

 

그러면서 여친이 백화점에 가자고 하면 싫다고 하고

 

따라가더라도 금방 힘들다고 인상쓰고 짜증내는 남친... 과연 이해가 될까요?

 

모텔비 3만원은 아낌없이 쓰면서

 

스타벅스 커피 비싸다고 짜증내는 남친... 이런건 어떻습니까?

 

 

여친이 이유없이 짜증낸다면

 

그건 집에 무슨 일이 있거나 몸이 안좋거나 그 날이기 때문인겁니다

 

그 외엔 여친이 이유없이 짜증낼 이유가 없죠

 

남친이랑 만나면 항상 재미있고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겠고

 

웃고 떠들고 같이 뭔가 하다보면 헤어질 시간에 아쉬워하고...

 

그렇다면 항상 다음에 남친을 만날 날을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어렵다고 생각하십니까?

 

전혀 어렵지 않습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연애가 재밌다는 사람들도 많은 것이겠죠

 

 

연애를 한다는 것은

 

특히 데이트를 한다는 것은

 

그 중심이 '나'가 아닌 '우리'로 맞춰줘야 더 수월한 겁니다

 

절대로 '나'를 중심으론 원활하게 돌아가기가 어렵죠

 

 

여친에게 '오늘은 너 하고 싶은거 하자'라고 이야기 하는게 여친을 편하게 해주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불편하게 하는 것이죠

 

차라리 '요즘 극장에 재밌는거 많이 걸렸네 우리 오늘 영화나 한 3편 볼까?' 라던가

 

'오늘 우리 가까운데 바람이나 쐬러갈까?'라던지

 

'yes' 아니면 'no'로 대답이 가능하게 질문을 하시는게 오히려 편할겁니다

 

그렇게 내가 즐기는걸 하나 하나 알려주고

 

여친이 즐기는걸 하나하나 배워가면

 

어느 순간엔 둘이 같은 것들 즐기고 있는 상황이 나옵니다

 

 

뭐든 처음이 힘든거죠

 

두번째 부터는 쉽습니다

 

여친의 취미가 뭔지 유심히 보시기 바랍니다(그래봐야 쇼핑, 수다 이런거일 확률이 큽니다)

 

 

12월입니다

 

다들 한 달남은 2009년 마무리 잘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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