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혹기술을 배우는 걸 부끄러워 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실 이들은 부끄러움을 직접 드러내기보다는 거만해짐으로써 부끄러움을 애써 감추려 한다. 예를 들면 "연애 기술 공부할 시간에 다른 공부나 하지", 혹은 "원래 연애는 진심만 있으면 되는거다"라는 식이다. 그러나 사실 이들 대부분은 '언젠가는 그녀와...' 라는 꿈 속에서 매일매일을 밤마다 용두질로 보내는 처량한 신세다. 현실을 인정하고 부끄러움을 참아가며 배울 걸 배우는 건 좋은 자세다. 그러나 이들은 자신의 Weakness를 드러내기 싫어할 뿐만 아니라, 갖가지 듣기좋은 논리로 약점을 합리화시켜버린다. 이들은 깨지는걸 두려워한다. 나는 남보다 똑똑한 사람이며, 내 주변 사람들보다는 더 낫다는 좁은 자존심 안에서만 머물려고 한다. 내가 애써 현실을 말해주면 그들은 '논리적으로'반박하려 한다. 그럴수록 그들 앞에 남는 건 쪼그라든 인생 뿐이다. 이들은 비웃음을 사는 것을 감정적으로 견뎌내지 못한다. 하지만 거만하면 거만해질수록 사랑하는 그녀는 내가아닌 다른 남자와 더더욱 모텔로 발을 옮길 뿐이다.
나는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이러한 댓글을 수도 없이 보아왔다. 그런데 사실 이들의 실제 생활을 들춰보면 연애에 뛰어난 사람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이들은 데이트를 끝내고 나면 자신이 훌륭하게 그녀를 리드했다고 착각한다. 그러면서 만남 후 그녀가 연락이 없으면 짜증내고 화를내거나, 어설픈 밀고당기기 전략을 사용하려한다. 결국 쓰라린 실패를 맛보고 이렇게 되뇌인다. "아 내 멘트가 부족했어" "옷이 별로였어"등등. 그러나 실상은 이들 스스로가 부족했다고 생각하는걸 보완할 수록 더더욱 쓰라린 실패를 맛볼 뿐이다. 왜일까?
한 예로, 자신이 상당히 말을 잘 하는 편이라 생각하는 한 친구가 있었다. 이 친구는 항상 남자는 말빨이라 주장하고 다닌다. 후에 이 친구가 데이트했던 여자와 얘기해보니 참 가관이다. "XX씨는 왜 이렇게 말이 많아요? 대체 남의 얘기를 들으려고 하질 않네요. 그래서 그냥 말 잘하신다, 정말 똑똑하시다 라고 둘러대고 왔어요"
문제점이 무엇인지 알겠는가. 말빨이 그의 강점이라 생각하는 건 오로지 그만의 착각일 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듣기 좋은 말만 하지, 애써 당신에게 싫은 말을 하지 않는다. 여자들은 당신이 무엇이 부족하다고 말해주지 않는다. 다만 당신의 연락을 무참히 씹어버릴 뿐이다. 당신은 그 이유를 또 다시 자신의 말빨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고 생각하고는 다음번엔 더욱더 화려하게 입을 놀리려고 한다. 그럴수록 여자는 당신에게서 멀어질 뿐이다. 그의 문제점은 '말이 너무 많다는' 것이었다. 그는 자신의 문제점을 장점이라 착각하고 있었다. (아이러니 하게도, 실제로 말을 잘한다고 평가받는 사람들은 오히려 말수가 적은 편이다.)
이들은 자신의 좁은 우물 밖으로 벗어나기를 두려워하고 있으며, 실제로 자기 우물 밖에 있는 사람들이 여러 여자를 꼬시고 다닌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이들에게 현실을 인정하는 건 너무나 큰 고통이다. 내가 잦밥이라고 생각하는 저녀석이 그렇게 많은 여자를 후리고 다닌다는 걸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 이들은 감정적으로 너무 무딘 이들이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자. 앞으로 남은 여생에서 여자문제 때문에 마음앓이 할 일이 더 이상 없다면 어떻겠는가? 당신이 고등학생이라면 대학에 갈 것이고, 머지않아 대학을 졸업하면 직장도 구하게 될 것이다. 점점 더 시간은 없어지고 여자를 만날 기회는 줄어들 것이다. 그럴수록 예전에 시간이 많을 때 좀 더 연애하지 못했던 것을 후회하게 되고, 뒤늦게 시작해보려 해도 굳어버린 머리 때문에 철저히 깨져가면서 새로운 것을 배우기가 두려워진다.
앞으로 당신은 수많은 여자들과 사적으로나 공적으로나 마주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있을 여자와의 문제로 수없이 고통받는 것 보다, 지금 당장 철저하게 깨져보고 배울건 배워놓는 것이 오히려 더 장기적으로 이득이 된다. 어릴 때 한번 크게 데인 경험이 있는 사람은 앞으로의 일에도 능숙히 대처할 줄 안다. 깨져보고 싶으면 일찍 깨져보라. 그만한 값어치는 나중에라도 분명히 돌아온다.
자신의 문제점을 찾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자신이 제일 싫어하거나 두려워하는것, 혹은 나라면 절대로 하지 않을 괴상한 짓을 해보는 것이다. 혹자는 이를 "Getting outside of your comfort zone"이라 표현한다. 적절한 표현이다. 당신이 당신의 생활반경, 편하다고 생각되는 일상에서 벗어나는 횟수가 잦을수록 당신 자신에 대해 통찰하게 되는 일이 많아질 것이다. 나는 그렇게 나의 문제점을 찾았다. 그러다 보면 감정적으로 힘들 때가 상당히 많아지지만, 후에 돌아오는 보상에 비하면 이는 좁쌀만큼도 되지 않는다.
나의 경우 처음 유혹기술을 배울 때 가족과 친구로부터 수없이 욕을 들었다. 클럽에서 여자에게 뺨을 맞은 적도 몇번 있었다. 여자에게서 발정난 X라는 말도 들어보았고, 연락이 없는 여자때문에 눈물로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여자는 몸 좋은 남자를 좋아한다는 말에 혹해 보충제를 사먹다 급성장염에도 세 번이나 걸려보았다. 여자 만나러 급하게 가느라 고속도로에서 전복사고도 낸 적이 있다(물론 100% 상대편 과실이었다). 쉬운 길은 아니었지만 이는 나를 자유의 길로 인도했다고 확신한다. 과거의 경험 덕택에 지금의 나는 여자문제에 있어선 '오늘 저녁은 무얼 먹을까'라는 문제만큼이나 사소한 것이 되어버렸다. 나는 이것이 정말 큰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여자문제 때문에 골머리 썩을 일은 내겐 평생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래야만 하는 것이 왜냐하면, 나는 그만큼 고생을 해 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마음앓이를 할 일이 없기 때문에 나는 나의 일에 좀 더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곁에 여자가 없어도 초조하지 않은 이유는, 언제라도 여자를 곁에 둘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정도면 연애기술은 배울 게 없다는 분들에 대한 적절한 답변이 될 수 있을것이다.